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로 재미 삼아 옛날 신문들을 둘러봤지만 일제강점기 때 기사는 읽어본 적이 없는데, 오늘 호기심이 생겨서 1940년의 어느날 발행된 조선일보를 봤음. 내가 과문해서인지 몇 가지 뜻밖이라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음.
1940년 1월 4일 조선일보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naver.com)
- 분량이 20면으로 생각보다 많음. 물론 광고 지면이 중간중간에 많아서 그런 면이 있지만 그 시대 조선에도 그 정도 분량의 종합일간지가 있었다는 게 내게는 꽤 놀랍게 느껴졌음.
- 생각보다 한글을 많이 씀. 1면이나 주요 정치, 외신 기사들은 한자를 많이 쓰지만, 그 외에는 본문을 거의 한글로만 쓰거나 오늘날처럼 괄호 안에 한자를 병기하는 식으로 쓰는 기사들도 생각보다 많음. 옛날 신문들은 다 국한문혼용체로 한자를 많이 썼을 거라 생각했던 나로선 살짝 놀라웠음.
- 국한문혼용체라고 하면 기미독립선언의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같은 딱딱한 한문투와 비슷할 거 같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문체들이 현대적임.
- 당연하지만 종합일간지답게 스포츠 선수들 소식, 조선인 과학자들의 활약, 여성운동가의 기고문, 특정 산업의 발전상 등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함. 1940년이라고 하면 흔히 태평양전쟁, 2차대전, 공출과 징용 등 어두운 역사를 많이 떠올리지만 각 시대는 언제나 저마다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걸 다시 상기하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