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한국에서 일어날뻔 한 일

브금

 

 

모르는 이들을 위해 짧게 설명하자면

 

1991년 12월 26일부로 소비에트 연방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러나 새로운 시작의 희망찬 분위기는 1년도 못 가 사그라들었다.

 

당시 현대시대를 모두 공산주의와 함께 했던 러시아에게는 '자본주의'란 낯선 것이었기에

 

조심히, 아주 조심히 시작할 필요가 있었다.

 

(러시아의 초대 대통령 보리스 옐친)

그러나 러시아의 초대 대통령 보리스 옐친과 재무장관 예고르 가이다르는 신 자유주의라는 서방의 대세에 따라

 

지금까지 국영으로서 존재했던 기업, 시설들을 모두 무지성 민영화 시켜버렸고

 

또한 소련시절 국가에서 정해주던 물가를 모두 가격 자율화 시켜버렸다.

 

이는 국영기업들의 생산성을 늘릴것으로 생각되었지만 되려 기업들은 국영상점에서 팔아야 될 물건을 농민시장에 내다파는 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값싸게 물건을 사려면 발품을 수시로 파는 것이 일상이 되는 등 유통구조가 왜곡되었다.

 

가이다르는 기업들이 난잡한 유통구조를 이용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행태나

 

타 동유럽 국가에서 가격자유화로 인한 임금 및 자산손실이 엄청났던 점을 감안하지 않고

 

가격 자율화를 시행한 결과 물가를 수십배 이상 폭등시켰다.

 

그 결과, 러시아 루블의 화폐가치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국가의 재산이었던 것들은 모두 기존의 권력자들이 가로챘으며

 

중산층이었던 사람들은 빈곤층이 되고 빈곤층이었던 이들은 길거리에 나앉게 되었다.

 

또한 러시아 국민들이 소련시절부터 모아온 은행예금도

 

초인플레이션과 동결정책으로 휴짓조각이 되어버렸다.

 

1993년

모스크바에는 시위가 날마다 늘어났고 

 

공산주의 시대로 복귀를 원하는 반동적인 기조가 감돌았다.

 

소련 최고회의를 계승한 러시아 최고회의는 옐친의 경제계혁 실패 이후

 

옐친의 정책들에 비협조적일뿐만 아니라 반항심까지 보이며

 

옐친의 독단적 행보를 경계한다.

 

이 새끼들이 술맛 떨어지게
 

그러자 옐친은 의회의 승인을 무시하며 행정명령을 통해 나라를 통치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옐친의 병신짓에 질릴대로 질린 러시아 최고회의는 당시 부통령이었던 알렉산드르 루츠코이를 필두로

 

옐친을 탄핵하고 새 행정부를 구성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 상황을 알게 된 옐친은 당연히 분노했고 최고회의를 해산하고 새 의회인 국가두마를 창설하겠다는 결의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러시아 헌법엔 대통령에겐 의회해산권이 없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최고회의는 끄떡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옐친을 파면시키고 부통령 루츠코이를 대통령으로 세우고 행정인사들을 갈아치우기 시작했다.

 

최고회의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는 9월 28 첫 유혈 사태를 겪으면서 점차 과격해지고 있었다. 이에 옐친은 내무군을 동원해 국회의사당을 포위하는 한편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는 수도와 전기 공급을 중단시켰다.

 

최고회의 의원들은 의사당 안에서 바리케이트를 만들어 농성하기 시작한다.

 

10월 3일 

 

미친듯이 격화 된 시위는

 

시위대를 향한 경찰의 발포 때문에 정점에 다달았으며

 

 

전직 소련군 사령관이자 공산당원인 알렉산드르 마카쇼프는 무기를 빼돌려 시위대를 무장시키기 시작한다.

 

마카쇼프의 병력들은 경찰서를 공격해 점령하기까지 한다.

 

무장시위대는 국회의사당을 본거지로 그라드를 치기 시작한다

 

시위대가 무장했다는 소리를 들은 옐친은 1993년 10월 3일 저녁,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행정명령 1400호를 발령해 비상사태(계엄)를 선포하고, 모스크바 외곽에 주둔한 전차사단을 끌어들여 모스크바 시내에 배치시켰다.

당시의 모스크바는 영락없는 내전의 상태였다.

 

단순히 시위대와 군경의 싸움이 아닌 

 

친의회파 시위대와 친옐친파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더 큰 피해를 안겼다.

 

당시 친옐친 성향 의원이었던 콘스탄틴 보로보이는 옐친 지지 시위대도 무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세르게이 쇼이구 비상사태부 장관 또한 필요한 경우 옐친 지지자들에게 무기를 배포할 것을 보장하였다.

 

10월 4일 새벽 2시 옐친의 명령을 받고 내무군과 연방군이 진압을 위해 출동했으며 약 2시간 이후인 4시 20분에 국회의사당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결국 오전 8시, 투입된 장갑차와 군 병력이 국회의사당을 겨냥해 소총과 기관총 사격을 시작했고 9시 20분에는 T-80UD 전차의 전차포 포격이 시작됐다. 

 

 

농성 중인 최고회의 지지자들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자 군부는 항복 의사가 없음으로 판단하여 오전 11시 25분에 포격을 재개했다.

 

 

오후 3시에는 진입 부대로 선정된 알파 그룹과 빔펠 그룹의 공격 명령이 떨어졌지만 그들은 공격하지 않다가 대략 1시간 이후에 국회의사당 건물로 들어가 최고회의 잔존 병력들과 협상을 하기 시작했다. 

 

 

협상은 결렬됐지만 최고회의 진압에 부정적인 병력들이 알파 그룹과 빔펠 그룹에 존재했기 때문에 공격은 시작되지 못했다. 결국 이들을 대신해 제119공수연대가 진압 작전에 참가했다. 

 

국회의사당 내부로 공수부대가 진입해 한 층씩 차례로 점령하기 시작했다. 저항을 계속할 경우 대규모 희생자가 나올 것을 직감한 최고회의 측에서는 결국 항복했다.

 

탄핵을 주도했던 의장 하스불라토프와 부통령 루츠코이는 러시아군에 의해 체포되었고

 

최고회의는 해산되었으며 상원과 하원이 있는 이원집정부재로 변화되었다.

 

옐친은 좌익계열 야당의 집회를 금지하였고 좌익 언론들을 폐간 시켰으며

 

지방회의들을 해산하고 초대통력적으로 헌법을 개정했다.

 

옐친은 자신이 실각하는 길은 막았으나 정작 러시아의 미래를 비춰주지는 못했다.

 

많은 러시아인들이 민주주의의 나약함에 실망을 한 뒤

 

극단주의자로 변모하는 일이 많아졌고

 

이 극단주의는 결국 현재 러시아의 성향에 큰 영향을 준다.

 

잘 읽었으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