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딱 4년 전인 2020년 9월에 있었던 '인구구조변화의 원인과 정책대안에 관한 토론회'에 참여한 교수가 분석한 내용임
이 영상의 38분경부터 59분경에 발표되는 내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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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의 대상시기는 한국이 초저출산(1.3명 이하)으로 떨어지기 직전 해인 2001년(1.31명)부터 당시 기준으로 확정자료가 나온 가장 최신년도인 2018년까지(0.98명)를 대상으로 했다.
출생아수 변동에는 크게 3가지 요인이 있다
1) 여성인구의 크기(사이즈) - 쉽게 말해 애를 낳을 사람이 변해서 생기는 효과
2) 출산시기(템포) - 아이를 더 빠르게 또는 늦게 낳아서 생기는 효과
3) 출산수준(퀀텀) - 실제로 여성 1명당 평생 낳는 아이의 수가 변해서 생기는 효과
그런데, 우리는 보통 출생아수를 결정짓는 지표로 1과 3, 그리고 출산율을 결정하는 효과로 3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며, 많은 사람들이 2번, 즉 출산 지연 효과로 인해 생기는 출생아수/출산율의 변화를 간과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유럽 국가들에서는 80~90년대에 출산율이 계속 감소해오다가 2000~10년대에 반등한 국가들이 여럿 있는데, 이들의 경우 8~90년대에 출산연령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출산율이 떨어졌다가 2000~10년대 들어서 출산연령 상승이 느려지거나 멈춰서 생긴 효과에 가깝다.
한국 역시 이런 템포효과에서 자유로울수는 없다, 아니 더 강하다. 한국은 급성장으로 인해 유럽 국가들보다도 급격한 출산연령 상승을 겪었고, 이 때문에 출산율에 템포효과가 강하게 작용할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기별 총출생아수와 여성인구수를 바탕으로 출생아수 변동의 원인을 사이즈, 템포, 퀀텀으로 나누어 분석한 모델을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출생아수 변동에서 특정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지를 파악했다.
그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이 그래프는 출산율에서 템포 효과를 제거하고 퀀텀효과만 남긴 그래프인데, 템포효과, 즉 출산 지연효과 하나만으로도 출산율이 0.3~0.5 가량 떨어져있다.
특히 출산율이 눈에 띄게 떨어진 2015년 이후에는 템포효과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0.5 가량까지 확대되었으며, 이는 2015년 이후의 저출산은 출산연령 상승세가 더 가팔라진데에서 유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2001년 대비 출생아수 변화의 요인을 살펴보면, 출생아수 감소의 51.7%는 사이즈 감소, 47.8%는 퀀텀 감소, 16.7%가 템포 감소로 인한 것이다.
(※ 합쳐보면 100%가 아닌 116.2%가 나오는데, 이는 각 요소간 상호작용으로 인한 것이다.)
즉, 2001년 대비 2018년의 출생아수 감소 원인은 가임기 여성 수의 감소, 실제로 낳는 아이 수의 감소, 출산시기 지연 효과의 순서였다는 것.
그런데 출산율의 재하락이 시작된 2015년 이후만 따져보면 이 비중이 확 바뀐다.
2015~2018년 사이에는 출산율 감소 요인 중 출산연령 지연 효과가 무려 79.5%에 달했다.(가임기 여성의 감소는 22.8%, 출산수준 감소는 32.6%)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시기부터 출산연령의 증가가 더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한국의 출산율 감소에서 출산연령 지연 효과가 끼친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아마도 이 출산연령 지연 효과가 느려지기만 해도 출산율은 반등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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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표가 2020년 발표라 그 이후의 저출산, 더 나아가 세계적인 저출산 추세에 대한 설명은 되지 않는다는게 다소 아쉽지만, 흥미로운 발표라서 가지고 와봤음.
특히 출산율 감소의 주 원인이 혼인률 감소가 아닌 혼인연령의 증가 때문이다라는 점이 제일 흥미로웠는데, 다만 이 발표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보이는 부분이 보여서 몇가지 갖고와봄.
1. 만혼과 노산이 출산수준을 낮추지 않을까?
실제로 인터넷 커뮤를 둘러봐도 많이들 나오는 추측인데, 쉽게 말해서 '너무 늦게 결혼하다보니 원래대로라면 2~3명의 아이를 낳았을걸 1~2명만 낳거나 안 낳는거 아닐까?'임.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이 발표에서도 조사기간 동안 둘째 아이의 출산이 유난히 심하게 감소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이게 의외로 커뮤에서도 그렇고 일상에서도 그렇고 많이 나오는 추측인데, 학계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는 잘 안하는 모양임.
2. 2015~2018년 사이에는 기혼자 출산율(유배우 출산율)의 감소가 컸다.
먼저 혼인 대비 출산율이란, 결혼한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출산율 집계임. 일반적인 합계출산율은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집계하지만, 혼인 대비 출산율은 결혼한 여성들이 평균적으로 몇명의 아이를 낳는지를 볼수 있는 지표임.
2015~2018년 사이의 출산율 급락은 결혼한 여성의 출산율이 이전에 비해 크게 떨어졌기 때문임. 이걸 출산 지연효과로 봐야할지, 출산수준의 변화로 봐야할지가 문제임.
이와는 별개로, 흔히 말하는 레디컬 페미니즘이 출산율에 끼친 영향은 매우 적을 가능성이 큼.
레디컬 페미니즘이 본격적으로 퍼졌다고 평가받는 2015년 이후의 지표에서 출산수준 감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32% 가량에 불과했기 때문.
이 출산수준 감소의 원인은 페미니즘 외에도 집값이나 일자리 및 페미니즘과 무관한 개인성향과 사회풍조 등의 다양한 이유가 있을텐데, 그렇다면 페미니즘이 출산감소에 유의미한 수준의 영향을 끼쳤다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