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짤형님들 약 3년째 눈팅중인 사람입니다. 아뒤는 언제만들었는지도 모르겠는데 맨날쓰던 아이디가 중복되어있길래 보니까 옛날에 만들긴 했었네요.
오늘 글 보다가 중복이고 저도 몇번 본적 있는 글이긴 하지만 팬티사준 여친때문에 결혼까지 해서 행복하게 잘 살고있는 글을 오랜만에 보고 나의 결혼 및 이혼썰을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저는 일단 직업군인이에요. 전 와이프도 직업군인이고 같이 교육기관에서 만났었어요 그때 제가 첫눈에 반해서 구애 끝에 사귀게 되었고 만난지 2년 반만에 결혼까지 성공했지만 시간이 다시 흘러 2년 반만에 결혼생활을 끝내고 이혼하게 되었어요. 아이는 다행히 없었네요.
둘다 똑같이 게으른 성격에 취향까지 정말 죽이 잘 맞았고 이혼하기 6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사람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결국은 가치관의 차이로 이혼하게 되었어요.
와이프는 아직 장기복무 라는것이 되지 않았는데 이 장기복무가 밖에 사회로 치면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가 결정되는것과 같아요. 즉 아직 와이프틑 비정규직인 상태로 군생활을 하고 있는거죠.
와이프는 저랑 만나기 전부터 꿈이 군인이였던 사람이에요. 그래서 직업군인인 저랑 만나 결혼한 것도 있고 저랑 함께 쭉 부부군인생활을 하면서 나중에 자식들까지 군인으로 키워서 군인가족을 이루는게 꿈인 사람이였어요. 그만쿰 군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열망감이 큰 친구였어요. 그런데 아직 장기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고 나서 사고를 내는 바람에 사실상 그 꿈은 물건너 갔어요.
모든 공무원이 마찬가지겠지만 음주운전을 하게 되면 군대에서는 원아웃제도라고해서 그 이후로의 진급이나 장기복무 선발은 능력이 정말 특출나지 않거나 간첩이라도 잡지 않는 이상 힘들어요. 더구나 장기도 되지 않는 제 전 와이프는 당연히 앞으로의 장기 기회는 없다고 보면 되지요.
저도 와이프가 얼마나 군인에 대한 자부심과 꿈이 강했는지 알았기 때문에 음주운전을 했다는 행위에 대한 질책보다는 감싸주고 마음을 위로해주려고 많이 노력을 했었어요. 그러나 현실적인 조언은 해줬어요. 솔직히 말하면 당신 이제 군생활은 끝났다고.. 다른 직업을 알아보자고.. 내가 열심히 응원하고 지원해주겠다고.. 그런데 이때부터 와이프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어요.
주말부부로 생활했는데 평일에는 저보다도 항상 부대일이 우선이였고 심지어 부대일이 없는 주말에는 해방감을 느끼고 싶다면서 저와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어요. 평일은 당연한 말이고 주말을 저랑 보내는 시간이 한달에 한번보다도 적게 된거에요.
저랑 평일에 저녁을 먹기로 약속하고 제가 일찍 집에 와도 갑자기 일이 있다고 늦게 퇴근한다던 사람이 밤 12시가 되어서 술에 취해 어디 누구 간부(남자)랑 술한잔 하고 왔다고 하는식으로 저와의 시간은 보내지 않고 부대사람들과 보내거나 부대일을 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다른 친구들 만난다면서 저와 시간보내는 것을 회피하는 거에요...
물론 이에 대해서 개선하려고 노력도 해봤어요. 위와 같은 일이 지속되자 저는 3개월동안만 나랑 연락하지 말고 내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시간을 가져보자고 하고 3개월동안 연락하지 않고 만났어요. 3개월만에 만난 후에는 자기가 나에게 소홀했었던게 맞다면서 노력해보겠다고 했지만 2주일만에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더군요.ㅠㅠ
그래서 별거 3개월 하고 나서 2달동안 다시 잘해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사실 여기까지는 이혼 사유는 아니에요. 왜냐하면 군인으로서 남은 일생을 보내고싶다는 마음이 그만큼 큰 사람이였고 그에 따라서 일시적으로나마 가정보다는 부대를 우선시할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질문 하나에 답변하는것을 듣고 내가 열심히 응원해줘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질문을 한가지 했어요.
"당신은 누군가 당신한테 장기복무를 시켜주겠데! 그런데 그 조건이 나랑 이혼하는거래.. 그러면 어떤걸 선택할거야?"
라고 물어봤어요. 근데 답변을 하지 못하더라구요... 그리고 고민고민하다가 하는 답변이
"음.. 솔직히 말하면 나 누가 장기 시켜주는 대신 당신이랑 이혼하라고 하면 이혼할거야..."
라고 하더군요 ㅠㅠㅠ
저는 가정을 우선시하고 와이프는 자기가 하는 일을 우선시하는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걸 그때야 알았어요. 그 사건을 통해서 이혼을 결심했고 협의이혼기간 동안 당신의 저 가치관 하나때문에 나는 이혼을 결심한거니까 그동안 생각이 바뀌면 말해달라고 했지만 협의이혼 전날 대화할때에도 본인은 저에겐 미안하지만 군생활이 우선이라는 답변을 듣고 법원에 가서 도장을 찍었습니다.
결혼하면서부터 그렇게 가지고싶었던 아이가 없다는게 이혼할때는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암튼 김짤형님들 여자랑 결혼할때 서로에게 맞는 가치관이 무엇인지(가정인지 일 또는 야망인지) 서로 맞춰보고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시행착오 겪지 말아주시고...
끝맺음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한 생활 보내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