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친구 어머니 돌아가셨을때 내가 해외출장중이고 정신없어서
부조도 못한게 마음에 걸려서 뭔 얘기하다가 마침생각나서 친구 어린아들 장난감 사주려고 주소좀 알려달라했음
내가 무슨 장난감세트를 20만원정도 하는거를 보냈는데
이게 오늘 택배가 갔나봄 . 근데 이게 뭔 이것만있으면 안되고 또 뭐 연결되는걸 사야되나봄
이걸 모르고 애들이 많이 가지고 논다니까 나름비싼걸로 보냈는데 한다는말이
이것만 보내면 어떡하냐 ... 다른것도 사달라고 난리잖아 하 .. 이러더라
순간시1발 내가 들은게 맞나 싶어서 약간 얼탔음
반품처리 하면 되겠나? 하니까 응 반품좀 해줘 ㅇㅈㄹ하더라
걍 응 하고 끊었는데 씨1발 선물주고도 좆같네
내가 잘모르고 많이 안알아보고 보낸건 내잘못인데 그래도 좋은마음에 보낸건데 ㅅㅂ
선물이라는 게 말이죠, 둘 사이의 관계가 어느정도 좋을 때는 '주는 사람이 그 사람을 생각해서 최고의 것을 주는 선물'이 통하지만
둘 사이의 관계가 맥락도 뭣도 없고 할 때는 '받는 사람에게 좋은 것'을 주는 게 좋은 법입니다
이 둘을 바꿔서 생각해서 선물을 주면 소위 '주고도 욕먹는' 게 되곤 합니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말이죠
그 친구네 가정에서 '내 자식은 장난감을 늦게 주겠다'는 교육방침이었다면 그 친구의 입장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겠지유
형님의 좋은 마음도 좋은 마음이지만, 서술하셨다시피 둘 사이의 관계가 자연스러운 관계는 아니었잖아유
어떤 부분에서 이런 상황에서의 형님의 선물은 '그 친구를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형님 스스로를 위해서' 그 친구에게 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당
저도 형님처럼 그랬던 적 되게 많아요,
그 친구를 위한답시고 했던 행동들이 사실은 찝찝한 마음을 품고 있는 내가 그 찝찝한 걸 없애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된 그런 ...
부디 괘념치마시고, 관계에 연연치 마시고, 잘 떠나보내소서
이런저런 일들로 앞으로는 더 나은 관계들을 맺으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