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는 나사가 2018년에 발사한 화성 탐사선입니다. 바퀴가 달리지 않은 고정형 탐사선으로, 내부를 꿰뚫어본다는 이름에 걸맞게 화성의 지표 아래를 탐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죠. 원래는 2016년 발사가 계획되어 있었지만 부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연기되어 2018년 5월 5일에 발사해 무사히 2018년 11월 26일에 착륙하게 됩니다.
인사이트 탐사선은 원래 지진계 등의 장비들을 로봇팔을 이용해 땅에 내려놓고, 열 센서를 땅속 깊이 박아넣어 화성 지표 내부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던 작년, 문제가 터졌습니다. 문제가 터진 곳은 위쪽 그림에서 땅속 깊이 박혀 있는, 그러니까 원래대로면 박혀 있어야 할 열 센서였죠
바로 화성의 지표가 너무 무른 나머지, 센서가 똑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기울어진 상태로 박혀 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수직으로 파고들 수 없고, 그럼 충분히 깊이 들어가지 못했으니 센서가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로 된 것이죠
나사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달동안이나 매달렸습니다. 로봇팔로 눌러 보기도 하고, 횡방향으로 힘을 가해보기도 하고, 삽을 이용해 센서 주변에 흙을 쌓아 흔들리지 않게 해 보기도 했죠.
<무슨 시도를 해 왔는지에 대해 설명해주는 JPL 소속 연구원>
하지만 결국 모든 시도들이 실패하고, 나사는 최후의 방법을 선택합니다
A bit of good news from #Mars: our new approach of using the robotic arm to push the mole appears to be working! The teams @NASAJPL/@DLR_en are excited to see the images and plan to continue this approach over the next few weeks. #SaveTheMole
FAQ: http://go.nasa.gov/HP3F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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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삽으로 두드려 넣는 것입니다!
1년간 온갖 고민을 한 나사 연구원들은 결국, 로봇팔에 달린 삽으로 센서를 두드려 집어넣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공식적으로는 'Hammering Method'라며 있어보이게 발표했고요 ㅋㅋㅋ
원래 계획대로면 5M 땅속에 박혀 있어야 할 센서는, 지금도 30cm 아래에서 열심히 망치질을 당하고 있습니다. 망치질을 계속할 경우 센서와 탐사선을 잇는 케이블이 손상을 입을 우려가 있다 하지만, 센서 자체를 못 쓰게 될 상황에 놓인 나사 연구원들은 그런 것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모습들은 지구 최고의 지성들이 모여 1년동안 하는 일이 땅에 못을 박아넣는다는 일이라는 데에서 웃음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무인 탐사가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증거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의 화성 탐사선들은 모두 이와 같은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있었고, 많은 경우엔 끝까지 해결하지 못하곤 했죠. 또, 사람이 있었다면 얼마나 쉽게 해결됐을지를 생각하면 왜 유인 우주 탐사가 필요한지에 대한 자그마한 근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줄요약
1. 나사도 우주선에 문제가 생기면
2. 때려서 고친다
3. 무인 탐사는 애로사항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