사실 이 자동기계(오토마톤)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에서부터 나타납니다. 특히 안티키테라 기계가 만들어질 정도로 정교한 기계 제작이 가능했다는 점은 이런 기록들의 신뢰도를 높여줍니다.
또 유럽 뿐만 아니라 지남거처럼 동양에서도 나오기도 했지요.
이런 자동기계 개발의 명맥은 로마 제국에서도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동로마제국은 황제가 앉는 옥좌를 자동기계로 설계해, 미개한 서유럽인들이 알현할 때마다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설명만 보면 지금 사람도 놀랄 수준...
이런 기계를 만드는 기술은 아랍권도 보유했다고 전해집니다.
알 자자리 (1136-1206)은 그의 저서(The Book of Knowledge of Ingenious Mechanical Devices, لجع بن لعل لعل لنفع ف صنعة لل)를 저술하고, 그 책을 통해 기계장치의 삽화를 남겼습니다.
위에 있는 사진은 자동 손씻기 기계로, 공작의 꼬리에 있는 마개를 당기면 부리에서 물이 나왔고
공작 아래 문 뒤에서 하인 모양 인형이 나타나 비누를 건네줬다고 전해집니다.
이건 위 기계와 비슷하게 작동시키면 소녀인형이 대야에 물을 채우는 기계의 묘사도입니다.
이건 귀한 손님을 위해 만든 기계로, 호수 위에 띄어 자동으로 음악을 연주하게 하는 악단 기계라고 전해집니다.
지금은 그만 아작이 났는지 전해지지 않네요...
아무튼 이런 자동 기계 기술은 중세를 넘어 서유럽에도 전파되었고, 여러 기계들이 만들어져 남아있습니다.
아래에 있는 기계들은 16~18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기계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이쁘다고 생각했던 에르미타쥬 박물관의 공작새 기계입니다.
이런 서양 기술들은 동양에도 전해졌고...
이에 경탄해 일본인들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후 가라쿠리カラクリ라는 현지화된 자동인형들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정교한 기계장치를 만드는 기술자들 중 Pierre Jaquet-Droz라는 사람은 시계 공방도 운영했었는데, 그게 바로 오늘날 유명 시계 브랜드 자케드로의 전신이 되겠습니다.
이런 오토마톤에 대한 열정은 아직도 살아있는 듯 합니다.
국내에서는 <세상에 이런 일이>에 소개된 이승항 씨가 가장 유명하고, 해외에서도 아직 오토마톤 장인들이 꽤 남아있습니다.
이건 François Junod라는 스위스 장인이 만든 푸쉬킨 인형이라고 합니다. 2010년에 만들어졌네요.
21세기의 기술 앞에서는 오토마톤은 그저 장난감 수준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알 수 없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기계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문헌 : 김차규. (2019). 9〜10세기 비잔티움 오토마타: 솔로몬 보좌를 중심으로. 인문과학연구논총, 40(1), 10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