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조회 수 44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올해 22

 

제대한 지 얼마 안 된 개붕입니다, 형님들

 

중학생 때까지 공부 잘했는데 急 음악에 빠져서 공부는 때려치고 음악만 했었습니다.

 

결과는 ㅈ망.

 

보컬 전공이었는데 건강상 문제로 더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보컬만 음악이냐 다른 전공도 있으니  한 게 아까우니까 계속해라  라고 하셨지만

 

아무리 스스로를 생각해도 저는 다른 전공에는 어중간했습니다.

 

예체능에 어중간한 재능만큼 저주인 게 없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음악은 취미로만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군대를 갔고 근래 제대를 했습니다.

 

 

 

제 사정은 이렇고, 제목이 저런 이유를 이제 말씀드리겠습니다.

 

친가에 저랑 동갑인 사촌이 하나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비교 대상이었달까요...?

 

중학생 때까지는 그 비교 대상에 항상 제가 우위에 있었습니다.

 

학교 성적도 대회 성적도 

 

근데 저는 이제 대학도 안 가고 공부도 멈춰서 길을 잃은 백수라면...

 

그 친구는 안암에 있는 좋은 대학교도 가고 군대는 아직 안 갔지만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조부모님 집에 가기 전부터 걱정이 많았습니다...

 

어릴 때는 어른들이 어리니까 당사자들한테 직접적으로 누가 더 낫네라는 말을 안 했는데

 

20살이 넘고는 넌 어떻게 살 거냐, 누구 좀 봐라, 왜 그런 짓을 했냐 등등 직접적으로 뭐라고 하는 비교가 많았어서... 

 

 

그렇게 걱정을 가득 안고 도착하고 전부 다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고모부(동갑 사촌의 아버지) 가 제게 요즘 뭐 하고 지내냐고 운을 뗐습니다.

 

멋쩍게 웃으며 아직 방황하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고모(동갑 사촌의 어머니) 가 순간 딜을 넣었습니다.

 

"언제까지 계속 방황만 할래~~ 00이 봐라 갈 길 딱 정하니까, 가기만 하잖아~~ 음악은 왜 해서 ~~"

 

저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고민이 많은 요즘이기에 기가 죽어서 대답을 못 했습니다.

 

부모님은 시끄러운 걸 원래 싫어하시고 고모, 고모부가 저러는 게 한두 번이냐며 항상 무시해서 

 

또 속으로 삭혀야 하는 거구나 싶었는데...

 

할아버지가 갑자기 숟가락을 상 위에 딱! 놓으시더니

 

고모를 째려보기 시작했습니다.

 

고모는 "아니~ 왜 또 ~" 이러면서 눈치를 봤고

 

할아버지는 여자가 밥 먹는 데 말이 그렇게 많냐며 시끄럽다고 일갈을 하셨습니다.

 

고모는 순간 멈칫했고, 고모부는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어서

 

고모가 아빠는 항상 오빠 편이라며 내가 오빠 새끼한테 뭐라고 하는 게 그렇게 보기 싫냐며 울분을 쏟아냈습니다.

 

그 후 숟가락을 내리고 고보무와 사촌에게 가자며 나가고 정말 가버렸습니다.

 

오고 간 말은 수십 마디도 안 되지만 그 안에서 수십 년의 서러움을 본 것 같아서

 

어느새 제가 겪은 서러움은 어디도 없었습니다.

 

어릴 때는 사촌과 노느라 몰랐지만 머리가 굵어지니 안 보였던 것들이 조금 보이는 기분에

 

즐거운 명절에 마냥 즐거울 수가 없었네요.

 

고모, 고모부가 밉지는 않지만 어른들의 문제로 사촌과 제가 비교가 되고 피해를 봤던 게 조금 속상했던 것 같네요.

 

지금은 비교 대상에서 우위에 있는 그 사촌은 제게 좋은 멘토이자 둘도 없는 친구인데...

 

명절에 이럴 때마다 참 난감하네요.

 

웃픕니다.

 


소중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기준 추천수 이상이 되면 아이콘을 가지게 됩니다.

김짤닷컴에서는 도배 및 무성의 댓글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길시 무통보 7일 차단이 됩니다.

 댓글 새로고침
  • 익명_84673956 2019.09.15 15:27
    느이 가족얘기니까 내가 뭐라할수는없고
    화이팅하셈
    0 0
  • 익명_11926968 2019.09.15 15:27
    난 나이 쳐먹고 아다라서 명절때 모일때마다 사촌형들이 진짜 한심한 벌레보듯 쳐다봄
    0 0
  • 익명_41999186 2019.09.15 19:38

    뭐 할아버지가 친손주에게 좀 더 잘해줬을수는 있다고 본다 그게 고모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되었을 수도 있고 그렇다고 해서 그걸 조카인 너에게 풀려고하는거 보니 고모도 그렇고 고모부도 인성이 개차반인거같다. 그리고 아마 이 일을 계기로 고모 내외는 더 큰 감정을 가지게 될거다 아마 너가 뭘 하더라도 폄하하고 비난하려 할 것이고 너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최대한 안보고사는게 맞는거같다. 22살이면 아직 젊다 다시 공부해서 대학가도 늦은것이 아니며 대학이 아닌 다른길을 찾는것도 괜찮다 여러 경험을 해라 알바든 여행이든 대신에 맨날 친구들하고 피시방, 술, 여자에 미치는건 진짜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한다


    - 축하드립니다. 아쉽네요! 최저 댓글 보너스 10점을 받으셨습니다.

    0 0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익게 무성의글 즉시 IP 차단입니다. 18 익명_63088109 2022.07.02 131218
공지 익게 비회원 작성 가능 정치글 IP 차단입니다. 30 익명_83964249 2022.03.20 139627
108892 설마 젠지가 지겠어? 익명_98334812 2024.05.13 15
108891 ㅅ1팔 여론조사전화 익명_13202589 2024.07.10 16
108890 야 오늘은 직캠추천 없냐 익명_23346129 2024.05.13 18
108889 5세트 니달리 애쉬 맞냐 이거 1 익명_79018228 2024.05.13 20
108888 나 잘못한거 없지? 없나? 2 익명_96889445 2024.07.10 20
108887 르세라핌 억빠들인가? 익명_34822313 2024.04.17 21
108886 아니지금 봄 아니냐? 익명_51716726 2024.03.28 22
108885 별 시덥잖은 걸로 존나 재밋게 떠들고 노는구나 ㅎㅎ 익명_03283686 2024.04.17 22
108884 그니까 깜냥안되면 우물안에서만 놀아야지 ㅋㅋㅋ 익명_27087311 2024.04.17 23
108883 카드 고수구함 2 익명_43762220 2024.07.10 23
108882 형들 부대찌개라면 1 익명_97308908 2024.05.11 24
108881 컴퓨터 램 고민있음 1 익명_74423336 2024.03.25 25
108880 상부승모근 아플 때 운동 2 익명_73501837 2024.03.28 25
108879 피곤하네요 1 익명_48606484 2024.06.04 25
108878 이무진 노래 왜케 어렵냐 1 익명_15892342 2024.06.11 26
108877 친구 익명_12677506 2024.07.15 26
108876 날씨가 더워지네요 1 익명_42154235 2024.06.04 27
108875 미국 여행하려고 하는데 어디가 좋아? 1 익명_26239059 2024.07.15 27
108874 네이버 페이 신용카드 쓰시는분? 익명_75158068 2024.02.24 29
108873 영화계에 이병헌이있다면 드라마는 남궁민인듯 1 익명_30505533 2024.06.04 29
108872 탁구가 그렇게 재밌음? 2 익명_24172537 2024.02.14 30
108871 남자들도 세력화가 될 수 있을까? 5 익명_40322563 2024.06.04 30
108870 아줌마! 아기들 돈구걸해서 아줌마 밥사먹어서 좋겠어요. 익명_73245854 2024.07.08 30
108869 ㅋㅋㅋㅋㅋㅋㅋ 익명_63721817 2024.07.08 30
108868 대두형아들 계십니까?? 2 익명_02072306 2024.07.10 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356 Next
/ 4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