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내가 모솔아다 '찐따' 라는건 인정하고 시작할게
찐따 아닌 형들은 공감 못하더라도 이해해줘..
대학생인데 같은 학과에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어
같은 전공수업을 많이 들으니까 당연히 얘기도 해봤고
같이 팀플도 하면서 가까워지고 톡도 자주 했던 사이야
근데 좋아하는건 나 혼자만의 마음이었을거고
눈치를 챘는지 못챘는지 나한테 그런 관심은 안보였지
그런데 우리 과에 정말 잘생기고 멋진 남자가 있어
잘생긴거는 무슨 미남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훈훈하고
운동해서 몸도 좋고 성격이 씩씩하고 리더쉽 있고
같은 남자로서 봐도 정말 멋있고 부러운 선배지
근데 1학기 끝나고 방학 기간 사이에
그 선배 형이랑 내가 좋아하는 여자랑 사귀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랑 사적으로 만나서 얘기하면서
둘이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 만나서 뭐 했는지
언제 어디로 여행가서 뭘 했고 어쩌고 저쩌고 썰을 푸는데
그냥 가슴이 너무 쓰리고 집에 돌아오니까
너무 우울해서 그냥 침대에 혼자 누워서 멍하니 있게 되고
진짜 찌질한거 알지만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까
무슨 꿈을 꾸었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괜히 눈물이 나고..
다 내가 그 선배 형보다 모자라서 그런거고
내가 봐도 나는 그 여자와 어울리지 않는 놈이고
그 여자와 잘되려고 노력해본 것도 없었고
논리적으로 보면 내가 이렇게 슬퍼할 권리도 없는거지만
그냥 마음이 너무 아파..
내가 정말 좋아해서 손도 잡고 꼬옥 안고 싶었던 그 여자가
나보다 훨씬 멋있는 남자 품에 안겨 미소짓는 모습을 생각하면
그게 더 잘 어울리니까.. 쿨하게 응원해줄 수 있으면 참 좋겠는데
도저히 그게 안되면서 혼자서만 마음이 너무 아파
그러다가 정신 차리려고 씻으러 욕실에 들어가면
거울앞에 있는 내 모습이 너무 꼴도 보기 싫어
밋밋하게 생긴 얼굴에 거친 피부
좁은 어깨에 근육도 없는 살덩어리
가느다란 허벅지에 번데기 같은 고추
그 형과는 너무나도 비교되지
눈썹 진한 미남형에 깨끗한 피부
운동으로 다져진 넓은 어깨와 근육질 몸매
축구할 때마다 빛나는 탄탄한 허벅지와
같이 목욕탕 가서 봤던 우람한 육봉
그냥 내 모습이 너무 꼴도 보기 싫어서
샤워기로 거울에 물 뿌리면서 부글부글 하다가
이러고 있는 내 모습이 더 한심해서 변기에 걸터앉고
스스로의 뺨을 때리며 정신 차리고 씻고 나와서 이러고 있다..
한심하지? 나도 알아..
근데 너모 속상해서 써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