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근처 작은 빌딩에 공터형 주차장이 있는데
하루이틀 간격으로 우렁찬 배기음 소리가 수차례 들려오더라
내 방이 웅웅댈 정도의 소리였다
밖으로 시동 끄라고 소리도 질렀는데 잠깐 볼륨 줄이더니
며칠 전 다시 웅웅대더라
도저히 못참겠어서 보러 나갔다
오토바이인 줄 알았는데 자동차더라
남자 서넛놈이 모여있고 시동걸린 차는 세대쯤 되더라
가족이랑 같이 살고 거리도 너무 가까워서 큰일 날까봐
차마 뭐라 말은 못하고
번호판 잘나오게 확대해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 왜찍냐고 물어오는데 대꾸도 안하고 그냥 집으로 갔다
이새키들 켕기기는 하는지 내가 사진찍고 가니까 소리 줄이더라
다시 며칠 뒤 오늘 또다시 들려오는 웅웅소리
지난번만큼 엄청 크진 않지만 이것도 분명 정상적인 배기음은 아니다
음식쓰레기 버릴겸 나가서 다시 봤다
두세명 모여있던데 지난번보다 소리가 약간 작았던 건 가장 소리 큰 차량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시동켜진 차가 전과 다르길래 다시 조용히 사진을 찍었고
이번엔 좀더 날서게 저기요 저기요 하길래 빤스런했다
한두차례도 아니고, 창밖으로 소리도 지르고 사진도 찍어갔는데
계속 그러고 있어서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니까 일단은 신고할 생각이다
근데 찾아보니까 그냥 가볍게 과태료 내는 게 아니라
벌금내고 전과1범 되는 엄연한 범죄더라
그래서 갑자기 고민이 되더라
어차피 얘네 내 얼굴도 모르고(마스크) 집도 모르니 원래는 그냥 신고할 생각이었는데
이정도로 남을 전과1범으로 만들어버리면 뒷감당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졌다
이거 어떻게 해야 할까?
밤9시에서 새벽 2시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