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얼마 전에 혈당지수니, 과당이니 하는 글을 보고 '당뇨병의 발생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호다닥 써본 글입니다.
당연히 비유적으로 표현한 내용들이 많으므로, 정확한 이해를 위해 추가 설명까지 읽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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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몸속의 혈당조절에 관여하는 장기들을 간단히 묘사한 그림입니다.
왼쪽의 강물은 혈관을 나타내고, 가운데는 간, 오른쪽 건물들은 이자(췌장)입니다.
췌장의 세부 조직중에서 알파세포와 베타세포가 혈당조절에 관여한답니다.
우리가 밥을 먹고 나면, 탄수화물들이 단순당(주로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관에 흡수됩니다.
이렇게 혈액속에 흡수된 포도당의 농도가 혈당이에요.
혈당이 올라간 것을 감지하면 이자의 베타세포에서는 인슐린을 분비하여 간에 신호를 보내고.(그림의 사이렌)
간에서는 혈액에서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전환해 저장합니다.
반대로 공복시에는 이자의 알파세포에서 글루카곤을 분비해 간에게 '혈액에 포도당을 풀어놓아라'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자와 간 덕택에 우리 몸의 혈당은 일정한 수치로 유지가 됩니다. 이렇게 몸의 균형을 맞추려는 성질을 항상성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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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생활습관이 개판인 경우입니다.
당분을 존나게 쳐먹거나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간에서 인슐린 신호를 점점 무시합니다 (인슐린 저항).
사이렌을 울려도 간에서 일을 하려 들지 않으니, 어떻게든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다량으로 분비합니다.
인슐린 저항이 일어나는 원인은, (혈당을 급격히 치솟게 하는) 높은 GI지수의 식습관, 비만, 운동부족 등이 있습니다.
근육은 글리코겐 저장능력이 있기 때문에, 근육량이 많으면 당뇨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근육이 일종의 보조 저장고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세균감염에도 취약해지고, 혈관도 손상되는 등 몸에 여러가지 악영향을 줍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생활습관을 조절하며 관리하면 큰 문제는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몇년 이상 방치하면...
장기간 베타세포를 혹사시키면, 결국 베타세포가 망가져 버립니다.
이렇게 인슐린 저항으로 인해 생기는 당뇨병을 2형 당뇨병이라고 해요.
베타세포가 망가진다 -> 혈액속의 포도당을 저장하지 못한다 ->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간다
이런 연쇄가 일어나고, 저장기능에 문제가 생기니 살이 급격하게 빠집니다.
당뇨가 심해지면 혈당강하제를 복용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만일 식사를 거른다거나, 무리한 운동을 하게되면 혈당수치가 위험할 정도로 뚝 떨어져버립니다. 이게 바로 저혈당쇼크.
저혈당쇼크가 오면 의식을 잃거나,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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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베타세포 자체가 기능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로 인한 당뇨병을 1형 당뇨병이라고 합니다.
이 경우에는 애초에 인슐린 분비가 안되기 때문에 생활습관으로 고칠 수 있는게 아니라서,
어릴때부터 매일 인슐린 주사를 놓아야하며, 이자를 이식받아야만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