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일생/일화
2023.07.25 09:53

중국 지휘자가 회상한 홍콩 반환식

조회 수 5752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IMG_0631.jpeg 중국 지휘자가 회상한 홍콩 반환식
 

세계인들이 주목했던 중국과 영국간의 홍콩정권이양식의 배후에는 1초를 두고 양측이 다툰 바 있다. 당사자의 하나인, 중국인민해방군 군악대 지휘자인 우건방(于建芳) 대령이 털어놓은 이야기이다.

 

1997년 4월의 어느날, 해방군 군악대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35명으로 구성된 악대를 조직해서, 홍콩의 주권이양식에 참석하고, 우건방으로 하여금 지휘를 맡으라는 것이었다. "임무를 부여받고 아주 흥분되었습니다. 동시에 어깨가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우건방의 말이다.

 

2개월간의 연습을 마치고, 우건방은 악대를 이끌고 홍콩으로 갔다. "우리는 대략 6월 25일 경에 홍콩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홍콩에 도착한 후 군복을 입지는 않았지만, 홍콩시민들은 허리의 가죽혁대로 우리가 해방군인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IMG_0638.jpeg 중국 지휘자가 회상한 홍콩 반환식
 

홍콩에 도착한 후, 해방군군악대는 홍콩정권이양식에 참가하는 영국황가악대와 여러번 합동연습을 가졌다. 이 때, 중영쌍방은 정권이양식의 "1초"를 두고 격렬하게 논쟁이 벌어졌다. 영국측은 영국국기를 내리고, 영국국가를 연주하는 것을 6월 30일의 마지막 1초에 마치겠으니 중국측에서 1초를 늦추어 7월 1일 0시 0분 1초부터 중국국기를 올리고, 중국국가를 연주해달라는 것이었다.

 

IMG_0639.png 중국 지휘자가 회상한 홍콩 반환식
 

중국의 태도는 강경했다. 반드시 1997년 7월 1일 0시 0분 0초에 정확히 중국국가를 연주하겠다는 것이었다. 중국은 이미 100년이나 기다려왔고, 1초도 더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군악대에는 당시 반드시 지킬 명령으로 내려왔고, 1초도 빨라서는 안되고 1초도 늦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만일 영국측이 고의로 시간을 지연시키더라도, 해방군 군악대는 정시에 국가를 연주하기 시작하라는 것이었다. 설사 중국국가와 영국국가가 약간 겹친다고 하더라도 상관하지말라는 것이었다.

 

IMG_0634.jpeg 중국 지휘자가 회상한 홍콩 반환식
 

역사적인 순간이 다가왔다. 6월 30일저녁 23시 10분경, 군악대는 이양식 현장인 홍콩회전중심(香港會展中心)에 들어갔다. "식장에 들어간 후,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나는 마음 속으로 귀빈들이 어찌 아직 도착하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고개를 들어보니, 식장에는 사람이 꽉 차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아주 무거웠습니다" 우건방도 마음이 긴장되기 시작했다.

 

IMG_0635.jpeg 중국 지휘자가 회상한 홍콩 반환식
 

사전에 약속한 바에 따라, 이양식은 20분전에 시작되었다. 쌍방의 악대는 돌아가면서 4개의 곡을 연주했다. 식장의 분위기는 점점 풀어졌다. "우리가 처음 연주한 곳은 <<쟈스민>>입니다. 느린 음악소리가 울려퍼지자, 식장의 분위기는 점점 완화되었습니다. 귀빈들도 조금씩 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음악은 국경이 없는 언어입니다. 이 순간에도 기묘한 작용을 해냈습니다."

 

IMG_0632.jpeg 중국 지휘자가 회상한 홍콩 반환식
 

"사람들을 격동시키는 이양식이 시작되었다. 23시 59분, 영국 악대는 <<하느님 여왕을 보우하소서>>를 연주하기 시작하고, 영국국기가 내려졌다. 영국국가는 50여초 걸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연주를 시작하자마자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박자가 평소보다 많이 빨라진 것이다. 결국, 그들은 30여초만 사용하고 연주를 끝내 버렸다.우리는 그저 영국측이 일부러 지연시키는 것만 생각하고, 시간에 딱맞게 연주를 시작할 준비만 했지, 그들이 시간을 앞당겨 끝낼 것은 생각하지 못했었다."

 

IMG_0636.png 중국 지휘자가 회상한 홍콩 반환식
 

그래서 약 20여초의 공백시간이 있게 되었다.(실제로는 약 10초 정도 공백임) "이것은 질식할 것같은 20여초였습니다. 나는 이붕 총리가 팔을 들어 손목시계를 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의 마음도 일시간에 꽉막힌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우건방은 옆자리의 연락관 장경산에게 물었다. "어떡할까요?" 장경산은 "신경쓰지 말라. 원래 계획대로 가라"로 했다.

 

IMG_0633.jpeg 중국 지휘자가 회상한 홍콩 반환식
 

51, 52, 53...장경산은 정확하게 초를 읽었다. 23시 59분 58초반이 되었을 때, 우건방은 과감하게 지휘봉을 들었다. 0시 0분 0초. 지휘봉은 정확하게 박자를 시작했고, <<의용군행진곡>>은 빅토리아항구를 울렸다. 오성홍기와 홍콩특별행정구 구기가 하늘로 올라갔다.

 

IMG_0637.jpeg 중국 지휘자가 회상한 홍콩 반환식
 

이양식이 끝난 후, 당시 외교부 예빈사 사장이던 장업수는 첫번째로 달려왔다. 그리고는 우건방의 손을 꽉쥐고, "건방. 너무 정확했어."라고 소리쳤다. "아마도 그날 나는 너무 긴장했었나 봅니다. 귀가 충혈되어서, 계속 국가의 소리가 약간 적다고 느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말해준 바에 의하면 그날의 국가는 아주 컸었다고 합니다"

 

1997년 홍콩주권이양식의 1초 다툼

 


소중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기준 추천수 이상이 되면 아이콘을 가지게 됩니다.

김짤닷컴에서는 도배 및 무성의 댓글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길시 무통보 7일 차단이 됩니다.

 댓글 새로고침
  • 익명_97538642 2023.07.25 12:56
    안물 안궁 씨발 짱깨 새끼들


    이거 게시물 만든 새끼 최소 짱깨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00 일생/일화 히틀러에게 위협적인 존재의 위엄 애드블럭싫어 2019.09.25 429
1299 일생/일화 히틀러가 미대 낙방한 이유 3 file 피부왕김선생 2022.10.27 2627
1298 일생/일화 히딩크 감독이 2002년 월드컵 당시 가장 의지했던 축구협회 인물 1 피부왕김선생 2022.12.13 2071
1297 일생/일화 희대의 사기꾼 3 꾸준함이진리 2022.11.16 940
1296 일생/일화 흉악범 신상 공개가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 1 file 애플소액주주 2020.05.13 357
1295 일생/일화 흉기에 찔린 안내견이 끝까지 짖지 않았던 이유 1 file 누가글좀써줘요 2020.04.20 224
1294 일생/일화 휴가 나온 군인 레전드 3 file 이김프로젝트 2021.09.10 459
1293 일생/일화 후한13개 주도의 오늘날 1 꾸준함이진리 2022.08.04 359
1292 일생/일화 횡단보도 건너는 흑인 남성 5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9.13 773
1291 일생/일화 회사 이름의 유래 1부 1 file 꾸준함이진리 2020.02.27 184
1290 일생/일화 황희의 5대손이 재산을 털어 일본도 2자루를 산 이유 file 꾸준함이진리 2019.12.12 313
1289 일생/일화 황조롱이를 강아지로 만든 남자 file 누가글좀써줘요 2020.04.06 137
1288 일생/일화 황제가 신하를 쥐잡듯 팬 이유 1 제로콜라중독 2023.06.11 143
1287 일생/일화 황당한 죽음들 file 누가글좀써줘요 2020.04.11 216
1286 일생/일화 황당한 비행기 납치 사건 file 꾸준함이진리 2023.08.10 6106
1285 일생/일화 확산되는 초식남 file 꾸준함이진리 2022.04.03 230
1284 일생/일화 화투의 그림 뜻 1 file 재력이창의력 2024.01.07 1602
1283 일생/일화 홍콩 민주화운동 때 벌어진 모세의 기적 file 꾸준함이진리 2020.03.17 166
1282 일생/일화 홈쇼핑에서 5년동안 출연 정지당한 연예인 자본주의스포츠 2022.04.09 347
1281 일생/일화 혼자서 북한군 6명 죽인 간호사 file 꾸준함이진리 2024.03.03 1038
1280 일생/일화 혼자서 보헤미안 랩소디 놀이 file 꾸준함이진리 2019.12.05 157
1279 일생/일화 호치민 아파트 가격 file 자본주의스포츠 2021.12.16 255
1278 일생/일화 호주의 쌍둥이 자매 1 file 사자중왕 2021.12.01 380
1277 일생/일화 혈관 기형으로 팔부터 손바닥까지 울퉁불퉁 부어올랐던 연빛나라 근황 2 file 미국주식이답 2020.04.26 289
1276 일생/일화 현지인이 보는 베트남의 커피 시장 [굿모닝 비엣남] 애플소액주주 2020.05.26 25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