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기묘한이야기
2023.06.04 20:58

수백 명을 죽인 악마의 활주로-2편

조회 수 3291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ed7894334934dc109b183caf2925416b.jpg 수백 명을 죽인 악마의 활주로-2편
 

 

1편에서 CENIPA의 수사관들은 조종사의 과실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모종의 이유로 조종사들이 한쪽 엔진의 추력을 줄이지 않았다고 추측한 것이다.

 

 

이제 수사관들은 사고 당시 베테랑 조종사들의 심리 상태를 분석해 그들이 이런 기초적인 실수를 한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_113853652_062816696-1.jpg 수백 명을 죽인 악마의 활주로-2편
 

 

항공기 사고가 일어나는 이유는 많지만, 조종사들의 실수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경직된 사내 문화, 예정보다 늦은 비행, 재정난에 빠진 회사 등등 여러 외부 요인들은 조종사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이는 조종사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며 제대로 된 절차를 수행하지 못 하게 한다.

 

 

 

 

 

843453-mumbai-runway-1.jpg 수백 명을 죽인 악마의 활주로-2편
 

 

수사관들이 조종실 음성 녹음, CVR을 조사한 결과 활주로에 접근하던 스테파니니 기장은 비가 오던 활주로의 상태를 많이 걱정했단 것을 알아냈다.

 

 

 

 

cs-tnv.jpg 수백 명을 죽인 악마의 활주로-2편
 

 

또한 정비 기록을 통해 당시 항공기 우측 엔진의 역추진 장치가 사용 불가능한 상태였음을 알아냈다. 사고 발생 4일 전부터 내부 유압장치의 고장으로 인해 꺼둔 것이다.

 

(이건 수사 초기에 발견된 사실이다. 술 먹고 써서 생략한거라 지금이라도 씀......)

 

 

 

 

 

 

20200702164507522_101424.jpg.ren.png 수백 명을 죽인 악마의 활주로-2편
 

 

수사관들은 이제 사고 조종사들의 이전 조종 기록들을 분석하기 시작한다. 사고가 났을 때와 평소에 무슨 차이가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였다.

 

 

 

 

 

istockphoto-904181422-612x612.jpg 수백 명을 죽인 악마의 활주로-2편
 

 

특히 수사관들은 기장의 쓰로틀 작동 방식에 주목한다. 사고 몇 시간 전에 포르투 알레그리 공항에 착륙할 때엔 양쪽 쓰로틀을 최소 동력에 둔 후, 양쪽 엔진의 쓰로틀을 역추진 모드로 놓았다. 이는 역추진 장치가 하나 없을 때 따라야 할 에어버스의 매뉴얼을 잘 수행한 것이다.

 

 

 

위 사진에 보이는 레버가 바로 쓰로틀이다. 저걸 최대한 뒤로 땡겨서 노란색 구역에 놓으면 역추진 장치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FSC-A320-THROTTLE-PRO-LEVERS.jpg 수백 명을 죽인 악마의 활주로-2편
 

 

그런데 사고 당시엔 달랐다. 공항에 접근하면서 왼쪽 엔진은 최소 동력, '아이들' 상태에 뒀지만, 우측 엔진은 여전히 최고 출력, 'CL(max climb, 최고 상승) 상태에 뒀다. 

 

 

 

그 상태에서 착륙을 했고, 좌측 엔진 쓰로틀만 역추진 모드에 두었다. 추측컨대, 기장은 착륙하면서 좌측 쓰로틀만 역추진 모드에 두려고 했던 것이다.

 

 

 

 

이 사실은 수사관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바로 전 비행에선 적절한 절차를 수행했던 조종사가,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꿔먹고 한 쪽 쓰로틀만 역추진 모드에 두려고 한 것일까?

 

 

 

 

 

 

Mond-Ortiz-Website-Photo-No-Watermark-A-46.jpg 수백 명을 죽인 악마의 활주로-2편
 

 

이 의문은 다른 조종사의 증언을 통해 풀렸다. 한쪽 역추진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스테파니니 기장이 하려던 것처럼 한쪽 쓰로틀만 역추진 모드에 놓고 착륙하면, 착륙 거리가 더 짧아진다는 증언이였다.

 

 

 

 

 

 

0,,11292651-EX,00.jpg 수백 명을 죽인 악마의 활주로-2편
 

 

이제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2007년 7월 17일 상파울루에는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공항 활주로가 잠시 폐쇄될 정도로. 이 공항에 착륙해야 하는 탐 3054편의 기장이였던 엔리케 스테파니니 디 사코에겐 우측 엔진의 역추진 장치가 없었다.

 

 

 

그는 이런 상태에서 콩고냐스 공항의 짧은 35L 활주로에 착륙해야 했다. 그는 엄청난 압박을 느꼈고, 최대한 활주로 끝부분에 착륙하기 위해 오토파일럿을 종료한 후 수동 착륙을 하기로 결정했다.

 

 

 

스테파니니는 활주로와의 거리와 하강 속도에만 몰두한 나머지 우측 엔진의 쓰로틀을 아이들에 두는 것을 까먹었다. 그 상태에서 활주로에 안착하자 더 짧은 정지거리를 위해 왼쪽 쓰로틀만 조작했다. 

 

 

 

 

a320-cockpit.jpg 수백 명을 죽인 악마의 활주로-2편
 

 

이 상태에서 기체는 자동적으로 엔진 추력을 고정했고, 비행기는 서서히 왼쪽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조종사들은 브레이크를 밟음과 동시에 러더를 찼지만, 소용 없었다.

 

 

 

착륙 시 조종사들은 쓰로틀에 집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두운 조종석은 기장이 쓰로틀 상태를 파악하는 것을 방해했을 것이다.

 

 

 

비행기는 활주로를 벗어나 TAM 익스프레스의 물류 창고와 인근 주유소를 덮쳤고, 199명이 사망했다. 

 

 

 

 

 

 

_69171847_69171846.jpg 수백 명을 죽인 악마의 활주로-2편
 

 

CENIPA의 권고에 따라 콩고냐스 공항은 활주로에 그루브를 설치했고, 에어버스는 매뉴얼을 개정했다.

 

 

여러 안전 규정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콩고냐스 공항은 그 악명을 떨치고 있다.

 

 

 

 

 

 

gettyimages-814499108-37382-800x486.jpg 수백 명을 죽인 악마의 활주로-2편
 

 

탐 3054편이 덮친 TAM 물류 창고는 몇 년 뒤 철거되었고, 이 자리에는 그 날을 추모하는 공원이 세워졌다.

 

 

 

7월 17일을 기억하며


소중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기준 추천수 이상이 되면 아이콘을 가지게 됩니다.

김짤닷컴에서는 도배 및 무성의 댓글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길시 무통보 7일 차단이 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33 미스테리/미재 고대 그리스 여성 옷차림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47
14932 미스테리/미재 미국의 국가 도넛의 날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30
14931 일생/일화 어느 한 자살 방지 상담 센터에 걸려온 전화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26
14930 문명/역사 기원전 2500년경에 만들어진 어느 조각상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41
14929 미스테리/미재 불 타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다는 죽음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48
14928 문명/역사 22년 전 청담동 풍경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41
14927 문명/역사 1930년대 동아일보의 인기코너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26
14926 자연/생물 석유는 절대로 고갈되지 않을 수도 있다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28
14925 미스테리/미재 2차 세계대전 힘없는 민족들의 처참한 비극들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31
14924 문명/역사 역대급 자동차 먹튀거래 사건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23
14923 문명/역사 한국군 최초로 각하 호칭을 없앤 제독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18
14922 일생/일화 암세포가 몸 속을 이동하는 방법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18
14921 일생/일화 성심당 창업 배경과 프랜차이즈를 안 하는 이유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07
14920 일생/일화 히틀러의 주치의가 히틀러에게 처방한 약들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19
14919 문명/역사 의외로 존나 오래 살아남은 국가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25
14918 문명/역사 고대 중국인이 자기 아버지를 살린 방법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1.24 113
14917 사고/이슈 여고생 콘크리트 사건 주범 근황이라고 알려진 짤의 진실 1 재력이창의력 2024.11.11 1141
14916 문명/역사 대머리가 유럽에 끼친 영향 재력이창의력 2024.11.11 1013
14915 문명/역사 유대인들의 전통 혼례 재력이창의력 2024.11.11 997
14914 문명/역사 나였다면 278만원을 안 받을수 있었을까? 4 재력이창의력 2024.11.11 1027
14913 일생/일화 트럼프의 외교정책 정리.. 재력이창의력 2024.11.11 951
14912 문명/역사 한국vs미국 세탁기 관세 전쟁... 재력이창의력 2024.11.09 1108
14911 문명/역사 인류 역사상 가장 미개했던 치료법 file 꾸준함이진리 2024.11.05 1856
14910 문명/역사 왕의 묫자리를 정한 용한 풍수지리사 1 꾸준함이진리 2024.11.05 1564
14909 문명/역사 노부나가가 만들었다는 해골 술잔의 구조 file 꾸준함이진리 2024.11.05 165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98 Next
/ 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