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치마도 좋지만
짭광수
짧은 치마도 좋지만
조금 길더라도 바람에 날리는 치마가 더 좋다
긴 치마에는
짧은 치마의 폐쇄성에는 없는 느슨함이 있다
민소매도 물론 좋지만
소매가 있기 때문에
편하게 팔을 드는 이들의 그 틈새는
내 안력을 돋우게 만든다
비키니는 참 좋은 것이다
하지만 비키니로 가득 찬 해변가는
되려 내 뇌를 마비시킨다
그래서 수가 낮은 티셔츠를 입은 이들의 시스루가
비키니보다 더 한 파괴력이 있다
스키니진은 참 좋았었다
하지만 슬랙스라는 녀석이 주는 윤곽은
오직 그만 줄 수 있는 것이다
슬랙스를 입어야만 하는 이들의 직장 문화와 그 윤곽 사이의 거리감은
입꼬리를 올린다
크롭티는 정말 좋다
하지만 더 좋은 게 있다면
애매하게 입어버린 나머지
머리를 묶을 때 예상보다 높이 딸려 올라가는 티셔츠다
그렇게 머리를 묶다 말고 급히 옷을 당기는 사람들의 당황함은
멋진 영상이다
그래서 반팔티는 늘 좋다
하지만 반팔티가 절대 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블라우스의 단추와 단추 사이를 노릴 수 있는 원찬스다
그런 원찬스는 분명 뇌세포 활성화에 도움을 주어
치매예방에도 좋을 것이다
본인들의 체형에 어울리는 옷을 자유로이 입은 모습은 참 아름답다
하지만 매장의 유니폼을 입어야만 하는 모습에는
맞지 않는 사이즈에 억지로 몸을 맞춘 자유의 박탈
거기서 오는 묘한 아름다움도 있다
본인 체형의 장점을 알고
또 열심히 가꿔서 몸매를 드러내는 패션은 당연히 좋다
하지만 그 장점을 숨기고 싶어서
일부러 펑퍼짐하게 입었지만
그럼에도 그 장점을 숨길 수 없는 상체는 무빙 자체가 다르다
펑퍼짐함의 무빙이 더 엄청나다
큰 가슴은 당연히 좋다
하지만 작은 가슴만이 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다
작은 가슴을 가진 이들의 방심은
큰 가슴을 가진 이들의 그것보다 훨씬 더 깊은 수위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왕이면 큰 가슴이 방심하는 게 더 좋겠지
목선은 많은 이들의 취향이다
정수리가 뜨거워질수록
일주일이 주말에 가까워질수록
목 근처의 살색이 늘어나는 것이 나는 참 좋다
그쪽이 도자기같은 이들이 아차 하며 몸을 숙이는 순간을
나는 늘 기다린다
내 판타지를 모두 담아낸 영상이나
이를 모두 소유한 아이돌은 그 자체로 동경이다
하지만 판타지가 줄 수 없는
일상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다
난 그런 것이 좋다
박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