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조회 수 97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취직 준비하다가 다 실패하고 절망과 우울에 빠져 폐인처럼 지내다가

학생 때 이후로 진짜 오랜만에 PC방 갔다

신발 벗고 의자 위에 올라 앉아서 발가락 긁으면서

그냥 풀린 눈으로 게임하고 야짤 보고 시간 보내고 있는데

라면 시켰더니 갔다주는 여자 알바생이 고딩 때 3년 동안 같은 학원 다녔던 여사친..

순간 서로 알아보고 움찔 했는데 그냥 별 말은 안하고 지나갔지

그러다가 알바생이니까 청소(?)하느라 돌아다니면서 내 양 옆자리 

컴퓨터 키보드 마우스 닦으러 왔는데 내가 헤드폰 끼고 음악 듣느라

옆에 온 줄 모르고 야짤 보다가 뒤늦게 알고 깜짝 놀라서 꺼버림

 

그 순간 그냥 존ㄴ 쪽팔리고 내 자신이 한심하고 울고싶더라

그러다가 시간 다 써서 새로 충전해야 하는데 하필 딱 한장 남은 지폐가

많이 구겨져서 그런지 지폐 투입기에 안들어가는 거임

그래서 카운터에 지폐 다른걸로 바꿔달라고 말하려고 하는데

하필 그 여사친 알바생이 있어서 이걸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냥 그만 하고 나갈까, 나가서 ATM 에서 지폐 새로 뽑아올까

별 생각 다하다가 귀찮아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걔한테 말했음

 

이거 지폐가 안들어가서 다른 지폐로 바꿔달라고 하니까

그 여사친 알바생이 살짝 웃으면서 저 아시죠? 그러길래

내가 아 네.. 그랬더니 근데 왜 모른척 해? 이러면서 웃더라

그래서 내가 아니 뭐 좀 그냥.. 오랜만이고 어색해서.. 이러니까

코로나 조심하라면서 마스크 잘 쓰고 하라고 하면서 지폐 건내주더라

 

그래서 고맙다고 하고 자리로 돌아왔는데

뭔가 창피하고 나 자신이 부끄럽고 초라하고 한심하더라

사실은 그 여사친이랑 같은 학원 다닐 때만 해도 내가 공부를 엄청 잘해서

다들 연고대 갈 거라고 생각했던 학생이었거든 내가..

 

근데 현실은 연고대는 커녕 수능 날 첫과목 언어영역 망치면서 다 꼬이고

재수 삼수까지 했는데 진짜 뭐에 홀린 듯이 구렁텅이로 점점 빠져서

수도권 4년제 그냥 적당히 다니고 군대 다녀와서 취업도 계속 실패하고

폐인처럼 되어버린 내 모습에 .. 너무 창피하더라

 

그 여사친 알바생은 나를 어떻게 봤을까 좌절감에 우울한 노래만 듣다가

다 하고 집에 가려고 나가는데 그 여사친이 나보고 가려고? 이러면서

나보고 핸드폰 번호 바뀌었냐고 하길래 그대로라고 하니까

오랜만에 봤는데 가끔씩 연락이나 하자고 해서 그냥 그래 라고 답하고 나옴

 

그러다가 어제 밤에 카톡으로 그냥 지난 이야기들 이런 저런 얘기들 하는데

걔도 나름대로 고생 많이 하고 그나마 PC방 알바 하면서 지낸다고 하는데

10대 시절에 밝은 미래를 꿈꾸면서 같이 공부했던 친구를

이런 모습으로 다시 만나고 나니까 알 수 없는 감정에 가슴이 뭉클하면서

이 나이 먹고 자면서 눈물 흘린건 참 오랜만이다..

 

지금도 취업 공부한다고 독서실 와있는데

어제 여운이 계속 남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괜히 마음이 뭉클하고 눈물이 날 것 같다

 

이렇게 한번 써내려가야 감정이 해소될 것 같아서 일기처럼 써 봄

 


소중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기준 추천수 이상이 되면 아이콘을 가지게 됩니다.

김짤닷컴에서는 도배 및 무성의 댓글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길시 무통보 7일 차단이 됩니다.

 댓글 새로고침
  • 익명_20377582 2021.03.30 23:55
    why do we fall?

    so we can learn to pick up ourselves.

    형 지금당장은 부정적이고 아무것도 이룬게 없고 잘나가는 사람들 보면

    나 자신이 늦은것 같고...

    하지만 형 형이 극복해야 할 건 형 자신이야.

    난 형이 갖고있는 가슴깊이 있는 뜨거운 불꽃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시 부딪히고 스스로 뭔가 이뤄 낼 수 있을거야 형.

    힘내자. 갈길이 멀다!
    0 0
  • 익명_73808766 2021.03.30 23:55
    스스로 한심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너를 한심하게 생각하지 않아
    지금 현 상황이 좋지 않아서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바라볼 수는 없겠지만
    이런 상황들이 지나고 나서는 힘들었던 지금이 너에게 값진 시간이였다는 것을 알게 될거야
    대학 그리고 취업 시스템에 너무 얽매이면 삶이 힘들어져 좀 더 유연한 생각을 가지고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길 응원한다.
    0 0
  • 익명_86782817 2021.03.31 01:57

    스스로를 자학하지 마세요. 노력하고 있으니 좋은 성과가 나올꺼니까 힘내세요. 


    - 축하드립니다. 아쉽네요! 최저 댓글 보너스 10점을 받으셨습니다.

    0 0
  • 익명_59829833 2021.03.31 13:18

    자존감만 낮아지지마셈 자극받는만큼 다시 힘내면 성공할 수 있을거야 형 ㅎㅇㅌ

    0 0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익게 무성의글 즉시 IP 차단입니다. 18 익명_63088109 2022.07.02 128088
공지 익게 비회원 작성 가능 정치글 IP 차단입니다. 30 익명_83964249 2022.03.20 136498
108306 ##군대동기 결혼식 모바일청첩장### 8 익명_23873332 2020.10.16 294
108305 #ㅅ트 보면 4 익명_39134912 2022.10.14 672
108304 #신기한거 당한사람만 1 익명_59173564 2023.04.24 126
108303 '~네요' 말버릇 4 익명_47339688 2023.08.17 161
108302 '~노' 말투 전부 일베인가요? 9 익명_10208174 2024.03.02 235
108301 '~해죠' 이거 너무 싫음 7 익명_79540169 2022.08.08 320
108300 '강하게' 두글자로 줄이면 뭐냐 6 익명_66678478 2019.03.25 165
108299 '국보급 목소리' 성우 박일 별세 file 익명_30276292 2019.07.31 135
108298 '그성별' 직원들 1 익명_42649663 2020.08.11 126
108297 '김승현 안피디의 스포일러' (유튜브)채널 아시는분? 6 익명_57832452 2023.04.29 265
108296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속담은 정확히 어떤 행동을 의미하는 것인지요...? 2 익명_61398374 2019.10.12 97
108295 '독박육아' 주장하던 '전업주부'와 이혼한 썰 3 익명_48283479 2019.09.27 207
108294 '레스터전 환상골' 손흥민, 런던풋볼어워즈 '올해의 골' 수상 익명_65112970 2023.03.14 394
108293 '문란'과 가장 강한 상관관계를 지닌 변수 4 익명_44337082 2019.05.27 222
108292 '박사방' 무료회원 추정 20대 숨진 채 발견 6 익명_96540671 2020.10.23 197
108291 '시축하고 퇴장'' 골때녀 멤버들..."심판과 계획한 퍼포먼스" 익명_50456689 2023.03.10 130
108290 '아내도 있는데' 워커, 술에 취해 여성 앞에서 '성기 노출' 3 익명_78222080 2023.03.10 464
108289 '아뿔싸' UCL 무대서 나온 '하의 실종', 옐로카드도 아니다? 익명_91918674 2023.03.16 372
108288 '알바'에 대해 정리해준다 4 익명_99425789 2021.09.13 199
108287 '애놓는다' 사투리임? 7 익명_75719458 2023.02.25 312
108286 '여자친구랑 ㄸ첬 라는말 9 익명_88540539 2020.04.10 410
108285 '음' 리플다는새끼 일렀다 16 익명_43979403 2020.05.07 206
108284 '음성이긴한데~' 가 뭔뜻인걸까요? 8 익명_07304032 2022.04.19 310
108283 '전반 15분만의 3실점' 손흥민, 최악의 수비 3 익명_53966767 2023.05.01 401
108282 '지옥'의 유아인이 맡은 배역에 4 익명_81713839 2022.01.30 34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333 Next
/ 4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