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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수년간 눈팅만 하며 간간히 댓글 깔짝깔짝 달며 활동하던 유저야.

 

요즘 눈팅하다 보니 독박육아 전업주부 이런 글들이 좀 올라오는거 같아.

 

눈팅만 하다가 내가 직접 겪었던 일들이 이슈가 되길래 간단히 댓글 달았는데 썰을 듣고 싶어 하시는분들이 있는거 같아서..

 

나도 뭐 지인들한테 하소연하기는 자랑할만한 얘기도 아니고 내 자신도 그리 잘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혼자 삭히며 살고 있었는데 뭐 여기는 하소연 한번 해도 괜찮겠다 싶어서 평소에는 폰으로만 보다가 노트북으로 펨코에 접속했어.

 

 

뭐 사건의 발단은 그렇다. '결혼' 이지 '결혼'

 

원래 비혼주의자 였는데, 전 와이프랑도 연애 할때도 나는 결혼은 안할거다 라고 얘기하고 사겼었다.

 

근데 그게 또 맘같이 안되더라. 그렇게 열심히 피임을 했는데도 생기긴 생기더라고.. 물론 그 피임의 역경을 뚫고 도달한 정자라서 그런지 현재 키우고 있는 애기는 너무 건강하긴 하다..

 

아무튼 산부인과에서 애기 심장소리 듣고 나니 지울 생각 자체를 못하겠더라. 그래서 그렇게 책임감에 결혼하게 되었다.

 

사람이 좋아서 영업 판매직을 시작해서 다니고 있었는데, 사람이 좋으면 영업판매직이 아니고 사회복지쪽으로 가는게 맞는거 같더라. 영업판매직은 욕심이 있어야 하는 직업인데 내가 욕심이 없다보니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더라고.. 아무튼  그렇게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하던 찰나에 애기가 생기는 바람에 공부는 다시 접고 눈물을 머금고  영업판매직으로 돌아갔다.. 그래도 처자식은 먹여 살려야 하니까..

 

그렇게 결혼생활이 시작 되었고,, 그 결혼이 성사되기 까지도 참 .. 처갓집 욕까지는 생략할란다..

 

아무튼 나는 애기 하나만 보고 책임감에 결혼생활을 시작한거다. 그래서 누가 나를 무시하던 괴롭히던 애기 하나만 보고 살기로 다짐하였다.

 

전와이프는 피아노학원 강사였는데, 애기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일을 접었다. 내가 벌이가 그리 시원찮아서 맞벌이를 해줬으면 하고 내심 생각하긴 했었는데, 전와이프는 결혼하고 나면 일 할 생각 자체를 안하는것 같더라.

 

애기가 점차 커가고 6개월 정도 될 무렵, '요즘 어린이집에서는 6개월만 지나도 애기를 받아준다고 하더라'며 어린이집에 보내자고 하더라.

나는 그래서 맞벌이를 하려는 생각인가 생각은 했지만 6개월짜리 애기를 어린이집 보내는건 너무 짠하고 안타까워서 그때는 설득을 했었다.

지금은 너무 이른것 같다고..

 

그리고 애기가 돌이 지나고 나서는 걸음마도 떼고 이제는 보내도 될것 같다고 또 졸라대길래 이번에는 그냥 져주고 보내기로 했다.

그렇게 돌이 지나자마자 우리 딸은 어린이집을 다녔고,, 전와이프는 어린이집 보내고 나서도 일 할 생각 자체를 안하더라.

나중에는 돈벌이가 힘든척좀 했더니, 본인은 죽어도 일할 생각이 없다는 말까지 하더라..

 

아무튼.. 나는 영업판매직이다 보니 직장 스트레스도 장난 아니고, 거의 하루 10~12시간을 일했었다.

일찍 퇴근 하고 집에 와야 밤 9시고, 회식이라도 잡히는 날에는  9시 넘어 시작하는 회식이 12시나 되어야 끝난다.

 

다른 애아빠들은 회식을 해도 9시 10시면 들어온다는데 나는 왜이리 늦게 들어오냐는 어이없는 비교짓도 몇번을 당했으나 그것도 그러려니 하고 살았다. 6시 칼퇴하는 사람들하고 비교를 하더라..  웬만하면 가정에 평화가 깃들었으면 했고, 싸움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던것 같다.

 

하지만 그게 1년 2년 지나다보니 점점 싸움이 더 잦아지더라.

밤 9시에 퇴근하고 들어와보니 집에는 아무것도 없고, 좋은말로 애기 어린이집 간 사이에 무엇을 하는지도 물어보았었다.

 

항상 하는 말이 집안일 하느라 정신이 없었댄다.. 근데 집구석이 깨끗한것을 본적이 없고 뭔가 음식이 만들어져 있는것도 본적이 없다. (참고로 회사에서 저녁은 주지 않았다)

밤에는 항상 맨날 치킨 사와라 피자 사와라 해서 배달음식만 주구장창 먹으며 살았던것 같다.

 

참고로 흰빨래 검은빨래 무자비로 넣고 돌리길래 나눠서 빠는 방법도  내가 가르쳐 주고 빨래 개는법, 김치찌개 끓이는법도 내가 가르쳐 줄 정도의 여자다. 이정도만 설명해줘도 대충 어떤 여자인지 상상이 가겠지..

 

그러다가 한번 회식 있다고 연락이라도 하면 본인은 독박육아 하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뭐 어디를 갔다오냐고 바가지를 박박 긁어댔다.

심지어는 직장상사랑 같이 있는 자리에서 다 들리게 욕을 하고 톡 보내면서 바가지 긁어대서 쿠사리 먹은적도 있었다.

 

우리 어머니랑 누나도 좋은 시어머니 좋은 시누이 되고 싶다고 항상 전와이프 편만 들어줬었다.

그래서 전와이프가 싸우기만 하면 항상 우리 어머니한테 꼬질러 대서 맨날 어머니한테도 잔소리를 얼마나 들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3년을 버티니까 나도 점점 한계가 오더라. 한계가 오면서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매일 아침 전와이프가 3살짜리 애기한테 욕하고 소리 지르고 때리는 소리에 잠이 깨고, 처갓집 식구들은 눈치도 없고 나를 개무시하고..

일도 하지 않으면서 독박육아 타령하면서 바가지를 긁어대고.. 그렇다고 내가 퇴근하면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은것도 아니다.

 

암튼 제일 염려는 우리 애기가 전 장모->전 와이프->우리 딸 이런 수순을 밟아 똑같이 클까봐 그게 너무 두렵더라.

 

그래서 슬쩍 이혼얘기를 꺼내보았다. 그냥 서양 사람들처럼 우리 둘이 맞지 않으면 그냥 쿨하게 이혼해서 따로 살면 깔끔하겠다 라고 생각을 했었다. 물론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는지..

 

이혼 얘기 꺼내자마자 그럼 애기는 니가 키워라 난 안키울거다 소리가 먼저 나오더라.. 그 말 듣는순간 첫번째로 이혼하기로 생각하길 잘했다 라는 생각을 했고..

 

그런 얘기들을 하며 싸우는 도중에 또 우리 누나랑 어머니 귀에 이런 얘기들이 들어갔는지 바로 개입을 해서 나한테 너도 애기 혼자 보는게 얼마나 힘든이 알아야 한다며, 일주일에 딱 하루 쉬는 일요일에 혼자 애기 보고 전와이프에게 자유시간을 줘보란다..

 

그래서 알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날 아침 일찍 전와이프가 애기 먹일 밥을 만들어놓고 나갔고, 혼자 하루종일 애기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와중에 그날 딱 애기가 토를 몇번이고 하고 급체를 해서 병원에 데려가서 링겔까지 맞는 상태까지 갔지만 오늘은 나 혼자 애기 보기로 했으니 굳이 연락은 하지 않았다.

 

링겔 다 맞고 애기 데리고 집에 오니 밤 10시쯤 됐더라. 근데 그 시간까지도 집에 안 들어와 있더라고. 그래서 그때되어서야 연락을 해보니 전화를 안받더라. 그런데 갑자기 전 장모한테 전화가 와서 우리 딸이 전화를 안받는다고 딸한테 무슨 일 생기기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다짜고짜 전화가 오더라.

 

벙쪄있는 와중에 또 연락이 오더라고, 이번엔 전와이프가 전화가 와서 차 사고를 냈으니 와달란다... 울집 아파트단지에서 주차되어 있는 차를 긁어놨더라.. (참고로 돈벌이 사정도 안좋은 상태이고 본인은 일도 안하면서 차 갖고 싶다고 지랄지랄을 해서 내가 타던 차 쪼개서 중고 모닝 한대 사줬었다)

 

아무튼 가서 운전한지도 얼마 되지 않은 애가 놀랬을까봐 가서 차주한테 연락해서 내일 수리하고 나서 수리비 청구하면 입금해드리겠다고 수습해주고 들어왔는데 애가 들어올 생각을 안하고 처제들좀 만나고 오겠다고 휙 나가버렸다.

 

그리고 그 뒤로 연락도 안받고 카톡도 씹더라.... 하..

애기 아프다고 링겔맞고 왔다고 얘기도 했는데 애기를 내팽개쳐놓고 나가버린거지..

 

연락도 안되다가 이틀 뒤 내가 생활비로 쓰라고 줬던 카드를 여기저기 막 긁어대길래 깜짝놀라서 카드 다 막아버렸고, 그 뒤로도 연락이 안되다가 2주나 지났는가 대뜸 연락이 와서 이혼할거면 내가 지금까지 집안일을 해주고 애기를 키워준것에 대한 보상을 해달라고 하더라.. 대화로는 뭐 풀리지가 않고 그래도 때가 되면 들어오겠지 하고 4달이 지난 뒤에도 뭔가 변함이 없이 그상태가 유지 되고 있길래 이제는 끝이구나 싶었다.

 

혼자서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모아놓은 돈도 없으니 재산분할 할것도 없고, 위자료같은거 없이, 양육비도 줄 필요 없으니 애기는 내가 키우겠다고 그냥 깔끔히 협의하자고 했는데도 끝까지 여태 집안일 '해주고' 애기를 '키워준' 것에 대한 보상을 해달라는 말이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마치 남의 집 남의 자식 키운것 마냥 얘기를 하는게 그냥 마인드 자체가 쓰레기같더라. 물론 전와이프나 전장모가 모성애라는것이 왜 없지 라는 의문을 가지고 3년을 살았으니..

 

그래서 이거 좋게는 끝내기 싫다.. 뭔가 본때를 보여줘야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고 비싼돈 주고 변호사를 살 돈이 있는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알아보다 보니 법률구조공단에서 무료법률상담 해준다고 하길래 가서 상담 받고 내가 직접 인터넷 찾아보고 알아봐서 소장 써가지고 이혼소송 제출을 했다.

 

근데 어처구니가 없는게 그렇게 애기 보기 싫어해서 나가놓고 이혼소송 내니까 그때와서야 애기 지가 키우겠다고 사설변호사까지 사서 반소장 제출하더라고.. 비싼돈 주고 산 변호사라서 그런지 아주 소설작품 한편 써서 냈더라..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애기를 키우기 싫다는게 아니고 돈 주기 싫어서 반소장 낸 뽄새가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더라.

 

결국 법률구조공단에 자부담이 조금 들더라도 변호사비 지원 받았지 나도.. 대응은 해야 하니까..

근데 하도 영화나 드라마에 나온 변호사를 많이 봐서 그런지 변호사가 어찌 나보다 말을 더 못하고 어리버리 타는지..

 

암튼 그렇게 1년간의 소송끝에 위자료는 기각되었고, 양육권은 내가 갖기로 판결이 났으며 월 35만원씩 양육비 지급, 그리고 월 2회 애기 면접교섭 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때는 정말 수능끝? 군제대? 그것보다도 엄청난 후련함과 뿌듯함을 느꼈었다.

 

근데 그렇게 판결이 나고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양육비 보내주기는 커녕 애기 보러도 한번을 안오더라.. 쓰레기같은 년..

 

그래서 지금도 양육비 받기 위해 이번엔 양육비 청구 소송 진행중이다...

 

그래도 애기 3살때 애엄마 집나가서 애기가 지금 5살인데 씩씩하게 잘 커주고 있어서 너무 고맙고 눈물난다..

 

그리고 결혼을 잘못했다고 생각하거나 결혼한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그건 우리 딸한테 미안한 소리니까..

 

 그래도 인생에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하고 이쁜 딸 얻었으니 그걸로 행복하게 긍정적으로 잘 살고 있다.

 

긴 글 읽어줘서 너무 고맙고. 여러분은 결혼 신중히 하길 바란다.. 나처럼 좋은 경험 해보고 싶으면 아무나랑 막 해도 되구..

 

 

 

더 수많은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이 많지만 너무 길어질거 같아서 이만 줄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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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_92534415 2019.09.27 13:45

    고생 많이 했어요

    요즘 그런 여자 정말 많지요

    그런 와중에도 아이 키우고 힘든 싸움 잘 해내가고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혼은 정말 잘한 선택이고 최고의 결정이니 앞으로 좋은 날 가득하길 바랍니다

    0 0
  • 익명_74457175 2019.09.27 16:22
    펨코 퍼왓네
    - 축하드립니다. 댓글 보너스 11점을 받으셨습니다.

    0 0
  • 익명_60584296 2019.09.28 04:37

    우리집도 그럼.  그런데  형새끼가  상병신새끼라  내 부모까지  힘들게  한다   아주  졷같다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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