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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역사
2023.06.30 15:21

1908년 퉁구스카 대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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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년 전 오늘(1908년 6월 30일) 오전 7시경 중앙시베리아 퉁구스카 지역에 60~190m 크기의 우주 물질이 떨어졌어. 당시 목격담에 의하면 커다란 불덩이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날아가며 폭발했다고. 

20230630_104901.jpg 1908년 퉁구스카 대폭발
 

전문가들은 폭발이 상공 5~10㎞ 지점에서 발생했으며, 폭발 에너지는 15~20 메가톤 정도로 추정하고 있어. 히로시마 원폭의 185배에 달하는 위력이야. 이로 인하여 아래와 같은 일들이 일어났지. (다행히 인구밀도가 워낙 희박한 지역이어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음)

 

 - 450 km 떨어진 곳에서 열차가 전도 사고를 일으킴

 - 수백 km 밖에서도 관찰이 가능했던 거대한 검은 구름 발생

 - 2150 km² 산림에 걸쳐 나무 약 8천만 그루가 쓰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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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발 현장에서 15 km 밖에서 방목되던 순록 약 1500마리가 폐사

 - 1500 km나 떨어진 이르쿠츠크 지역의 가정집에서 폭발로 인한 지진으로 유리창이 깨짐

 - 이때 한밤 중이었던 런던과 스톡홀름에서는 신문의 작은 글씨까지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일시적인 백야 현상이 나타남 

 

 

퉁구스카 대폭발의 정확한 원인은 100년이 넘도록 미스터리로 남아있었어.

20230630_104825.jpg 1908년 퉁구스카 대폭발
(피의 일요일 사건)

images (2).jpeg 1908년 퉁구스카 대폭발

(러일전쟁 패전)

 

당대 러시아의 혼란한 사회상 때문에 과학적 조사는 십수년간 시행되지 못했고, 제정 러시아가 붕괴한 이후인 1921년에서야 제대로 된 조사를 실시할 수 있었다는군. 당연하게도 사건 이후 13년이나 지난 시점이라 흔적이 대부분 지워진데다 기술력도 부족해서 큰 성과 없이 끝났다고 해. 

이후 1929년 조사에서 작은 공 모양의 입자를 채취할 수 있었고, 입자 안에서는 산화철의 일종인 철광이 발견되었지. 이를 바탕으로 당시 소련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는 아래와 같아.

 

"산화철인 자철광은 운석이 산소가 풍부한 대기 중에 용해될 때 생기는 전형적인 광물이다. 이외에 석질운석의 규소 광물로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유리질의 구상 입자와 이것이 혼합되어 생긴 구상 입자 등을 발견하였으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최종 결론을 내렸다. 1908년 6월 30일, 궤도상에서 얼음, 금속, 규소 화합물로 이루어진 반지름 40m 가량의 소천체(소행성, 혜성 등의 총칭)가 지구의 인력에 이끌려 초속 25~40 km로 대기권에 진입했다. 대기권을 통과하며 질량 대부분을 잃었지만 퉁구스카 상공 약 8 km 지점에서 폭발하였는데, 이때 소행성의 질량은 2~7만 톤, 폭발 에너지 위력은 15~20 메가톤이다. 폭발 에너지로 나무들이 쓰러졌으나 폭발 바로 아래 지점 충격파는 단면적이 적어 나무들이 쓰러지지 않았다. 폭발로 생긴 분진 구름이 상층대기까지 올라갔기 때문에 태양광이 이상반사되어 북유럽에서 백야 현상이 일어났다."

 

20230630_103941.jpg 1908년 퉁구스카 대폭발
이러한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크레이터나 운석 파편 조각이 발견되지 않았던 탓에 혜성 충돌설(칼 세이건도 이 가설을 지지했지만, 저 정도의 폭발을 일으킬 정도의 혜성이었으면 관측 기록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으므로 유력 가설에서 탈락), 메탄가스 폭발설(페름기 대멸종 때와 비슷한 상황이 규모만 작게 일어났다는 가설이나 지진파가 관측되지 않아서 기각), 초소형 블랙홀 충돌설(???, 지금은 완전히 묻혔지만 한때는 꽤나 핫했던 가설이라고 한다) 등등의 이견이 쭉 있어왔어. 

 

 

가장 최신의 연구 결과는 약 2년 전 러시아 시베리아 연방대학에서 발표한 것으로, 소수설 라이징같은 반전 없이 1929년의 공식 발표를 입증하는 수준.

연구 방식은 당시 지구로 떨어진 소행성의 정확한 성분을 파악하기 위해 철, 바위, 얼음 등 각기 다른 세 가지 성분의 물질을 지름 200m, 100m, 50m 규모로 나누어 이 물질들이 대기권을 통과한 뒤 어느 정도의 폭발력을 가지는지 시뮬레이션하는 것이었어. 

가장 먼저 보기에서 제외된 것은 얼음 성분. 연구진이 추정한 궤도와 폭발력을 얻기 위해서는 매우 빠른 속도가 필요했는데, 얼음은 이 과정에서 지구에 도달하기 전 완전히 녹아 없어져 버린 것. 두 번째로 바위가 제외. 소행성이나 혜성 등에서 떨어져나온 파편인 운석은 대체로 바위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고속으로 낙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압력에 의해 부서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연구진은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통해 112년 전 지구에 떨어져 대폭발을 일으킨 물질이 철 성분을 다량 함유한 소행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지. 지름 100~200m 정도의 철 성분 소행성이 3000㎞ 정도를 초당 11.2㎞로 이동하면서 엄청난 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내부의 철 원자가 승화되어 크레이터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 당시 유럽 전역에서 관찰된 백야 현상은 이 철 성분이 대기층의 먼지와 만난 광학 효과였을 것이라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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