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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전부 시골 군단위 출신에 대학은 처음엔 보건계열로 갔는데 1학년 내내 탱자탱자 술판, 동아리, 뭐 이런걸로 학사경고 받고 휴학-군대테크 / 전역 후에 동기들은 국가고시준비, 나는 차마 개판친 학점과 학사경고가 싫어서 학비 번다는 핑계로 2년 시설관리 계약직으로 학비 벌면서 다시 대입 준비

결국 지거국 전기 들어가고 20대 후반에 학점 3.8선 졸업했고 전기기사 하나 있음

시골 내려와서 취준한다고 식충이짓 하면서 그맘 때 코로나 터지고 취업문도 죄다 줄어드는 상황에 정작 나는 마음도 안 잡히고 내 스스로가 소위 말하는 좆소에 비빌 인재가 아니라고 자위하면서 허송세월 1년... 나이는 자꾸 차는데 대기업은 나이컷도 있다는 소문에 불안함은 곱절이 되고 현실 도피하려고 자꾸 커뮤나 겜에 의지했던 거 같음 

이렇게 엠창으로 살 바에 그냥 전액할부로 대형트럭 하나 사서 콜바리나 할까? 할 때 쯤에

결국 전공 자격증과는 전혀 상관없는 지방 농협 기능직 들어갔고 부모님은 집 가까운 곳에서 출퇴근하니 좋다고 하시네... 시골에선 농협 인식도 나쁘지 않고

근데 이게 또 이제 비빌곳이 생기니까 이제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시골집 명의도 내 앞으로 돌려놔서 막말로 요즘은 그냥 아파트 마련말고 시골집 리모델링이나 해서 평생 여기서 살까? 라는 생각도 들고... 시골에만 있다보니 시야도 좁아지는 기분이고 세상 돌아가는 걸 커뮤로 접하고 있는 수준이라 내 스스로 걱정이 좀 크다...

지거국 전기 3.8
전기기사
위험물산업기사
한국사
컴활
지게차
운전면허(대형,특수)

술 끊은 지는 3년 됐고 담배는 하루 한갑 정도 태움

그냥저냥 만족스러워, 근데 그게 문제야 이 만족감이 언제까지 나를 붙잡아둘지는 모르겠고 시골에 푹 잠긴 뒤에 내가 여기서 벗어나고 싶을 때 벗어날 방법은 있을까 걱정도 되고 나이도 이제 서른줄 접어드는데 결혼은 어떻게 하며 혹 한다고 해도 그 여인은 무슨 죄로 시골에서 신혼을 하고 싶어 할까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 갑자기 또 좆같아져서 커뮤 들어가서 눈팅이나 하면서 환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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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_14105438 2023.03.06 13:09
    뭔가 나랑은 반대의 삶인 것 같아서 몇글자 남겨봄

    나는 좋아하는 걸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임
    이게 나한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좋아하는 걸 추구하는 거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덕임
    그래서 달성하지 않아도 즐거웠었음
    물론 아쉬움, 패배의식 같은 건 여전히 있지만 그래도 그런 거에 집어삼켜지지 않을 수 있었음 다행히

    어떤 사람을 놓고 볼때, 혹은 어떤 상황을 놓고 볼때,
    같은 것이어도 누구는 긍정적으로 보이고 누구는 부정적으로 보이고 막 그런 거 있잖슴
    형님이 쭉 써놓으신 형님의 현재 상황에서 나는 도대체 형님이 '뭐가 고민인지' 모르겠음

    형님의 저 생각들이 별거 아니라는 얘기가 아님
    형님이 별거 아닌 걸로 힘들어한다는 얘기도 아님
    누군가가 보기에 무난하게 잘 사는 걸로 보이는 형님의 삶이 왜 형님 스스로는 고민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부분에서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거 같음

    똑같은 상황이더라도 형님 마음먹기에 따라서 좋게 보일수도, 나쁘게 보일수도 있는 뭐 그런건데,
    이를테면 형님은 '비빌곳이 생기니까 이제 뭘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셨고
    나는 같은 상황이라면 '비빌곳이 생겼으니 안심이다. 맘 편히 먹고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할 거 같음
    실제로도 그러고 있고

    어쩌면 형님이 너무 삶을 '달성하는 것'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거 같음
    삶은 어떤 그런 '달성하는 지점'에 있는 게 아니라 '달성하려고 하는 그 일련의 과정'에 있다고 생각함
    너무 달성에만 목매면 달성한 뒤의 고독함이라는 숙제가 남기 마련임
    그래서 나는 형님이 좀 고독해보임

    뭐 예전에 마구잡이로 논 거 치곤 자격증도 많고, 집도 있고, 직장도 있잖수
    지금의 만족스러움이 단순히 달성했기 때문에 오는 그런 것이라면 형님의 지금 고민은 당연히 수반되는 것이라고 생각함

    앞으로 내가 어떤 방향으로 살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셈
    -틈날 때마다 여행을 다니며 견문을 넓히겠다
    -책을 많이 보면 내 스스로를 단련시키겠다
    -건강이 최고다. 남은 삶의 대부분의 시간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커뮤가 세상이다. 이 커뮤에서 네임드가 되겠다
    -커뮤가 세상이다2. 세상일에 통달해봐야겠다
    삶의 태도로는 뭐든 좋지 않겠음?

    참고로 나는 50대에는 게스트하우스를 꼭 차리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고
    지금은 30대 후반인데 다른 하고 싶은 공부가 있어더 4월 원서내는 걸 목표로 대학원을 준비중임
    월급? 쥐꼬리임. 전직한지 얼마 안되어서 걍 직장인 평균 1년차 연봉임
    결혼 생각도 없지는 않고 만나는 사람도 있지만 수입이랑 내가 하고 싶은 게 걸림돌이 될까봐 고민하고 있음
    모아둔 돈이나 물려받은 재산 1도 없음, 빚이 있으면 있지

    뭐 나도 형님처럼 길을 잃은 적도 있지만 새로운 하고싶은 것들로 다시 불을 지피게되었음
    형님도 형님 나름의 불을 지펴볼 수 있었음 좋겠음
    0 0
  • 익명_48890753 2023.03.07 00:24
    담배만 끊으면 다 괜찮은데 걱정할 필요 없어. 흘러가는 대로만 살면 어떠냐 이미 이룬만큼 이뤘는데 건강만 잘 지키며 살아도 잘살고 있는거야 너무 걱정말어. 그렇게 살다보면 갑자기 하고 싶은것도 자연스럽게 찾아보고 할거니깐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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