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 집에 들어오다가 들른 편의점
여직원이 너무 상냥하고 친절해서
문득 생각난 썰 하나 풀어 볼께
한 이년 전쯤 제주도에 살고 있을때였어
제주도는
제주시가 아닌 이상 육지 처럼 편의점이
근거리에 막 몰려 있지는 않아
그때 내가 직업상 새벽 4시에 출근 하는
스케줄이 자주 있었어
집과 직장 가는 코스에 gs편의점이
딱 한군대가 있었어
담배 또는 샌드위치라도 하나 사려면
그 편의점밖에 갈곳이 없었지
그 편의점은
낮에 가보면 직원이 4명이나 근무 하는
큰 규모 였고 직원분들이 유난히 밝고
친절한 곳이였어 물론 낮에....
새벽 타임에는 직원이 한명이야
근무하던 여직원이 하나
있었는대 그다지 친절 하다거나
불친절 하지도 않은 여자분이 있었는대
어느날 처음 보는
다른 여직원으로 바뀌었더라
나는 여느때와같이 새벽 4시에 그곳에
들렀는대 그 새로 온 여직원이
한쪽 구석에서 박스를 쌓아 놓고
물건을 정리 하고 있길래
내 물건 계산을 하려고 "계산이요~"
라고 했어
그런대 그 여직원 팍 째려보면서
지금 바쁜거 안보여요?
이러더라
헐...난 무슨 내가 나라 팔아 먹은줄
알았자나 ㅠㅠ
나도 한 성깔 하는 타입이라
한마디 할까 했지만 그냥 참았어
그때 그 여자가 정리 하던 박스를
한쪽으로 발로 팍 차면서 카운터로 오더니
바코드 찍고 삼성페이 계산 하고
다시 정리 하러 가더라
순간 내가 이 상황에 어째야 하지
어버버 하다가 그냥 나왔어
차에 시동을 걸고 출근을 하는대
진짜 기분 좃같더라
생긴것 부터가 되게 신경질적으로
생겼는대
낮에 근무하는 친절한 직원들과
비교도 되고..
암튼 다음날 새벽 4시에 다시 들렀어
거기 가기 싫었지만 거기밖에 없거든
딱 들어 서는대 잉? 아무도 없네
내 물건들 골라서 카운터 앞에 다서
저기요~불렀어 조용 하더라
조금더 큰 목소리로 저기요~
불렀더니 안쪽 창고 같은대서
뭔가 후다닥 소리가 나더니
그 여자가 나오는대 자고 있었나봐
눈도 제대로 못뜨고 아 짜증나게 이 시간에
왜 왔냐는 식으로 잠투정 부리듯이
표정과 발걸음을 온몸으로 표현 하면서
카운터로 신경질적으로 오더니
물건을 팍팍 던지듯이 계산을 하고
물건들을 손으로 툭 밀더라
빨리 꺼지라는거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저기요 왜 이렇게 불친절 하세요?
하니까
눈깔을 내리깔면서
아 죄송해요
라고 하는대 뭐 할말이 없더라구
뭐 어쩌겠어
그런대 문제는 그 새벽에 야간 근무 하는
심정도 이해는 하는대
나한테는 그 시간이 하루를 첫 시작 하는
시간 이거든 그 첫 시간을 그년때문이
종일 기분이 엿같은 거야
하루 종일 찜찜하고 짜증 나더라구
그 다음날 4시에 편의점에 들어 서는대
카운터에 앉아서 졸고 있더라구
아 그냥 나갈까?
쟤 또 잠깨면 짜증 낼꺼고
난 기분이 나쁠꺼고...
그러나 담배도 사야 하고 아침 식사로
샌드위치도 사야 하고 어쩔수 없었지
그런대 인기척에 잠을깬 그년이
아 또 왔어 시팔 ~하는 식으로 쳐다보더라
내가 뭐 구걸 하러 들어 간것도 아닌대
어쩔수 없이 여기 오는건대
나도 눈 안마주 치고 서로 보이지않는
신경질 적인 행동으로 계산을 마치고
나왔지
와 진짜 도저히 안되겠더라
그날 낮에 gs 본사로 전화를 했어
이러 이러한 일이 있다 직원 교육좀 해달라
정말 죄송 하다고 담당 지점장에게
전달 하겠대
그날 오후에 그 지점장에게 전화가 왔어
진짜 죄송하다고 사실은 나 말고도
몇몇 손님들이 클레임을 걸었대
그런대 새벽 알바가 안구해지다 보니
사람 구할때 까지만 며칠 더 근무 시킨다는게
이런식으로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고
자기가 잘못이라고 하더라
낮에 몇번 갔을때 마주쳤던 친절한 그분이였던것 같아
그 다음날 드디어 새벽 4시...
그년이 짤렸을까 생각 하며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 서는대 어김없이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날 보는 그년
눈 안마주치고 물건을 고르는대
뒤에서
저기요 혹시 점장님이라 통화 하셨어요?
라며 따지더라
네 했어요 했더니
아 시팔~ 하더라
헐 저거 진짜 어떻게 해야 하지 ??
지금 욕 하신거에요? 라고 하면서
다가 서려는대
와 진짜 소름
애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해서
두주먹 불끈 쥐고 부들부들 떨면서
나를 노려 보는대
개드립 짤 중에 그 여자애기처럼 ㅠㅠ
순간 이거 진짜 좃되겠다 싶더라구
여자를 팰것도 아니고
싸울것도 아니고
그냥 물건 안사고 나오려는대
갑자기 으앙~하면서 털썩 주저 앉아서
오열을 하더라
나 괜히 이상한 덤탱이 쓸까봐 얼른 차에 시동 걸고 튀었지
그날 오후 어제의 그 점장이 다시 전화가
왔는대 cctv를 봤대
자기가 정말 죄송 스럽고 면목이 없어서
고객님께 어떻게 사죄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진심으로 사과 하는대
그 여직원은 해고를 했고
낮에 나 퇴근 할때 꼭 좀 들려 달래
아니면 자기가 찿아뵙겠다고
그래서 퇴근길에 낮에 들렀더니
편의점 상품 카드 10만원짜리를 주더라
그러면서 자기가 부족해서 직원 채용을
잘못 했다고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계속 사과를 하는대 꼭 그렇게까지
안하셔도 된다고 감사 하다고 하고 나왔지
그 다음날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새벽 4시에 편의점에 갔는대
그 점장이 있더라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하고 기분좋게 물건 사고
나와서 차에 탔지
간만에 기분이 홀가분한 출근길이였어
차에 타서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 하려고 하는대
와 시발 편의점 옆건물 앞에 그 여자애가
서서 내차를 노려 보고 있는거야
와 진짜 소름이 쫙 돋는대
가서 욕을 해줘야 하나
편의점 들어가서 점장에게 얘기를 해야 하나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나
순간 고민 되더라
그런대 그 고민 하는 동안 나는 이미
전속력으로 운전을 하고 있었어
그 이후로 한동안은 새벽 스케줄일때
그 편의점쪽 코스가 아닌
먼 길로 돌아가는 코스로 새벽 출근 했었어
이게 말로 하면 5분인대
글로 쓰니 너무 길다
ㅠㅠ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