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10년차가 회상해 본 군대

익명_33637875
  • 2019.08.26. 00:23
  • 101


난 해병대 1047기로 전역했고 해병대에 대한 특별한 자부

심이나 병신력은 없다고 생각하는 점을 먼저 밝힘.










입소와 훈련소



처음에 해병대를 지원한건 약간 객기가 있었던건 인정함.

어린 나이에 어떤 군대가 힘들고 멋있고 그런 기준 같은건

없었고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단지 그냥 사람들이 해병대 

해병대 하길래 지원한게 전부.

당시 여친이랑 포항까지 같이 갔는데 여친 일 때문에 그날

밤 서울로 올라가고 입소는 혼자함.

당시 6월이었는데 ㅆ더웠던걸로 기억한다.

입소식 할때 뒤돌아보고 가족들에게 큰절하는 시간이 있었

는데 아무도 없어서 좀 민망했던 기억.

교관들 인솔따라 모퉁이 돌자마자 쌍욕 날아오면서 오리걸

음으로 신병교육대까지 갔었는데 그때 바로 후회가 밀려옴.

훈련소 힘든건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이라면 다 알거다. 민간

인을 6주만에 참군인으로 만드는 과정인데 아마 군생활중

에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시간은 이시간이 아닐까 싶다. 사

회에서 공기처럼 누리던 자유를 다 빼앗기고 행동하나하나 

말투하나하나까지 제약이 걸린다. 총기 수령, 전투복 수령, 

팔각모 수령 할때도 목소리 작다고 땡볕에 쪼그려뛰기를 수

십차례해야하고 밥먹을 때도 목소리 작다고 쪼그려뛰기 시

키고 밥먹는게 일상이었다. 아 그리고 잔반통은 없었다. 잔

반은 절대 남기면 안됐고 최대한 핥을수 있을만큼 핥는게 

나았다. 식기세척도 직접하는데 퐁퐁은 없었기 때문에 오로

지 물로 죽기살기로 세척해야되는데 교관이 지키고 서서 더

럽게 닦으면 5분정도 쌍욕 쳐먹고 다시 씻어야 함.

처음엔 못먹겠다고 개기는 애들도 좀 보이고 처음 1~3주차

사이에는 포기하는 애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나중엔 다 적응함.

극기주는 힘들긴 했지만 그때정도에는 다들 오기나 악기로 

버틴것같음.

온갖 인간군상이 모여있던 입소식때완 달리 퇴소식할땐 거

의 열외없이 참군인 만들어져있고 동기들이랑 헤어질때 백

이면 백 졸라 오열함. 이런게 전우앤가 싶음.






실무와서 후달릴때


실무에 가면 일단 다 계급이 똑같은 동기들이 아니라 선임

들과 지내게 되는데 이때부터 육체의 힘듦과 다른 정신적 

힘듦이 시작된다. 일단 가장 편하게 있었던 생활관에서 가

장 눈치를 많이 봐야하고 그들의 생활 습관이 몸에 배기전

까진 상상하기 힘든 스트레스가 온다. 물론 부대마다 어느

정도 차이는 있을거고 어떤 선임들이 있는 생활반으로 가냐

도 크다. 실무생활을 얘기할때 호봉제를 빼 놓을수 없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latte는 있었다.





이병: 느리게 경례, 느리게 말하기 ex) 필..................쒕!!
         
         생활관 다닐때 혼자 못다님 ex) 화장실 갈때도, 물마
         실때도 담배피러 갈때도 맞선임이 동행해야함. 다른
         건 보통 3호봉쯤 되면 풀리는데 담배는 안풀림.

         할수있는 말이 한정
         옛! 알겠습니다. 옛! 그렇습니다. 똑바로 하겠습니다.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부대는 '까' 자를 쓸수없고 부정하는 대답
         을 할 수없었다. ex) ~ 해도 좋은지 알고 싶습니다.
         다시한번 말씀해주셔도 좋은지 알고 싶습니다.
         
         청소시간에 사이드(걸레) 잡고 화장실청소 재떨이 비
         우기 등등...아오 ㅅㅂ 많기도 하네.. 다는 못쓰겠다.

일병: 이때부터 혼자 담배피러 가는게 가능해짐. 일병답게
         온갖 작업에 다 차출되며 일상이 매우 피곤하고 후임
         들 관리도 해야함. 보통 일병때 '일병오장'(일병 최고
         기수) 에게 가장 많은 쌍욕과 구타를 당하며 이미 익
         숙하고 항상 표정이 열받고 짜증나있음. 실제로 실무
         에 처음오면 일병오장들이 제일 무서워 보인다. 청소
         는 빗자루.

상병: 이때는 체육복을 바지 밖으로 꺼내 입는게 가능해짐. 
         딱히 크게 바뀌는건 없지만 작업에 차출되거나 하는
         일이 거의 없고 운동시설을 살짝 눈치보면서 할 수있
         고 대답할때 옛! 자를 빼는게 가능해짐.( 이게 존나큼)
         청소는 대걸레.
병장: 간부한테 걸리지 않는 선에서 모든게 가능함. 나도 한
         때는 병장으로 군대가라면 다시 가고 싶다 생각 들 정
         도였다. 청소? 그딴거 없음.

쓰다보니 한도 끝도 없네 시발 ㅋㅋ 어째든 위에 나열한건 빙산의 일각이고 진짜 지금생각해보면 웃기지도 않은 호봉제 어마어마하게 많다. 상병5호봉부터 밥먹을때 새치기 가능 뭐 이런거 ㅋㅋ

내무실 막내는 쉴시간 따윈없다. 내무실 빨래,걸레질,병장

선임 워커 털기, 내무실 각잡고 오와열 맞추기 등등 식모가 

따로 없고 이 모든건 훈련이나 과업과는 별개로 티나지 않

게 혼자 짊어져야하는 부담임. 이 생활을 얼마나 잘해내고 

버티느냐에 따라 향후 군생활이 달라지기도 함. 

개인적으로 훈련소 포함 군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은 

(이병+내무실 막내) 6개월 정도였던것 같다. 육체,정신이 

개 씹창나는 시기. 일병때는 구타당하고 욕은 많이 먹지만 

적응을 해서인지 훈련소 미만잡. 그리고 조금만 버티면 상

병이라는 희망.

상병은 그래도 사람처럼은 지낼수있고 병장은 거의 신과 가

깝다고 보면된다. 말한마디로 안되는게 거의 없다.









대충 마무리하며


군대썰은 지금껏 한번도 술자리나 그런데서 해본적이 없는

데 와고에다 한번 해보네. 친구들 한테는 개병대 소리 듣기 

싫어서 안하고 동생들한테는 꼰대 소리 듣기 싫어서 안하고

여자애들한테는 당연히 안하고.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 가장 필사적이었던 2년인거같은데 

어디가서 얘기 한번을 안해봤네.

생각보다 재밌다 ㅋㅋ latte is horse

댓글로 군대썰 풀면 공감능력 발휘해드림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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