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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괴담
2019.08.26 00:39

Reddit - 정신병동에서 뭔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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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 Happened In Psychiatric Ward

 

난 의대생이고 지난 2주 동안 정신병동에서 인턴을 했다. 졸업후엔 아예 이쪽으로 취직해야지 싶을 정도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공교롭게도 난 최고의, 보는 이에 따라선 최악이 될 수도 있는 부서에 배정받게 되었다.

 

내가 속한 곳은 정신병자들을 위한 일종의 심화 치료병동이었다. 거기 모인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최악이었고, 우리 일은 그들을 할 수 있는 만큼 치료한 다음에 적절한 시설로 보내는 것이었다.

 

모든 것은 철저하게 통제되었고, 제한되었다. 일이 손에 익어감에 따라 우리는 자살 위험률이 높은 환자들에서부터 우울증 환자, 정신분열증 환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신에게, 그들의 아버지된 자에게 얘기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이 "신"이라는 게 그 환자들한테 다른 환자들을 두들겨패라고 말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다른 환자들은 모두 불신자들이었다. 

 

약간의 기복이 있었지만 일은 계속되었고, 대부분의 일들은 신앙고백 같은 것이었다. 어떤 놈은 자신이 수트케이스에 칼들을 넣어다닌다고 했고, 한 전과자는 통원치료를 거부하고 내 옆에 앉아 당직 의사에 대한 불만을 격하게 토로하곤 했다. 

 

차라리 거기 머물렀더라면. 전과자 옆에 앉아서 내 자신을 투명인간이라 되뇌는 게 나았다.

 

5일 전, 중년 남성이 제 발로 찾아왔다.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편의상 그를 R씨라고 부르겠다. 

 

그는 "그놈들은 진짜 좀 조용히 있어야 해요."라고 했다. 

 

R씨의 외모는 조금 이상해보였다. 머리는 까져있었고 체격은 다부졌는데, 누런 안색에 안 맞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물론 외양만큼이나 속도 이상한 인간이었다. 여기 오는 인간들이 다 그렇듯이. 

 

그의 버릇 역시 독특하기 짝이 없었다. 언제나 떨고 불안해 하면서 뭔가를 살피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몇몇은 이런 곳에서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게 썩 이상하지 않은 일이라 생각하겠지만,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대체로 혼란스러워 하고, 산만하며, 방황하는 듯이 보이기 마련이었다. 마치 동시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거나, 혹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처럼. 

 

그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기껏해야 약간 괴로워보이는 수준이었다. 

 

난 R씨의 첫번째 치료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와 혜택을 얻었다. 의사와 환자 간의 동의하에 이루어진 일이었고, R씨 역시 허락한 일이었다. 내가 R씨의 사건으로 한껏 들떠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이른 시기, 보통 16-18세에 환청을 비롯한 증상을 겪기 마련이었다. 몇몇 환청은 환자를 자살에 이를 정도로 계속해서 비난하고 비하하기도 하며, 위험한 일을 하도록 명령하는 환청도 있다. 

 

또다른 보편적 특성은 환자들이 자신만이 환청을 들을 수 있다는 것과, 그게 환청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R씨는 어느 면으로 봐도 예외였다.

 

우선 그는 자신의 사례를 말할 때 자신이 본 형상을 명확하게 설명했고, 오로지 자신만이 그 환영을 본다고 진술했다.

 

"그것들이 보이는 건 정신병이 틀림없어요." 그가 말했다.

 

그래, 그는 환청을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환각을 보고 있었다. 사람이 아니라, 뭔가의 형상을. 그는 그것을 "악마들"이라고 불렀으며, 그 악마들은 총 넷이었다.

 

심지어 R씨는 악마들의 모습을 세세하게 묘사할 수까지 있었다. 뿔과 발톱을 예를 들어가며 말했고 차갑고 어두운, 완전무결한 공허와도 같은 눈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적대심이 깊어질 때는 그 악마들이 더욱 기괴한 모습으로 변한다고도 했다. 또한 자신을 속이기 위해 다른 사람의 탈을 뒤집어 쓸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악마들이 처음 나타난 건 R씨가 30대 중반이었을 때였다. 그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악마들이 자신의 어머니에 빙의하려는 것을 목격했고, 그들이 어머니를 이용해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고 했다. 

 

그 뒤로 악마들은 그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오로지 약만이 그들을 잠시나마 침묵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R씨는 만날 때마다 세세한 설명과 이야기들을 덧붙여가며 악마 이야기를 계속했고, 어제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리고, 뭔가 일어났다. 

 

세 번째 치료중, 의사가 그에게 이 악마들이 어디 있냐고 묻자 R씨는 조용히 창턱을 가리켰다. 내가 조용히 필기하며 앉아있던 곳에 있는 것과 똑같은 창턱이었다. 

 

"악마들이 당신에게 뭔가 말하고 있나요?" 의사가 물었다.

 

"아뇨... 요즘엔 조용해요."

 

"그들의 뭔가 저지르진 않나요? 지금 뭔가 저지르고 있나요?"

 

R씨는 두려운 기색을 보이며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마침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짓을 하나요?"

 

대답을 듣기 전, 필기하고 있던 공책에서 고개를 들자, R씨가 정확하게 날 가리키고 있었다.

 

"그들이 뭘 하고 있나요?" 의사가 재차 물었다.

 

"저 친구를 보고 있습니다.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이 그저 환영에 불과함을 알고 있음에도 척추를 타고 내려가는 전율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R씨의 손가락은 틀림없이 날 가리키고 있었다. 게다가 그 얼굴... 그건 마치 악몽 속에서 삐져나온 것 같았다.

 

"며칠 전부터 몇 번인가 사라진 적이 있었어요. 다시 봤을 때는 저 친구랑 같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저 친구를 따라다니고 있었어요."

 

의사는 미간을 좁히며 날 노려봤다.

 

"그들이 뭘 원하는지 아십니까? 그들이 당신 어머니를 이용했듯이 저 친구를 이용해 당신을 해치려 합니까?" 

 

"아뇨, 전혀요. 그들은 날 해치려들지 않아요."

 

오늘 R씨는 날 곧장 찾아왔다. 난 퇴근하려고 백의를 벗고 있던 참이었다. 

 

그는 선글라스를 벗더니 두 눈으로 날 쳐다봤다. 어둡고, 간데없는, 마치 순수한 공허로 만들어진 것 같은 눈으로. 

 

"고맙소 선생. 난 마침내 자유요."

 

난 지금 의자에 앉아서 30분째 이걸 쓰고 있다. 

 

부디 누군가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지만, 내 목에 닿는 그들의 숨결만은 느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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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8kmsl8/something_happened_in_the_psychiatric_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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