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드라마인 재벌집 막내아들에 나오는 진양철 회장의 모티브가
삼성 그룹 창업주인 故 이병철 회장이란 걸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거임.
그 중에서 반도체에 관련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함.
1982년, 암수술의 고비를 넘기고 72세가 된 이병철 회장은
2년 전, 후지 화학의 회장과의 대화 도중, 일본의 살 길은 첨단기술산업이다. 반도체와 컴퓨터 등의 고부가가치 첨단 기술 분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서 반도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음.
미국과 일본의 수많은 전문가들로 찾아가 의견을 들었고, 결국 이 계획을 현실화시킴.
이게 바로 1983년 이병철 회장의 도쿄 선언임.
다만, 이게 삼성 내부에서도 걱정이 많았고, 외부에서는 비웃음을 샀음. 심지어 정부에서도 우려를 표함.
반도체는 미국과 일본이 먼저 달려나가고 있는데, 기술도 천문학적인 자금도 없는 삼성이 망할려고 기를 쓴다면서.
하지만, 이병철 회장은 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뚝심 하나로 이걸 밀어 붙이기 시작함.
결국, 삼성은 인력을 모으고 시설을 갖추면서, 64K 디램 생산에 성공하고 처음으로 이걸 수출하게 됨.
다만,
후발 주자가 따라오는 걸 보고 있던 미국 마이크론 사가 하나에 3달러 하던 디램 가격을 1달러 80센트로 내리면서 가격 덤핑에 나섬
게다가 일본 업체들도 가격 경쟁에 끼어들면서, 순식간에 디램의 가격은 30센트에 형성이 됨.
이게 재벌집 막내아들에 나왔던 덤핑에 나선 미국과 일본의 얘기고.
다만, 여기서 이병철 회장은 초강수를 뒀는데
64K 디램을 더 낮은 가격인 20센트에 팔았던 것.
이렇게 싸게 팔면서 나온 적자가 한 해에 1300억이였음.
드라마도 이를 반영했고.
이 적자에 경악한 직원들은 지금이라도 손을 떼야 한다고 조언을 하는데
이병철 회장은 "내 눈엔 돈이 보여." 라면서 꿋꿋이 그냥 밀어붙임.
이게 바로 드라마에 나왔던 이 장면
세계적인 경쟁에 휘말리고, 적자도 쌓여가던 와중에도 뚝심으로 밀어붙이던 삼성은 결국
세계 최초로 256K 디램 개발에 성공함.
이후 적자를 보더라도, 인재와 시설이 이미 갖춰진 이상 궤도에 오르는 건 시간 문제라 생각한 이병철 회장은 투자를 더욱 늘렸고
86년에는 1MB 디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업계에서 선두로 치고 나감.
그리고 이 토대를 바탕으로 이건희 대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선두 주자들을 제치고 1위를 달성함.
이렇게 반도체 산업의 기반을 닦은 이병철 회장은
1987년, 77세의 나이로 별세함.
끝으로, 故 이병철 회장이 별세하기 몇 년전, 반도체 산업에 관해서 직접 남긴 말을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무리 하겠음.
"현 단계의 국가적 과제는 '산업의 쌀'이며
21세기를 개척할 산업혁신의 핵인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난제는 워낙 크고 많다.
미국, 일본의 기술 수준을 따라갈 수 있을까,
막대한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
미국과 일본, 양국이 점유한 세계 시장에 뒤는게 뛰어들어 경쟁에 이길 수 있을까."
"고도의 기술 두뇌와 기술 인력의 확보, 훈련은 가능할까.
생각하면 할수록 난제는 산적해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반드시 성취해야 하는 프로젝트이다."
"내 나이 73세, 비록 인생이 끝나가지만, 이 나라의 백년 대계를 위해서
어렵더라도 전력투구를 해야 할 때가 왔다."
"수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 들었고 자료는 손 닿는 대로 섭렵했다."
"전혀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점을 알았다.
삼성 반도체에 내일을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