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인도는 나라를 세울때 가장 큰 원칙을 정했음.
그 하나는 즉 세속주의임.
독실한 힌두교 신자였던 간디조차 동의했을 정도로 인도내에서는 확고한 원칙임.
다만 세속주의라고 해도 프랑스의 라이시테처럼 정치, 사회와 종교의 완벽한 분리에 촛점을 맞추지는 않았음.
그럼 뭐가 중요하냐?
간단하게 말하면 옆집 사람이 뭘 믿든 니가 뭘 믿든 서로서로 노터치해라임.
기독교인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든 무슬림이 아침 점심 쫄쫄굶고 밤에 아랍 드라마 보면서 대추야자를 먹든 간섭하지 말고 서로에게는 서로의 신앙이 있으니 존중하고 각자의 종교를 믿어라임.
하지만 정작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종교 관련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나라임.
구자라트 열차 사태, 아요디야 폭동 등등. 둘다 무슬림이 힌두교인을 공격했대! 라는 헛소문이 퍼지면서 분노한 힌두교인들이 각종 무기로 무슬림들을 학살한 사건임. 일각에서는 모디 총리가 흑막이 아니냐는 설도 있을 정도로 현재도 인도내에서는 자주 회자되는 사건임.
그럼 현재 인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냐?
-힌두 경전이 근대 서구보다 빨리 근대적 과학 개념을 발견했다는 내용이 공교육에까지 침투함. 5세기 힌두 철학자가 서구보다 먼저 원자와 중력 개념을 발견했다든가... 특히 RSS(힌두 극우 단체)의 영향을 받는 학교일수록 이런 경향이 심함
-RSS보다는 덜하지만 집권당인 BJP는 공교육에서 이슬람, 기독교등의 색채를 지워버리고 대신 힌두교 개념을 대거 삽입함. 그것도 학문적 접근이 아닌 신앙적 접근으로. 인도는 미국처럼 지방 자치 개념이 강한만큼 모든 지역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제일 세속적이라는 동북부 지역까지 그러한 이념이 어느정도 침투했다고 함
-무려 장관급 각료(자티야 팔 싱)가 진화론을 부정함. 이 사람은 시크교긴 하지만 일부 교과서에서 진화론 삭제는 BJP와 RSS가 합작으로 밀어주는거라 시크교에 책임전가도 불가능
-진화론이 저정도니 교과서에서 무굴 제국 지우기는 일상. 가즈나의 마흐무드로 시작된 중세 북인도 무슬림 왕국들도 교과서에서 제거됨. 교과서에서 델리 술탄조에 대한 언급이 통채로 뜯겨나감
-구자라트 열차 사태, 아요디아 폭동 같은 사건도 교과서에서 삭제됨
이런 소소한(?) 단체 클레임은 물론이고
영화가 힌두를 모욕했다고 BJP 소속 연방 의원이 나서는 경우도 있음.(한국 정떡 관련은 지웠음.)
심지어 힌두 여성과 무슬림 남성의 키스씬을 묘사했다고 격렬하게 반대 시위를 벌이고
힌두 여성이 무슬림 시부모에게 임신 축하를 받는다는 장면도 용납받지 못할 정도로 인도의 사회 분위기가 힌두 근본주의화됨
더 나아가 모디는 RSS(힌두 극우단체) 단원이나 간부를 내각에 등용하기도 했음
심지어 힌두 극우세력이 무슬림을 쫓아내려고 8살 무슬림 소녀를 윤간 후 살해하는 증오범죄도 저질렀음
힌두 근본주의 세력이 강한 북인도 일부 주에서는 암소를 도축할시 무기징역에 처하는 법이 통과됐고, 힌두 근본주의자들이 냉장고에 소고기를 보관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때려죽이는 등 일종의 종교 자경단이 사적제재를 가하는데도 법원은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경우가 많음.
그나마 이번 선거에서 BJP가 예상보다 훨씬 적은 의석을 가져가면서 사태가 좀 나아질거 같다는 예상도 있지만
총리인 모디부터가 "나는 파르마트마신의 사도"라는 개드립을 치는 중이라 쉽지 않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