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李采) 초상》, 서기 1802년, 작가 미상
조선 미술이라고 하면 추상화에 가깝운 수준으로 현실과 괴리된 화풍을 흔하게 떠올리지만,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점차 정교한 기법을 사용하면서 정조대에 정점을 찍음. 특히 초상화를 그릴 때에는 "터럭 하나라도 다르면 같은 사람이 아니다(一毫不似, 便是他人, 일호불사 변시타인)." 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대상의 모든 신체적 특징을 빠짐 없이 그리고자 노력했는데, 그 덕분에 위에서 보다시피 수염을 뿌리부터 한 올 한 올 그린 것을 확인할 수 있음.
광원에 의한 효과, 그러니까 하이라이트나 그림자 등을 최대한 무시하고 초상화를 그렸기 때문에 서양화에 비해 입체감이 다소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임. 얼굴은 그렇다고 쳐도 입고있는 옷은 좀 심심한 맛이 있지. 다만 허리에 두른 오방색 술띠를 그릴때는 또 ㅈ빠지게 그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