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트럼프가 당선되고 나서
미국 상하원 모두 이기고 대법관까지 보수진영이라
삼권을 모두 장악한 슈퍼파워 정부의 탄생이라고들
하는데 과연 사실일까?
먼저 미국의 탄생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모두 알다시피 미국은 연방제 국가다 50개의 주가
미합중국이라는 연방에 속해 있다.
근데 미국의 탄생은 연방이 먼저가 아니라 주가 먼저였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초기 13개 식민지가 모여서 미국독립
선언문을 발표한게 1776년이고 이후 독립전쟁을 거쳐
1787년 미국 헌법이 제정되며 미합중국이 만들어지게
된것이다.
미 연방정부가 자치권한을 주정부에 나눠준것이 아니라
주정부가 모여서 연방을 구성한 것이다.
우리나라와는 그 시작점부터가 다르다.
따라서 현재도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상하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관계이며 서로의 권한을 침범할수 없고
지시할수도 없는 관계이다.
미국 연방헌법 제1조 10절을 보면 더 자세히 알수 있다.
1항 각 주는 조약, 동맹, 연합을 맺을 수 없다
2항 각 주는 화폐와 증권을 발행할 수 없다
3항 각 주는 누구에게도 귀족칭호를 부여할수 없다
4항 각 주는 연방의회의 동의없이 수입 및 수출품에 관세를 매길 수 없다
5항 각 주는 다른 주나 외국과 협약을 체결 할수 없다
6항 각 주는 침략을 당하는 상황이 아니면 전쟁을 할수
없다
놀랍게도 이게 주의 권한을 제한하는 헌법 내용의 전부다.
사실상 외교, 화폐발행, 관세 정도를 제외하면 주의회에서
알아서 법률을 제정하고 실행할 수 있다.
게다가 주지사는 사면권과 감형권이 있고 심지어
계엄령까지 선포가 가능할 정도로 주 내에선 권력이 매우
강력하다
그리고 각 주마다 법이 다른건 아는 사람도 많겠지만
심지어 주마다 헌법도 따로 있다.
그래서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상하관계가 아닌것처럼
연방대법원과 주 대법원 또한 상하관계가 아니다.
각자 연방법, 주법에 관한 최고법원일 뿐이다.
그래서 미국의 핵심권력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50개주의
주지사와 주대법관 그리고 주의회 의원들 직선제로 뽑는
주 검사장까지 권력이 매우 세세하게 분산되어있다.
그래서 대통령이 단독으로 민간 영역에서의 지도력을
행사하기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그렇다고 대통령이 아예 권력이 없는것도 아니고
외교권, 군 통수권과 행정명령 등 강력한 권한들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어쨌든 트럼프가 상하원 모두 장악했으니
최소한 연방정부 내에선 무소불위 권력이 아닐까
생각이 들수도 있는데
중요한건 의회 의원들도 무조건 대통령 편만 드는건
아니란거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우리나라 같은경우는 말로만 당정분리를 외치지 사실상
대통령과 당대표가 한몸인 경우가 많고 당지도부에서
국회의원들의 공천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대통령 임기 내
자신의 선거가 있다면 대통령 눈치를 안볼수가 없는 구조다
근데 미국은 당지도부 차원에서의 공천이 아예 없다.
그럼 누가 공천을 하냐고? 각 지역구 주민들이 공천한다.
그래서 대통령이나 지도부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지역구
주민들한테만 눈도장을 잘 찍으면 다음선거에 나갈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무려 권력서열 3위의 같은 당
하원의장을 해임했던 사태도 있었다.
한국같으면 가능하지도 않고 설령 되더라도 다음선거 때
바로 공천학살행이다.
물론 지금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은 친트럼프로 알려져 있다
근데 문제는 상원의 대표역할을 하는 상원 원내대표에
비트럼프 존 튠 의원이 선출됐다는것이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거의 모든 내각은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고 법안통과 역시 상하원 모두 거쳐야 하기에
모든걸 트럼프 마음대로 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트럼프가 허수아비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고
한국 대통령같이 제왕적 대통령제가 아닌
미국 대통령으로서 아무리 트럼프라도
브레이크없이 폭주할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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