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조회 수 196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YuanEmperorAlbumGenghisPortrait.jpg 칭기즈 칸의 후손은 정말 1700만명일까?한국인들도 잘 알고 있는 인물 칭기즈 칸은 그야말로 몽골인들의 정신적 조상이다

몽골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역사를 바꾸었다고 봐도 무방한 인물인 만큼 당연히 칭기즈 칸에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떠도는데

그 중에서도 '칭기즈 칸 후손 1700만명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edit_1695906743505.jpg 칭기즈 칸의 후손은 정말 1700만명일까?
국내 이런저런 언론 사이트에 비슷한 내용으로 떠돌고 있는 내용이지만 대략적인 레파토리를 요약해 보자면 이렇다

'아시아(혹은 중앙아시아) 지역에 같은 Y 염색체를 공유하는 남성이 n명이나 되는데, 이 공통된 Y 염색체의 조상은 칭기즈 칸일 확률이 크고 따라서 칭기즈 칸의 남자 후손은 n명이나 된다'

(이 n명 안의 숫자는 뉴스마다 1600만명이나 1700만명 등으로 조금씩 달랐지만 어쨌건 많은 숫자)

 

그렇다면 이 논리와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1000_F_299971440_dg86HPWO2dC5KNwphGk0JFtu5mtRFLvi.jpg 칭기즈 칸의 후손은 정말 1700만명일까?

위 논리와 주장은 오류를 범하고 있는데, 우선 저 기준(Y염색체)으로는 칭기즈 칸의 외손자/외증손자/외고손자...(생략) 등이 집계되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딸이 아들을 낳았다고 '넌 친손자가 아니라 외손자니까 나랑 남남이다' 라고 말할 사람은 없다

모계를 통한 남자 후손도 엄연히 칭기즈 칸의 남자 후손인데, 저 기준대로라면 무시하기에는 너무 큰 수의 사람들이 저 기준에서 배제된다

'모계를 통한 후손을 후손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물음은

 

 

 

17459d1b8f11235e3.jpeg 칭기즈 칸의 후손은 정말 1700만명일까?
'엘리자베스 2세는 무함마드의 후손이다'라는 주장이 떠돌 때 제작된 족보 중 하나로 대답할 수 있다

엘리자베스 2세가 무함마드의 후손인지 아닌지에 대한 팩트체크는 제쳐두고, 보시다시피 무함마드와 엘리자베스 2세 사이에 많은 여성들이 중간에 끼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모계를 통한 후손이 후손으로 인정받지 못했더라면 위와 같은 족보가 만들어졌을 리가 없다

애초에 모계를 통한 혈연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무함마드의 후손' 자체가 현재 시점에서 실존하지 않는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기준을 달리해서 볼 여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모계를 통한 후손을 제외하고 오직 부계만을 통한 후손만을 그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잖아?

그런데 오류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6c2e4ff169414708c318a5776d956c48.jpg 칭기즈 칸의 후손은 정말 1700만명일까?

칭기즈 칸의 Y 염색체가 뭐 어디서 갑자기 칭기즈 칸 태어날때 '앗 이제 만들어져야지 뿅' 하고 만들어진것도 아니고

다 칭기즈 칸의 아빠의 아빠의 아빠의 아빠...(생략) 로부터 물려받은 건데

칭기즈 칸의 후손이 아니면서 칭기즈 칸과 같은 Y 염색체를 가진 칭기즈 칸의 부계 남자 친척이 한 명도 없었을까?

 

 

 

edit_1695910302677.jpg 칭기즈 칸의 후손은 정말 1700만명일까?
당장 위키백과에 기록된 칭기즈 칸의 형제들만 찾아봐도 5명인데 그럴리가 없다

부계 남자 친척이 형제들만 있는 건 아니니 당연히 칭기즈 칸의 후손이 아니면서 칭기즈 칸과 같은 Y 염색체를 지닌 남성은 훨씬 더 많았을 것이고

칭기즈 칸과 같은 Y 염색체를 지닌 남성이 낳은 후손이 대대로 부계로 이어져 내려온다면 그 또한 당연히 칭기즈 칸과 Y 염색체가 같다

즉 너무나도 당연한 소리이지만 칭기즈 칸과 Y 염색체가 같다고 해서 칭기즈 칸의 후손일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아니 그래도 전 세계의 0.5%씩이나 같은 Y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좀 그럴법한 이야기 아닌가? 싶을 텐데

 

 

 

edit_1695911583158.jpg 칭기즈 칸의 후손은 정말 1700만명일까?

고대 인류는 약 90만 년 전  세계 인구가 약 1,280명으로 줄어들면서 거의 전멸할 뻔했다고 합니다. 또한 초기 인류 조상들의 인구는 약 117,000년 동안 이 정도로 적은 인구를 유지했습니다.

 

애초에 현 인류의 유전적 다양성 자체가 그렇게 큰 수준이 아니라는 걸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다

저 1280명 중에 남성이 대략 절반일테니 현재까지 내려오는 Y 염색체의 종류는 '많아봐야' 640개 가량일 것이다

이건 그마저도 저 640명 중에 Y 염색체가 겹치는 경우가 없다는 가정에 저 640개가 모두 단절되지 않고 내려왔다는 가정까지 더한 결과고

실제로 현재까지 내려온 Y 염색체의 종류는 더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전 세계의 0.5%가 같은 Y 염색체를 가진 것도 뭐...

 

대단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도 않고 상식 선에서 반박이 되는 이야기를 뉴스에 싣는 건 여러모로 자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소중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기준 추천수 이상이 되면 아이콘을 가지게 됩니다.

김짤닷컴에서는 도배 및 무성의 댓글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길시 무통보 7일 차단이 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23 문명/역사 '단골' 이라는 말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자 재력이창의력 2024.08.13 398
3522 문명/역사 '무적해병'의 탄생 도솔산 지구 전투 애플소액주주 2020.05.31 270
3521 문명/역사 '미국 못믿어'…미 아프간 치욕 속 고개드는 '유럽 자립론' 3 file 꾸준함이진리 2021.09.14 288
3520 문명/역사 '성수(Holy Water)'란 무엇일까 2 file 꾸준함이진리 2023.11.14 939
3519 문명/역사 '악착 같다' 라는 말의 기원 꾸준함이진리 2024.08.15 379
3518 문명/역사 '인류 암흑기 봉인 풀리나'..교황청, 비오 12세 문서고 첫 개방. GISA file 꾸준함이진리 2020.03.03 231
3517 문명/역사 '진짜'2020년 f1차를 공개한 알파로메오 1 file 꾸준함이진리 2020.02.21 245
3516 문명/역사 <한국건축> 고속버스터미널, 불균형의 형태화 1 애플소액주주 2020.06.10 309
3515 문명/역사 "개도국에선 올림픽 유치 안할래" 꾸준함이진리 2024.08.15 403
3514 문명/역사 "모택동, 당신은 나쁜 주석이에요." 재력이창의력 2023.09.29 1897
3513 문명/역사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제발 신경끄고 대만 방위에 올인해라" file 자본주의스포츠 2022.02.25 533
3512 문명/역사 "미국의 문화승리" 를 상징하는 사진 중 하나 22 재력이창의력 2023.09.12 4789
3511 문명/역사 "저는 사과하지 않겠습니다." 3 file 김짤리젠노예 2020.08.08 287
3510 문명/역사 "조선놈들이 대동여지도를 만들때 대영제국은 지하철을 개통했다." 재력이창의력 2023.07.01 2290
3509 문명/역사 "폭력 멈춰!" 1 file 사자중왕 2021.03.11 279
3508 문명/역사 ("혐오주의)태평양전쟁 당시 미군 병사의 전리품이었던 일본군의 해골 2 file 꾸준함이진리 2019.12.12 364
3507 문명/역사 (ㅇㅎ) ㄹㅇ 사막때문에 좆되기 일보직전인 국가 꾸준함이진리 2023.08.19 6476
3506 문명/역사 (ㅇㅎ)조선시대 간통죄를 저지른 부녀자가 받는 형벌 10 file 김짤은공짜야 2021.08.20 1188
3505 문명/역사 (ㅎㅂ)조선시대 여성 엉덩이 때리는 형벌 1 file 꾸준함이진리 2020.03.04 618
3504 문명/역사 (만화) 소빙하기와 영국의 산업혁명 1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9.23 206
3503 문명/역사 (미국정치)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망했다는 소리가 나온 이유 4 꾸준함이진리 2022.11.16 808
3502 문명/역사 (바둑) 340년만에 둔 묘수 5 재력이창의력 2023.09.23 3868
3501 문명/역사 (브금) 인간 vs 스컹크 웍스 2 꾸준함이진리 2020.07.12 198
3500 문명/역사 (스압) '경기도 시흥군'의 기구한 역사 (feat. 시흥시의 무근본성) 2 애플소액주주 2020.05.10 327
3499 문명/역사 (스압) 19~20세기 이모저모를 담은 사진 4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9.05 68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1 Next
/ 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