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우주/과학
2020.02.05 22:18

철학은 무엇을 탐구하는 학문인가?

조회 수 11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인생과 세계를 표현하는 철학적인 사상 체계는 두 가지 요소에서 생겨난다. 하나는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종교 체계와 윤리 사상이고, 다른 하나는 가장 넓은 의미에서 '과학적' 탐구이다. 두 요소가 각기 다른 철학자의 체게 속으로 들어가는 정도에는 큰 차이가 있으나 철학은 두 요소를 다 어느 정도 포함한다.

 

 '철학'은 넓게든 좁게든 여러 방식으로 써온 말이다. 나는 철학이란 말을 매우 넓은 의미로 사용하자고 제안하며 이제 그 의미를 설명하려 한다. 

 

 내가 말하려는 철학은 신학과 과학의 중간에 위치한다. 철학은 신학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지식으로 규정하거나 확정하기 힘든 문제와 씨름하는 사변적인 측면을 포함한다. 그러나 철학은 과학과 마찬가지로 전통을 따르든 계시를 따르든 권위보단 인간의 이성에 호소한다. 명확한 지식은 무엇이든 과학에 속하는 반면 명확한 지식을 초월한 교리는 모두 신학에 속한다. 신학과 과학사이에 자리잡고 양측의 공격에 노출된 채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는 영역이 존재한다. 이 무인지대가 바로 철학의 세계이다. 사변적인 정신의 소유자가 대체로 흥미를 느낄 만한 질문에 대해 과학은 거의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며 신학자의 확신에 찬 대답도 이전 세기와는 달리 확신을 주지 못하는 듯 하다. 

 

 -세계는 정신과 물질로 나뉘는가? 만약 그렇다면 정신은 무엇이고 물질은 무엇인가? 정신은 물질에 의존하는가 아니면 독립적인 힘을 가지는가? 우주는 통일성 혹은 목적을 가지는가? 우주는 어떤 목표를 향해 서서히 진화하는가? 자연 법칙은 정말 존재하는가 아니면 질서에 대한 선천적인 사랑때문에 자연 법칙을 믿게 되는가? 인간이란 천문학자의 눈에 보이듯 작고 전혀 중요하지 않은 행성 위로 무력하게 기어다니는 불순물이 섞인 탄소와 물로 구성된 덩어리에 불과한가? 아니면 햄릿에 나오는 고뇌에 찬 존재인가? 혹은 두가지 면을 모두 가지는가? 고귀한 삶의 방식과 천박한 삶의 방식이 따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모든 삶의 방식이 헛된 것에 불과한가? 만약 고귀한 삶의 방식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이루며 우리는 어떻게 성취할 것인가? 지혜란 존재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실험실을 뒤져봐야 소용없는 노릇이다. 반면 신학은 이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가졌다고 자만했으나 근대인에겐 되려 이 자만이 의혹으로 바뀌게 되었다. 설령 답이 없다고 해도 앞서 열거한 문제들이 철학의 주된 관심사이다. 그럼 사람들은 우리에게 왜 그런 허망한 것을 가지고 시간을 낭비하냐고 물을 것이다. 

...

한 시대와 한 민족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그곳에 속한 철학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철학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어느정도 철학자가 되어야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철학을 만드며, 사람들이 만든 철학이 환경을 만든다.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 서양 철학사 서론

 

다운로드.jpg


소중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기준 추천수 이상이 되면 아이콘을 가지게 됩니다.

김짤닷컴에서는 도배 및 무성의 댓글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길시 무통보 7일 차단이 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61 미스테리/미재 女변호사는 왜 립스틱 짙게 바르고 매일 구치소로 출근했나... 1 file 애드블럭싫어 2019.10.14 766
14560 문명/역사 힘 없는 외교, 대화는 무의미하다 자본주의스포츠 2022.03.01 211
14559 문명/역사 힐러리가 트럼프 상대로 대선에서 패배한 이유 file 재력이창의력 2023.10.30 294
14558 자연/생물 힌남노 영향권에 들어선 마라도 근황 1 file 꾸준함이진리 2022.09.05 1649
14557 문명/역사 히틀러의 연설 수준 3 file 김짤은공짜야 2021.08.20 339
14556 게임 히틀러의 연설 file 꾸준함이진리 2023.10.11 3715
14555 문명/역사 히틀러의 소심한 복수 누가글좀써줘요 2020.04.14 260
14554 문명/역사 히틀러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장군 1 대단하다김짤 2022.10.11 1104
14553 문명/역사 히틀러의 나라 수준 1 file 미국주식이답 2020.05.01 271
14552 문명/역사 히틀러의 기미상궁이였던 여인 1 file 꾸준함이진리 2022.01.17 330
14551 문명/역사 히틀러의 과대 망상 무기 중 하나 애플소액주주 2020.05.24 360
14550 일생/일화 히틀러에게 위협적인 존재의 위엄 애드블럭싫어 2019.09.25 428
14549 문명/역사 히틀러는 원근법을 잘 이해하지 못함 1 file 자본주의스포츠 2022.04.09 364
14548 문명/역사 히틀러는 어떻게 권력을 얻었는가? 1 file 애드블럭싫어 2019.09.22 321
14547 문명/역사 히틀러가 총통 시절 그린 디즈니 캐릭터 1 file 꾸준함이진리 2019.12.20 311
14546 탁상공론 히틀러가 짝불알 고자새끼인 이유 2 file 김짤리젠노예 2020.07.16 497
14545 미스테리/미재 히틀러가 존나 빡쳤던 이유 1 꾸준함이진리 2022.04.06 450
14544 일생/일화 히틀러가 미대 낙방한 이유 3 file 피부왕김선생 2022.10.27 2627
14543 문명/역사 히틀러가 미국을 경계한 이유 file 꾸준함이진리 2024.03.14 1314
14542 문명/역사 히틀러가 나치 독일을 성립한 과정.. 1 file 사자중왕 2021.10.05 308
14541 문명/역사 히틀러가 그린 그림들 3 file 테스토스테론 2021.06.28 168
14540 문명/역사 히틀러 총통관저 구경 2 file 꾸준함이진리 2022.04.06 246
14539 문명/역사 히틀러 의외의 명언 2 file 주식해멍청아 2021.08.11 437
14538 문명/역사 히틀러 벙커의 현재 모습 1 사자중왕 2021.02.11 706
14537 미스테리/미재 히틀러 관련 물품을 수집하는 부자의 정체 file 꾸준함이진리 2019.12.02 3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83 Next
/ 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