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군은 F-5 도입초기, 미국에게 고성능의 F-4 팬텀 판매를 거듭 요청하였으나 미국은 F-4 팬텀 같은 고성능 전투기를 당시 기술력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운용하기는 힘들다고 하며 대신 F-5A, F-5B를 원조형태로 주었습니다. F-5A/B의 '프리덤 파이터'는 자유의 투사, 자유의 전투기 등으로 번역가능한데 애당초 개발목적이 '자유진영(= 소련에 대항하는 진영)'에 원조하기 위한 전투기이기에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습니다.
이후 베트남전이 격해지면서 미국이 베트남전에 참전하는 한편, 어떻게든 남베트남군의 공군력을 향상시켜줘야 하겠는데 당장 미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는 F-4 아니면 F-105같이 전부 큰 기종들뿐이어서 정비, 유지운용 기술이 부족한 남베트남에게 넘겨주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F-5를 넘겨주기로 했는데 막상 넘겨주려니 미 공군은 F-5를 운용하고 있지 않았고 결국 근처에서 F-5를 보유하고 있던 대한민국이 보유한 F-5 및 정찰형인 RF-5를 남베트남에게 넘겨주기로 했습니다. 물론 애당초 미국이 원조해준 F-5라고 해도 줄 때는 언제고 도로 뺏어가냐고 대한민국은 항의했습니다.
그러나 덕분에 F-4의 추가 도입이 가능하였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는 미국에게 고성능의 F-4 판매를 거듭 요청하였으나 거절된 상태였고 우리나라는 결과적으로 무상으로 받은 전투기 덕분에 영국과 이란을 뒤이어 아시아 최초로 팬텀 운용 국가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팬텀에 열광을 한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제작된 제트 전투기 중 가장 성공적인 기종을 자랑하는 팬텀은 물경 5천 200대가 생산되어 서방제 초음속 전투기 중에서는 최대 생산수를 자랑합니다. 거대한 덩치와 그에 걸맞는 압도적 파워와 탑재량, 기동성을 자랑했으면 진정한 멀티롤 파이터로서 당대 어느 전투기보다 우수하다는 평가가 내려졌습니다.
우리에겐 복덩이인 F-5는 이후 개량형인 F-5E/F를 추가로 도입하는 한편, 대한항공에서 F-5E/F를 조립생산한 모델인 KF-5E/F 제공호를 운용하였습니다. 이후 1995년~1998년에 한국 공군이 퇴역하는 F-5A 8대를 필리핀에게 대당 10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대당 약 10만원에 총 8대를 80만원 정도에 판매합니다. 전투기의 경우 수집가들에게 판매하거나 고철로 팔아도 10만원은 훨씬 넘어가지만 이때는 판매 목적이 아니고 원조 목적이였습니다.
능이 나쁜 무기라도 무상으로 원조해주면 군사원조로 판단되어 절차도 복잡해지고 국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필리핀과 중국은 영유권 분쟁으로 시끄러울 때 였고 이런 이유들로 전투기 한 대당 10만원이라는 헐값에 원조한 것입니다. 한국의 F-5A 실소유주는 미국으로 무상 대여되었으므로 우회적인 절차를 갖은 것이며 미국과도 조율을 한 뒤에 넘긴 것입니다.
어간 F-5A는 필리핀에서 별 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퇴역하게 되었는데 이유는 가동 불가능 상황 때문이였고 유지비가 없어서 퇴역한 비운의 전투기가 됩니다. 마지막 여담으로 2013년 F-5는 우리나라에서 35년 무사고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되는데 F-5만을 전담 운용하는 공군 205 전투비행대대가 13만 시간 무사고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1977년부터 35년 동안 이 부대 소속 F-5의 비행거리는 무려 1억 530만 킬로미터입니다. 지구를 2700번 돈 거리. 지구에서 달까지는 270회 오간 셈입니다. 몇 십년동안 우리나라 상공을 지킨 F-4 팬텀의 완전 퇴역 시기는 2024년, F-5 타이거는 2030년으로 확정되었고 그 자리를 한국형 전투기와 F-35 등의 최신예 전투기가 지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