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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전 천마총 유리잔은 '메이드 인 이집트'

 

입력 2019.12.02. 03:05

 

https://news.v.daum.net/v/20191202030536173

 

천마총 유리잔과 황남대총 그릇 국립경주박물관 성분 분석 결과

"두 점 모두 지중해 연안서 제작.. 초원로 통해 직접 유입됐을 것"

"황금보다 유리 더 사랑한 신라.. 출토지·시기 분명해 가치 높아"

 

"우와, 이게 왜 여기서 나오죠?"

1973년 신라 왕릉급 무덤인 천마총 발굴 당시 조사단 눈이 휘둥그레졌다. 높이 7.4㎝의 짙은 코발트빛 유리잔이 온전한 형태로 나왔다. 위쪽엔 촘촘한 세로 줄무늬가, 아래는 벌집 무늬가 연속으로 장식돼 있었다. 한눈에 봐도 '메이드 인 신라'가 아닌 '물 건너온' 유물이었다.

 

이후 황남대총에서도 독특한 유리병과 유리그릇들이 나왔다. 황남대총은 두 개의 무덤이 남북으로 맞붙은 국내 최대 고분. 특히 금관이 출토된 북쪽 무덤(북분)에서 나온 연노란빛 투명 그릇은 표면을 깎아 무늬를 만든 '커트 장식'이 눈길을 끌었다. 천마총·황남대총을 포함해 서봉총·금령총 등 5~6세기 신라 왕릉급 무덤에서 출토된 유리 용기는 모두 20여점. 학계에선 막연히 로마 혹은 페르시아 수입품일 것이라고 추정해 왔다. 하지만 1500년 전 저 먼 서역의 유리그릇이 어떻게 신라까지 왔는지, 신라 최고 지배층은 왜 유리를 무덤에 넣었는지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종합 토론 좌장을 맡은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는 "신라인들이 황금을 사랑했지만 금은 지방 세력에도 많이 나눠준 반면 유리는 오로지 왕릉급 무덤에서만 나온다. 그만큼 애착이 강했고 귀한 수입품이었다는 얘기"라고 했다. 민병찬 국립경주박물관장은 "당시 신라인들은 유리를 황금보다 더 귀한 보석으로 여겼다"며 "앞으로 신라 무덤에서 출토된 유리 용기 성분을 전수조사해 제작지와 유입 시기, 이동 경로를 밝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연구 성과를 반영해 내년 9월 특별전 '고대 유리의 세계'(가제)를 연다. 천마총 유리잔과 황남대총 유리그릇은 지금도 경주박물관 신라역사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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