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 류경호텔이 안개에 휩싸인 모습 (출처=경향신문, 사진공동취재단)
안녕하세요! 제11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유니콘 이동하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시민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머물러 있는 부유물질로 중국의 황사,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 물질들이 함께 날아오면서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과연 한국과 비슷한 위도에 위치해 있고, 중국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도 함께 받고 있는 북한의 경우는 어떨까요? 지금부터 북한의 대기오염을 알아보겠습니다.
△ 김용표 이화여대 화학 신소재 공학과 교수가 그린아시아 포럼에 참석해 북한의 대기오염 현황과 관련된 발표를 진행했다.(출처=그린 포스트 코리아)
북한의 대기오염은 한국의 대기오염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2018 제6회 그린아시아 포럼’에서 김용표 교수는 “전 세계에서 북한이 유해 대기 질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게 나왔다."라며 “대북 환경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세계보건기구(WHO)가 2017년 발표한 ‘대기오염으로 인한 10만 명 당 사망인구’ 조사 결과 북한의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 인구는 10만 명 당 238명으로 모든 나라 중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보통 대기오염은 산업 발전의 부산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북한의 산업 수준은 매우 낮고 에너지 사용량도 마찬가지로 낮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대기오염 원인은 무엇일까요?
△ 평양화력발전연합 기업소 (출처=연합뉴스)
북한의 대기오염은 대기오염 물질 및 지역에 따른 변이가 큰 것으로 추측됩니다. 산업지구의 경우 대기오염 규제나 오염 처리 장치가 낙후되거나 전기와 부품 부족으로 오염 처리 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대기오염이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 북한의 지역별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분포 추정 (출처=우정헌)
위 그래프는 대기오염 모델을 통해 북한의 지역별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량 추정한 것입니다. 북한의 주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는 석탄 연소에서 많이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의 경우 주로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 지역과 산업지구를 중심으로 그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인구 밀도가 높고 산업 활동이 활발한 편인 평양과 평안남북도 및 함경남도의 경우 PM10과 CO₂, 그리고 NOx의 배출량이 가장 많습니다. 평안남도의 경우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에너지 부문의 대기오염이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 북한의 대기오염 현황(출처=AP)
북한이탈주민들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은 생활 속에서도 상당한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의 주 에너지 사용처는 난방과 취사이며, 이러한 활동은 주거 지역의 주요 대기오염원입니다. 생활 속 대기오염은 대부분 난방과 취사 과정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대기오염이 많은 배출되는 저질의 석탄이나 나무와 같은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2012년 유엔환경계획(UNEP) 자료에 따르면 북한 가정에서는 주로 도시 지역의 경우 석탄이 63%, 나무가 28%이며, 농촌 지역의 경우 나무가 77%이고 석탄은 19%로 대부분 나무와 석탄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한 바 있습니다. 대기오염 물질이 적게 배출되는 전기나 가스와 같은 연료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북한의 생활 속 대기오염의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난방의 경우도 비슷한데, 도시 지역의 대부분은 석탄과 나무를 사용하며, 중앙 및 지역난방도 다소 존재합니다. 반면 농촌 지역의 경우 나무가 주 난방 연료이며, 다음이 석탄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가정용 난방 형태도 오염 물질이 많이 배출될 수밖에 없는 석탄이나 나무가 대부분이라는 점은 특히 난방을 많이 하는 겨울철에 북한 주민들이 대기오염에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 북한의 황폐화된 민둥산과 홍수나 산사태에 위태로워 보이는 마을 (출처=한국농어촌방송)
이와 같은 이유로 대기오염의 원인은 북한 삼림의 황폐화에도 있습니다. 북한은 전력난과 연료난으로 나무를 주 연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삼림이 황폐화되고 대기 오염을 정화할 나무가 적어졌습니다. 삼림 황폐화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상태도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주 연료를 나무로 사용하는 것은 삼림 황폐화 이외에 다른 문제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대기오염 물질이 적게 배출되는 전기나 가스와 같은 연료 대신 석탄과 나무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많이 발생하는 연료를 사용해 더욱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급격한 산업화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위와 같은 원인으로 대기오염에 신음하는 상태입니다.
그 밖에도 북한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남북한 통틀어 연평균 기온이 약 1.2도씨 상승했다고 합니다. 북한의 연평균 기온 상승은 10년당 0.45도씨로 남한이 10년당 0.36도씨인 것과 비교하면 약 1.3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에너지 사용량이 남한보다 적은 것을 감안할 때 북한의 기온 상승 폭은 심각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런 기온 변화는 특히 여름에 심각한데요, 올해 한국이 유례없는 폭염에 신음할 때 북한 역시 이상 고온 현상으로 고통받았다고 합니다. 더불어 기온의 상승은 해수 온도의 상승에까지 영향을 미쳐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던 한류성 어종의 어획량이 최근에는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기온 변화는 전반적인 북한 주민의 삶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북한 노동 신문 2018년 4월 2일 자 3면 '산림녹화' 강조 (출처=중앙일보)
실제로 북한에서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TV 특별 프로그램 ‘황사현상과 피해 방지 대책’을 편성하고 황사의 위험성을 알리고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을 소개했다고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만화 영화가 나오는 정규방송 도중에 황사를 주의하라는 경고 자막을 송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든 방송에서 대기오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나무 심기를 강조했다고 합니다. 북한의 대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북한에서도 청정에너지를 도입하고, 산업공정 과정에서 대기오염 물질을 처리하도록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고 자료]
최상현, 헤럴드경제, 북한 광산지역 환경오염, 남북협력사업 추진, 2018.06.28.(검색일 : 2018.12.03)
김승욱, 연합뉴스, [평양 공동선언] 북한 산림 황폐화·하천 오염 심각…"환경 인프라 구축해야", 2018.09.19.(검색일 : 2018.12.03)
김정범, 유대호, 매일경제, [레이더P] [레알 북한] 오염…"깨끗한 식수 공급 가장 급해", , 2018.08.07.(검색일 : 2018.12.03)
주현웅, 그린포스트코리아, "대기오염 사망률 세계 1위 북한…환경 협력 함께 해야" 2018.10.06.(검색일 : 2018.12.03)
명수정,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 kdI 북한 경제리뷰 2018년 3월 호, 북한의 환경 현황, 20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