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조회 수 72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image.png 베를린 장벽을 넘다가 죽은 동독 청년 이야기

이 훤칠한 청년의 이름은 피터 페히터(Peter Fetcher)입니다. 1944년 베를린에서 태어나 동베를린 지역에서 벽돌공 일을 하던, 아주 평범한 청년이었다.

가족들은 다 동베를린에서 살았지만 장녀만 서베를린으로 시집을 갔는데, 그래도 1950년대까지만 해도 가족이 만나는 것 자체는 어렵진 않았으나

 

하지만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며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된다.

 

image.png 베를린 장벽을 넘다가 죽은 동독 청년 이야기이제 피터에게 서쪽의 누나를 만날 길은 물리적으로 봉쇄되어 버린 것, 한순간에 이산가족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피터는 최후의 희망으로 회사에 서베를린 여행 신청서를 냈지만 단번에 거절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 저 가증스런 장벽을 뛰어넘는 것 뿐이었다.

 

마침 절친한 친구 헬무트 쿨바이크(Helmut Kulbeik)가 함께 베를린 장벽을 넘겠다고 합류했고, 장벽이 세워진지 딱 1년이 되는 날인 1962년 8월 17일에 작전이 시작된다

 

피터와 헬무트는 장벽에 거의 붙어있는 건물 유리창에서 뛰어내려 벽을 넘고자 했으나, 이들의 움직임을 알아챈 동독 국경수비대는 즉시 발포

image.png 베를린 장벽을 넘다가 죽은 동독 청년 이야기다행히 헬무트는 무사히 벽을 넘는데 성공했으나, 피터는 벽을 바로 앞에 두고 총에 맞아 쓰러져 버렸다.

 

장벽 바로 앞에서 총을 맞은지라 서베를린 시민들도 피터의 참상을 그대로 볼 수 있었으나, 동독군이 철통같이 장벽을 지키고 있어 그를 구할 수단은 없었다.

 

서베를린 사람들이 피터를 위해 해줄수 있는 거라고는 지혈할 때 쓰는 붕대를 장벽 너머로 던져주는 것 뿐이었다.

그마저도 피터의 부상이 너무 심해 제대로 움직일수조차 없는 상황이라 거의 소용없었다.

 

그리고 동독 측도 이렇게 죽어가는 피터에게 의사 한명 보내주지 않은 채, 그냥 길바닥에서 죽어가도록 방치하였다.

결국 이렇게 1시간여가 지난 뒤, 피터는 장벽 바로 앞에서 어떤 치료도 받지 못하고 과다출혈로 숨을 거두게 된다.

 

향년 18세. 너무나도 억울한 죽음이었다.

 

당연히 너무 참혹한 죽음이라 이에 항의하는 서베를린 시민들의 시위도 있었고, 소련군이 탄 버스를 향해 돌을 던지는 동베를린 시민도 있었다고 한다.

 

한편 동베를린에 남은 피터의 가족들도 비참한 운명을 맞았다.

아버지는 슬픔을 못 이기고 얼마 못가 사망했고,

어머니는 정신병에 걸렸으며,

형제들도 직장에서 쫓겨나 슈타지의 감시를 받는 신세가 되었다.

이들의 명예회복은 독일 통일 이후에야 이뤄지게 된다.

 

image.png 베를린 장벽을 넘다가 죽은 동독 청년 이야기그리고 독일이 통일된 뒤인 1999년, 그가 죽은 곳에 기념비 하나가 세워진다.

 

이 기념비에는 피터의 이름과 함께 짧은 문장 하나가 새겨져 있다.

 

 

image.png 베를린 장벽을 넘다가 죽은 동독 청년 이야기
er wollte nur die Freiheit.

(그는 단지 자유를 원했을 뿐이다)
 

ㅊㅊ

https://blog.naver.com/minjune98/223123810759


소중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기준 추천수 이상이 되면 아이콘을 가지게 됩니다.

김짤닷컴에서는 도배 및 무성의 댓글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길시 무통보 7일 차단이 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27 문명/역사 조선시대 가짜남편사건 재력이창의력 2024.12.18 675
3626 문명/역사 개또라이같은 로스트 테크놀로지 복원 사례 2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18 662
3625 문명/역사 알렉산더 대왕 의외의 사실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18 649
3624 문명/역사 첩보원의 자질 '개쩌는 그림 실력'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18 649
3623 문명/역사 중세시대 요로결석 치료법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18 609
3622 문명/역사 조선시대에 호랑이를 잡으면 의외로 받게 되는거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15 947
3621 문명/역사 학교 사물함 뒤에서 50년뒤에 발견된 지갑 6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15 925
3620 문명/역사 태어나서 처음 비행기를 탄 원시인이 한 생각 재력이창의력 2024.12.15 895
3619 문명/역사 세계 각국 대학교 캠퍼스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15 875
3618 문명/역사 단군신화 쑥 마늘의 진실 2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15 892
3617 문명/역사 김정일이 남긴 유서 재력이창의력 2024.12.15 938
3616 문명/역사 삼국지 하후돈의 인성 일화 모음 1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15 854
3615 문명/역사 어제 그리스에서 발굴된 중세 비잔틴 벽화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15 385
3614 문명/역사 1978년 어느 겨울날 덕수궁의 모습 2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15 365
3613 문명/역사 약혐주의) 조선시대 낙서들 재력이창의력 2024.12.15 393
3612 문명/역사 세계 각국의 종교별 건축물들 재력이창의력 2024.12.07 531
3611 문명/역사 이번에 한국에서 일어날뻔 한 일 재력이창의력 2024.12.07 675
3610 문명/역사 4.19 혁명 당시 모습들 재력이창의력 2024.12.07 584
3609 문명/역사 코스트코 핫도그 비하인드 이야기들 재력이창의력 2024.12.07 512
3608 문명/역사 몇백년만에 눈이 온 중동의 풍경 1 재력이창의력 2024.12.07 541
3607 문명/역사 70년대 과학자들의 미친 계획 1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07 553
3606 문명/역사 전쟁 이후 한국을 위한 '노아의 방주' 작전 file 재력이창의력 2024.12.06 601
3605 문명/역사 김일성에 홀딱 넘어간 호주인의 북한 찬양 재력이창의력 2024.11.30 548
3604 문명/역사 폴란드가 미국에 매달리는 이유.. 재력이창의력 2024.11.30 531
3603 문명/역사 민간이 모든걸 처음 상업화하면 생기는 일 재력이창의력 2024.11.30 5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6 Next
/ 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