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어릴때부터 가난했음
남들 다 먹는거 우리집은 내 생일때나 한번씩 먹음
과자도 어쩌다 한번 엄마가 사왔었는데
항상 크림블 이라는 과자를 사왔음
이게 몽쉘이나 초코파이 같은건데
몽쉘의 보급형 느낌? 그런거임
내가 초코를 엄청 좋아해서
맨날 엄청 맛있게 먹었음
그러다 군대를 갔는데
군대 훈련소에서 가나파이 몽쉘을 주더라
가나파이는 어쩌다 한번씩 주고 몽쉘은 자주 나왔는데
정말 거짓말 안하고 몽쉘을 처음 딱 먹었는데
막 눈물이 날거 같았음
맛도 맛이지만 이렇게 군대에서도 퍼주는 과자를
나는 이제서야 처음 먹어봤단게 너무 슬프더라
우리 엄마 아빠는 이걸 먹어봤을까 생각도 들고..
그러다 가나파이를 처음 딱 먹게됐는데
진짜 너무 맛있는거야 너무 너무 맛있고 친구들이 고딩때 사준 초코케이크랑 똑같은? 그런맛이더라
훈련소에서 일기 쓰잖아 그날밤에 거기에도 써놓음
수료식날 가나파이 엄마아빠랑 같이 먹기
그러고 수료식날 아빠는 못오시고 엄마만 오셨는데
엄마가 우리아들 뭐먹고 싶냐고 묻길래
가나파이 먹자고 그거 진짜 맛있다고 그랬음
그랬더니 엄마가 그래 먹으러가자 어디로 가야돼? 이러는거야
훈련소 앞에 있는 슈퍼로 들어가서 싱글벙글하면서 가나파이를 사는데 엄마 표정이 너무 안좋은거야
무슨 일이지 생각하면서 가나파이 사서 나왔는데
엄마가 펑펑 우시더라
우리아들 군대에서 그렇게 고생하고 먹고싶은게 고작 가나파이였냐고 엄마가 미안하다고..
엄마는 무슨 파이니까 유명한 빵집 같은데서 파는건줄 알았대
그래서 내가 웃으면서 엄마 이게 파리바게트 케잌보다 훨씬 맛있어 이러니까 엄마가 아이고 내 새낀 맛있는걸 못먹어봐서 이러면서 대성통곡을 하시는거야;
알고보니까 엄마가 크림블 사오면서 항상 미안했대
몽쉘이랑 크림블이 크게 가격차이가 나는 과자도 아닌데
그 몇푼 아끼겠다고 자식한테 싼거 사가는게 항상 미안했다는거야
그 얘기 듣는데 나도 슬픈감정을 못다스리겠더라고
가난이 도대체 뭔지 이런 생각이 들고
그래서 그날 엄마랑 끌어안고 펑펑 울었어 훈련소 앞 슈퍼에서ㅋㅋ
그냥 오랜만에 마트에서 크림블이 보이길래 사서 먹었더니
옛날 생각이 나더라고
요즘은 그래도 집 사정이 나아져서 그때보단 잘 살고 있어
나도 해외 파병가서 번 돈으로 장사 시작 해서 열심히 살고 있고
김짤에도 힘든 사람들 많자나 우리 힘내자
언젠가 좋은날이 올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