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중반 영국에서 일어난 차티스트 운동. 수백만의 노동자들이 서명한 탄원서가 영국 의회에 전달될 정도로 거센 시위였음. 차티스트 운동의 목적은 영국의 정치를 더욱 민주적으로 개선하는 것이었는데, 노동자들이 요구한 6가지의 항목은 아래와 같음.
1. 건전한 정신을 갖고 있으며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21세 이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투표권을 보장할 것.
2. 비밀투표의 원칙을 보장할 것.
3.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을 갖고 있는 사람만 의원직을 수행할 수 있던 규정을 폐지할 것.
4.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도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고 나랏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원들에게 충분한 봉급을 지급할 것.
5. 인구에 비례하게 선거구를 개편할 것.
6. 매년 총선을 진행할 것.
오늘날의 시선으로 보면 거의 상식에 가까운 항목들임. 민주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발전하고 성숙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라 할 수 있지. 여기서 내가 특히 말하고자 하는 것은 4번, 즉 충분한 봉급을 의원들에게 지급하라는 내용임.
요즘엔 정치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과 혐오가 나날히 강해지다보니 국회의원을 아예 무급 명예직으로 만들어버리자는 주장까지 공공연하게 제시되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 되면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자신의 원래 직업을 버리고 정치계로 투신할 동기를 잃어버리게 될 뿐 아니라, 부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정치를 꿈도 꾸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음. 정치라는게 보기보다 돈이 꽤 필요한 일이거든.
그럼 사실상 충분한 돈을 댈 능력이 있는 부잣집들이 국회의원직을 세습하다시피 해서 정치가 돌아갈 확률이 높아짐. 그건 건전한 민주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국회의원들의 봉급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정당한 일은 아님. 특히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은 자신의 봉급을 오롯이 자신들이 결정하고 있으니 분명 시스템상에 문제가 있지.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해결을 해야지, 또 다른 극단적인 방향으로 달려가는건 그 역시 바람직한 태도는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