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생 36살이다
30대중반 늙은청년은 솔찍히 억울하다.
1.고딩때
우리때만해도 남고 머리 반삭12mm이하 고정이었음. 지각하면 학주한테 빠따맞았고
고1때까지는 놀토있었고 고2 고3은 주말도 없었음. 토요일,일요일도 무조건 학교나와야되고 고1은 야자밤10시 고3은 야자밤11시까지였음
2.대학때
대학가긴 쉬웠나? 나 수능3등급인데 인서울 못가고 지거국갔음. 물론 그땐 지거국이 인서울커트라인 학교보다는 낫다는 인식이 있었음.
현실은 지거국출신도 그냥 지방대임 알아주지도 않음.
3.군대
이등병월급 7만원이었고 병장월급이 9만원이었음. 요즘병사들 월급 무슨 100만원 200만원이라매?
그정도 줘야 되는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솔찍히 ㅈㄴ억울함. 난 2년 월급 열심히 모아서 100만원모았는데 요즘은 2천모으는게 목표라매;;
4.취업준비
대공무원 시대였음.
물론 난 영어를 잘못해서 공무원은 일찌감치 포기했지만 그렇다고 대기업들어가는건 내실력으로는 거의 불가능한수준
그래도 열심히 할만큼한다고 해서 중소중견급 들어갔지만
오히려 4년제 안나오고 고졸이나 전문대졸 졸업하고 대기업생산직들어간애들이 나보다 2배는 더 잘버는 현실
5.취업
회사들어와보니 역피라미도 이런역피라미드가없음
회사에 60%가 임원임 ㅋㅋ 586세대들이 임원급 꽉잡고있고 그밑으로는 죄다 부장차장임
우리팀에 신입사원 나 입사후 5년뒤에 처음으로 아랫직원 들어옴. 위에는 존나 많고 아래는 없음.
6.정부혜택
내일채움공제라고 취업하고 3년버티고 5년버티면 나라에서 돈준다는데 요즘졸업하는청년이나 혜택받지 청년재직자은 그딴것도 없음
요즘 청년도약계좌다 뭐다하는데 그것도 무슨 내가 1인가구라서 같은 노인1인가구보다 돈잘번다고 또 안됨다고함 ㅋㅋㅋㅋ
난 흙수저 청년이고 연봉도 그냥 중소기업 연봉일뿐인데 청년혜택은 거의 하나도 못받는게 현실
7.부동산
2017년~2021년 부동산 광풍이었는데 그 전에 집산사람들은 대부분 30대후반 40대이었지
그때 우리나이는 사회초년생 20대후반 30대초반이었음. 그 나이에 우리가 집살돈이 어딨어;;
그 사이에 집값은 폭등했고 우리세대는 꿈과 희망을 다 잃었음. 그냥 벼락거지됨. 돈벌어서 집살수있을꺼란 희망조차도 없음.
그중 집산애들 이래봤자 2021년 꼭대기에 지금이라도 집안사면 인생조진단 소리나올때 쫄려서 풀대출받아서 영끌한애들밖에없지
8.결혼 및 출산혜택
세종시 출산장려금 120만원준단다ㅋㅋ 더 알아볼것도 없음
요약
학창시절에 대학시절 취업준비시절에 경쟁이란 경쟁은 다하고
군대 월급 9만원받았고
이제야 흙수저 탈출 해보겠다고 열심히 돈모으는데 집값은 이미 저 멀리 가버렸고
무슨 청년혜택은 하나도 못받음
나쁜 걸로 보면 우리 세대가 최악의 세대이고,
뭐 다 그럴 거에여
나영석이 그랬잖슴, 사람은 다 각자의 지옥이 있다고
우리의 괴로움이 우리 때문으로 인한 게 아니라 우리 세대의 고통이 억울하고 열받을 순 있겠지만,
그걸 내 삶으로까지 끌고들어오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억울함과 고통을 꾸역꾸역 겪는 것이라고 생각함
평소 입지 않던 흰바지를 사서 입고 나가면 그날 유독 흰바지 입은 사람만 눈에 띄잖슴
억울한 걸로 초점을 맞추면 진짜 끝도 없이 억울한 게 나올거임
89년생이 그럴거고 94년생이 그럴거고 2000년생이 그럴거임
위로는 안그러겠음?
84년생이 그럴거고, 79년생이 그럴거고, 58년생이 그럴거임
삶을 낙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보임
어떤 논문에선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를 다음과 같이 나누더이다
낙관주의 : 잘된 것은 내 덕으로, 안된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탓으로
비관주의 : 잘된 것은 외부의 덕으로, 안된 것은 내 탓으로
세대의 불행함을 내 삶으로 끌고 들어오진 말란 얘기임
근데 님 글은 세대의 불행을 너무 님 삶으로 끌고 들어온 거잖슴
그러면 힘든 건 님 혼자뿐일 거임 ...
어디 지나가다가 본 인터넷 현자의 글인데,
사람은 누구나 다 '나는 복잡하게 착하고, 너는 단순하게 나쁘다'고 생각하는 속성이 있다,
고 하더이다
부디 모두가 복잡한 상황으로 나빠져버렸고, 단순한 상황으로 착해진 상황으로 생각해보셨음 좋겠음
님이 적어주신 수많은 억울한 포인트들을 좀 단순화하셔서, 세대가 불행할지언정 님의 삶은 행복해야하지 않겠음?
화이팅하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