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러배마 주 그랜드 베이의 한 와플하우스에는 에드워드 세워드라는 단골 손님이 있었다. 그는 종종 식사 후 웨이트리스들에게 팁으로 복권을 선물하면서 당첨되면 트럭이나 한 대 뽑아달라고 말하고는 했다.
와플하우스에서 일하던 5명의 웨이트리스들은 복권이 당첨되면 똑같이 나누자고 약속했다.
1999년 3월 7일, 그 날도 와플하우스에 찾아온 세워드는 5장의 복권을 각각 봉투에 하나씩 넣어서 5명의 웨이트리스에게 선물했다.
확인 결과, 그 중에 톤다 디커슨의 봉투에 당첨 복권이 들어있었다. 당첨금은 1000만 달러.
당첨 사실을 알게 된 동료들은 함께 나눌 생각에 기뻐했지만, 디커슨의 생각은 달랐다. 디커슨은 당첨금을 일시불로 받지 않고 30년 분할 수령을 선택한 후 퇴사했다.
디커슨이 당첨금을 나누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나머지 4명의 웨이트리스들은 즉시 디커슨을 고소했다.
(1심 판결 후 기뻐하는 웨이트리스 4인 중 2인)
약 1달 후에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소송을 제기한 웨이트리스 4인의 손을 들어줬다.
디커슨은 당첨금을 5명이서 똑같이 나누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그들은 근무 중에 당첨금 분배와 사용 계획에 대한 대화를 나누곤 했고 이런 대화를 들었다는 손님들의 증언도 있었다.
배심원단은 모든 증언과 정황을 고려했을 때 구두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여 당첨금을 똑같이 나눠가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디커슨은 300만 달러만 받고 나머지 700만 달러를 나누라는 합의안을 거부하고 항소를 결정했다.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간 결과, 앨러배마 대법원에서는 원심을 파기하고 디커슨의 손을 들어줬다.
앨러배마 주 법에는 '도박성, 사행성 대가에 근거한 계약은 무효'라는 조항이 있다. 디커슨의 변호사는 이 조항을 근거로 5명의 웨이트리스가 맺은 구두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만약 5명이 같이 돈을 모아서 복권을 샀다면 공동 소유물로 볼 수 있으므로 당첨금을 나누더라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제3자가 복권을 구매했고, 그 복권을 하나씩 봉투에 넣어서 개인에게 건넸으므로 재판부는 복권의 소유권이 개인에게 있다고 보았다.
결과적으로 5명이 맺은 구두 계약은 각자 소유한 복권의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재판부는 1명이 복권에 당첨될 경우(확률성) 5명이 당첨금을 나눈다는 이들의 계약은 도박성 대가에 근거한 계약이므로 무효라고 판결했다.
처음에 복권을 선물했던 세워드는 어떻게 됐을까? 동료들과 했던 말도 지키지 않은 디커슨은 당연히 세워드에게도 사례하지 않았다.
세워드는 자신이 복권을 선물했던 건 5명의 웨이트리스가 당첨금을 나눌 거라는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디커슨을 사기죄로 고소했다.
이 재판도 대법원까지 올라갔지만 디커슨의 승리로 끝났다. 세워드가 자발적으로 선물한 복권이었고, 디커슨이 당첨금을 나눌 거라고 세워드에게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도 없기 때문에 사기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 며칠 후, 이번에는 디커슨의 전 남편 마틴이 그녀를 납치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둘은 복권 당첨 2년 전에 이혼한 상태였다.
마틴은 디커슨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외딴 지역으로 끌고갔다. 디커슨은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해 가방에 들어있던 권총을 꺼내 발사했고, 마틴의 가슴에 명중했다. 마틴은 병원으로 후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한다.
디커슨은 그 이후로는 국세청과 세금 문제로 잠깐 얽힌 것 외에는 큰 사건 없이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쓰레기네 쓰레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