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성인되고나서부터'라는 주의를 가진 부모님 아래서 자라온 탓에
연정이라는 본능을 쇠사슬로 억압시키며 살아옴... 세뇌 당하듯 중고등학교를 남중남고로 갔고 거기서도 주변애들 연애하면 '옳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고 이상하게 여겨왔다
(나 남중 이후로 남고는 절대 안 간다고 주장했는데 부모님이 억지로 남고 보냈다.. 그때 이후로 포기함)
연애도 해본 애들이 계속 하는 거라고, 대학교 와서 여자에 대해 난 엄청쑥맥이 되었다
그래도 생활하며 친구로서 여자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사라졌는데 '연애'를 무거운 것으로 무의식적으로 의식하게 되어서 이성으로서의 여자는 대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생긴 건 멀쩡해서 나름 여자애들한테 대시는 몇번 받았었는데 쑥맥이라 나 혼자 끙끙 앓다가 썸 끊어버리거나 잠수 타거나 그럼
이게 뭔 정신병인진 모르겠는데 썸 잘 타다가 걔랑 사귄다고 생각하면 문득 무서워지고 '내가 정말 남자친구 행세를 할 수 있을까?', '내게 실망하면 어쩌지?' 이런 심리가 들면서
동시에, 걔의 단점들을 확대해석하며 '역시 이정도로 썸은 정리하는 게 좋겠어' 이런 판단으로 이어진다
정말 내가 짝사랑했던 여자애가(지금도 아쉬워서 꿈에 나올 정도) 밤길에 스리슬쩍 내 손을 잡고 팔짱을 낀 적이 있는데 그때도 '사귀기 전에 손을 잡는다', '사귀기 전에 팔짱을 낀다'라는 행위가 내게 너무 무겁게 느껴져서 몇초 안 가서 내가 팔짱 풀었을 정도니...
물론 쑥맥답게 내가 직접 먼저 대시해본 적도 없다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상대가 맘있는 거 아닌 이상 짝사랑으로만 끝났지
그렇게 세월이 흐르며 나도 나이를 먹는데, 나의 연애경험/지식은 내 나이에 걸맞게 성장하지 못하니 더욱 또래와 연애하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아 무섭다
나의 잃어버린, 젊은시절 연애경험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미성년자 포함한 어린여자와의 연애를 동경하는 비정상적인 연애심리까지 생겨나게 되며 자기험오가 좀 심해진다 ㅠ
설상가상으로, 친구들끼리 만나서 자주 여자얘기, ㅅㅅ얘기 나오는데 그때마다 '아직까지 연애 한번 못해본 모솔인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더해지고...
뭐 그냥 밤에 현타와서 주절주절해봤고... 뭐 남탓이라면 남탓이다만, 어린시절 자아/성격 형성에 있어서 부모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을 자주 접하는데,
혹시 그때 부모님이 연애 관련해서 오픈마인드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혹시 뭐 뒤늦게 모솔 탈출성공한 사람들 조언같은 거 해줄 수 잇음 좋겟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