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과 독점적인 지식재산권이런 것들을 우회해서 기술 자립을 달성하려는 목표를 분명히 내비치고 있다.
중국 국내의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국제 경쟁 업체보다 적어도 10년 이상 뒤처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은 외국의 영향력을 크게 줄이기 위해 세계 최첨단 기술 수준까지 도달할 필요는 없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첨단 기술 혁신에서 뒤처져 있다. 칩 제조 분야에서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국방 부문에서 최첨단 장비를 만들거나 민간 부문에서 외국 제품보다 우월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된다. 중국은 강제 기술이전 협정, 지식재산권 도용, 인재 밀렵(?) 등을 통해 해외 첨단 기술 획득을 시도해왔다.
그러나 해외로부터 노하우를 습득하려는 중국의 노력은 지금까지 진정한 자국 내 혁신에 불을 붙이지 못했다.
대신 인민군의 국방 수요에 중요한 축을 이루는 중국의 신생 반도체 기업을 지탱하는데 방위 조달 지출을 활용함으로써 상당히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봤다.
국방 및 정부 계약을 통해 이러한 회사는 계속 살아남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지원을 통해 이들 기업은 확대되어 가는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 있는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결국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는데 필요한 노하우와 덩치를 갖추게 된다.
자국 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은 인민군의 자선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중국 반도체 정책의 또 다른 목표인 외국산 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생산의 자립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완전히 달성하는 것보다 시급한 것은 군사 분야에서 외국산 반도체를 대체하는 것이다.
군사용 반도체의 자급자족을 달성하면 중국은 외국의 견제와 금수 조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외교 정책의 이익을 증진하는데 군사력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중요한 통신 네트워크에서 외국 칩이 아닌 자국 칩을 사용함으로써 정보 보안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이미 외국 칩을 자국 칩으로 교체하는 과정에 있다. 징자 마이크로(Jingjia Micro)가 JM5400라는 GPU를 개발하기 전에 중국의 군용 드론과 항공기에는 미국 AMD의 M9라는 GPU가 일정 부분 필요했다. M9 칩은 원래 2002년에 개발되었으며 징자는 2018년에야 그 성능에 필적할 수 있었다. 그러나 SMIC와 징자의 협력으로 M9 칩을 완전히 대체하는 자국산 칩을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중국 인민군에게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매김했다.
군민융합(MCF)에서 반도체 분야의 마지막 영역은 군사 관련 연구개발이다. 컴퓨터 성능은 군사 연구개발의 중요한 요건이다. 슈퍼컴퓨터는 군사 연구개발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핵폭발과 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정교한 무기를 모델링하는 데 사용된다. 당연히 중국의 슈퍼컴퓨터를 구동하는 칩이 지정학적 긴장의 대상이 되었다. 2015년, 미국은 중국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중 사용되었던 인텔의 제온파이 프로세서 수출을 막았다. 이러한 타격을 견뎌내고 신속하게 인텔 칩을 자국산 대체품으로 교체하는 중국의 능력은 반도체 생태계에서 군민융합(MCF)의 위력을 보여준다.
2019년 미국 상무부는 장난 컴퓨터 연구소를 제재 목록에 추가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의 슈퍼컴퓨팅 발전을 막지는 못했다. 자국 내 생산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토대로 삼아서 중국은 국내 설계 및 제조 능력을 활용하여 2021년에 세계 최초로 2대의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를 조용히 배치했다. 군민융합(MCF)으로 중국의 군사 기반 연구에 대한 제재가 둔화되는 효과를 얻었고 독자적인 혁신의 영역을 이룩했다.
우-러 전쟁이 터지고 나서 러시아는 강화된 서방의 제재로 인해서 군수품 생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그중에서 반도체 조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러시아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