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이긴 한데 며칠전 직접 겪은 일이야
부정적인 경험인데도 여운이 오래 남아서
그냥 속상하기도 하고 멍한 기분에 여기에 끄적여볼게
난 대학생인데 군대 갔다와서 작년 가을에 2학기에 복학했어
그래서 전공 수업을 듣는데 같은 조가 된 여자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
그런데 난 소심해서 제대로 표현도 못하고 그냥 가까이서 보고
가끔 조별 과제 때문에 톡으로 연락하는 정도로 만족했어
그러다가 우리가 방학 때 전공 관련해서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어
대단한건 아니고 관련 분야 방문해서 견학한 다음에 보고서 쓰는건데
며칠 전에 나랑, 그 여자랑, 또 다른 같은과 남자랑 셋이 갔어
나랑 그 여자는 안면은 있지만 그렇게 친한건 아니라 별 대화가 없었고
그 남자는 처음 합류한건데 우리 둘 다 잘 몰라서 서먹서먹했어
그래서 (내 생각에는) 우리가 해야할 일에 집중해서 견학을 마쳤고
난 잠시나마 학교 밖에서 그 여자랑 같이 시간을 보냈다는게 좋았어
일을 다 마치고 집에 가려고 각자 헤어지는데
그 남자랑 여자가 집에 가는 방향이 같은지 같이 가더라고
그래서 나는 어차피 차 시간이 많이 남아서 둘을 따라갔어
(미행이나 스토킹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냥 그 여자가 더 보고싶었어
그렇다고 으슥한 곳까지 쫓아간건 아니고 사람들 다 다니는 전철역에서
그 방향으로 조금 더 나아갔을 뿐이니까 오해하지는 마)
그런데 남자가 자기는 화장실 좀 들렸다 간다고 여자보고 먼저 가라고 하더라
그랬더니 여자가 자기도 화장실 갈거라고 같이 가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난 그냥 서서 지켜봤는데 여자가 먼저 화장실 가서 손만 씻고 나온거 같던데
남자도 곧 뒤따라서 나오니까 여자가 남자한테 달라붙더라
그러면서 오늘 처음 본 사이인데 막 애교부리면서 말하더니
좀 있다가는 둘이 손도 잡고 깍지도 끼고 막 얘기하더라
남자도 싫은 눈치가 아닌지 웃으면서 답하고..
둘이 서있던 나를 지나쳤는데 아마도 못본거 같아
그렇게 다정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까 허탈하더라고
물론 내가 그 여자가 나를 좋아하도록 노력한건 없지만
그렇다고 오늘 처음본 이 남자도 뭘 한건 전혀 없거든
그런데 한 여자의 마음을 얻는게 이렇게 간단한 거였나
나한테 별 반응 없던 여자가 하루만에 저 남자랑 가까워지고
애교를 부리고 손을 잡고.. 나한테는 좀 충격적이었어
그냥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서
그 허탈한 기분이 여운으로 아직까지 남는다 이틀이나 지났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도 몇시간 째 그 기분이 계속 느껴져서
털어놓으면 좀 가벼워질까 싶어서 여기에 써봤어..
니가 못생겨서 그런거야.
얼굴이 못생기면 학창시절부터 자존감이 낮고 소심한 성격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니가 못생긴건 너희 부모님 탓이지 니 탓이 아니야.
깡다구 있게 성형 도전하지 않을꺼면(어차피 본판이 못생기면 실패 확률이 월등히 높아) 그냥 포기하고 살아라.
모쏠비혼으로 돈 모아서 나이 먹어서 유흥업소 다니면서 살아.
어차피 시간이 가면 무뎌져.
그 년놈들의 젊음도 결국엔 스러져.
그냥 인생 단념하고 혼자 즐기는 버릇을 들여.
이상 30 모쏠후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