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른 중반이다
다음달 말쯤이면 만나이 대통합된다고들 하는데 그래서 달라지는게 뭔가 싶다.
이전에 구여친이 결혼했다는 짤붕이다(글 찾기 어려운데, 장거리하는 도중 여친 임신해서 결혼했다는.)
글쓰고나서도 지울까 말까, 혹시나 어떤 경로든 구여친이 이글을 보게 될까하고 나란 병1신은 그런일을 당해도 끝까지
뱃속의 애는 잘못이 없지 않냐고 자기 합리화하다가 일도 바빠서 불안증세가 공황이랑 같이 왔었는데
지금은 나름 극복하면서 주말에도 여러가지 이것저것 등산도하고 러닝도하면서 혼자 시간보내기를 하고 있다.
막상 결혼해버리고 남의 여자가 이미 됐지만, 결혼식이란걸 해버렸다고 하면 그 이후에는 뭔가 후련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허망한 감정이 맴도는 시기가 와서
평생 입에도 못대던 술로 보내던 날들도 꽤 있었다.
그러다가 차라리 욕이라도 시원하게 해줄걸,
이전에 봤던 영화 <스물>에서 김우빈이 했던 대사 중 “내가 너 존나 사랑했는데 나만큼 사랑해주는 사람 못 만날거야”라고
길거리에서 사람들 보는데 쪽팔리게 윽박이라도 질러줄 걸 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이나 하면서 딸이나 잡고 있다.
그 이후에 다른 연애를 해보려고 노력도 하고 친구들한테서 들어온 소개로 여러명 만나기도 해봤는데,
그런 일이 일어난 뒤로는 여자가 아니라 사람 자체가 믿어지지가 않더라 제대로 만나기도 전에 또는 만나기로 하고 나서 구여친이랑 비슷한 행동을 하면
그저 무슨 정신병자 새끼마냥 얘는 이럴거야 저럴거야하는 온갖 망상이 들어서 그냥 놔버렸다.
정말 좋은 사람이 떡하니 나타나서 이 사람이라면 괜찮겠지라고 생각이 든다고해도 그 사람 입장에서 나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그런 사람으로 느껴질까하고
되려 내가 나를 포기하게 되는 그런 일이 반복되는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뭐 그냥 편하게 여자 만나는건 놔버리고 일 열심히하고 자기계발에나 더 충실하려고 한다.
개붕이들이 원하는 후기가 이런거였을지는 모르겠고, 그냥 어딘가에 이일을 속시원하게 말하고 싶은데
그럴수 없는 현실에 익명으로라도 몇자 적어봤다.
시1발 오늘도 무슨 일하다가 갑자기 엘리베이터에서 본 무슨 글자하나 떄문에 걔가 생각나서 괜히 마음이 허하더라
예전에 연애프로그램 같은거에 고민 상담이랍시고 사연 나오는 거 보고 있으면, 떡 하니 답나오고 누가 잘못했고 니가 잘못했으니까 그런거지라고
스스로 명쾌하다, 저런애들은 지가 그러는지 알고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내가 병1신이고 호구였었던것 같다.
나중에 어떤 좋은 일이 좋은 사람이 내 곁에 있으려고 이런 큰 시련이 오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이제 얼추 반년정도 지나고 있으니 그만 세월 낭비하고
내 인생에 더 집중해야겠다.
긴글 읽어줘서 고맙고 짤붕이들도 올해 이루려고 했던 일 다 이루면 좋겠다.
요약 : 구여친 장거리중에 딴놈이랑 임신함
결혼 엔딩
후폭풍 심해서 공황옴
약안먹고 개기다가 현타와서 6개월 시간 낭비
연애 놔버림(올해 한정)
시’발 김짤 포에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