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나는 신입사원이었음.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에서 태어나서 어찌저찌 지방대 들어가가지고, 피터지게 공부했음.
좋은 학점과 전공지식으로 나름 괜찮은 회사에 합격했음.
지방에서 상경하느라 면접 정장 사고, 취업교육 받고, 생활하느라 수중에 가진돈은 50만원밖에 없었음. 당근 회사다니기 전이니까..
방을 구해야되는데 무슨 반지하도 보증금이 다 1000만원 가까이됨.. 알지? 그 부동산 가격 슬금슬금 오르던 그 코로나 직전.. 아직 회사 다니기 전이라 신용대출도 안나왔었고.. (기억상으로는 3개월인가 6개월 다녀야 나온다고 했었음..)
그래서 방을 찾아보다보니, 근데 회사근처에 청년주택인지 비슷한게 지어져있는거임. 진짜 1년동안 돈모으기전까지만 저기서 살았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자격을 알아보니.. 여성만 지원가능한거임..
물론 당시에도 집안이 힘들다는 이유로 꼭 내가 혜택을 받아야된다는 생각은 없었음. 당연히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도 있을거고, 그 사람들이 우선이 되어야된다고 항상 생각했음. 그래도 혹시 기회가 있을까 하고 알아보니 여성만 지원 가능이라는 자격조건에... 너무 이해가 안갔음...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도 아니고... 뭐 신혼부부 그런것도 아니고.. 여성..?
나라에서 국가장학금으로 학교도 다니고 학자금대출으로 나름 부족함없이 학업에 몰두 할 수 있었던거에, 감사하면서 세금내고, 학자금 대출 갚았음. 주변에서 나라가 세금뜯어간다고 욕할때도 그냥 웃고말았음. 나는 그 세금덕택에 공부 잘 마무리하고, 어엿한 사회 구성원이 됬으니까. 처음으로 소득세만 백만원 넘게 냈을때 너무 기분 좋고 뿌듯했음. 이렇게 잘 살면서 세금도내고 행복해지라고 나라에서 공부하라고 도와줬구나.. 잘 살고있구나 하면서..
근데 여성만 지원한다는건 너무 이해가 되지 않음. 안전의 이유때문일까? 한국이 얼마나 안전한 나라인데.. 너무 이해가 안됬음. 그렇게 보증금 천만원이 없어서 고시원에 들어가게됨. 반지하도 싼게 있었음. 근데 살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아무리 세탁하고 몸을 깨끗히 샤워해도 냄새가 안없어짐..
그러다가 회사에 고시원에 사는게 소문남. 왜냐면 회사근처로 잡았어서.. 그래도 회사에 나쁜 사람들이 없어서 다들 안힘드냐고 물어봐줘서 너무 고마웠음. 사실 입사 후 1년동안 고시원생활이 군대, 반지하보다 더 훨씬 힘들었음.. 밤마다 술먹고 들어와서 시끄럽게 통화하는 옆방아저씨, 끽하면 다른 사람한테 시비걸고 경찰오고.. 서있기도 힘들고 청소도 안하는 샤워실에..ㅜㅠ 하지만 지금은 행복하게 잘 살고있음. 결혼식은 못했지만 결혼도 했음. 여튼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나라정책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