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때는 부모님 강요로 남중남고 진학했고,
학원도 여자 여러명 있고 남자 나 혼자인 반에 있으면 엄마가 선생님한테 연락해서 꼬추밭으로 보내버렸다
그렇다고 내가 인싸라 다른학교 여자애들이랑 어울리고 이런 것도 아니라 여자랑 교류 1도 없이 지냈다
20대초반에는 애깃살 빠지고 정변하면서 좀 인기 있어졌다
횟수가 많은 건 아닌데 그래도 번따 당하고 괜찮은 여자들한테 선대쉬 여러번 받고 했지
근데 모솔로서 보내온 잃어버린 10대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일까
상대여자에게 결점이 하나라도 보이면, 먹 한 방울이 한지종이에 떨어져 순식간에 번지듯 그 결점이 그 사람 전체를 덮어버리더라
비단 모든 사람이 좋은 점만 있을 순 없는지라, 그 사람의 매력은 수많은 더하기 빼기를 거쳐 결과값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한 건데
나는 그런 사실을 망각해버린 거지
사족이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그동안 거쳐갔던 여자들 모두 내가 거절할 자격이 없을 정도로 괜찮은 여자들이었던 것 같다..
10대를 여자와의 교류 없이 보내온 나는 당연하게도 여자를 대하는 법을 잘 모른다
용기가 없었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
고로 20대초에 내가 먼저 여자에게 접근한 적은 없다... 그렇게 20대초반을 날렸다
그리고 지금 20대 중반으로 향하는 도중
요즘 나이 먹는 게 두렵다
단지 늙어간다, 젊은 시절이 그립다. 이런 감정 때문이 아니다
이성과의 정신적 교류, 그런 본능적이고 직감적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어른이지 못한 어른으로서 자라난다는, 그런 모순적인 성장에 대한 공포심 때문이다
모솔아다라는 사실은 보이지 않는 족쇄같다
이따금씩 정상적으로 생활하면서도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 여자 얘기만 나오면 나는 그제서야 알아차린다
내 발목에 무거운 족쇄가 채워져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족쇄를 들키지 않으려, 그것을 들어올려 감싸안는다
그러나 그 행위는 족쇄의 무게를 온전히 떠받치는 것과도 같지
족쇄는 나의 마음마저 짓눌러버린다
요즘은 꽤나 자극을 받아 이성에 대한 용기를 내보려고 한다
어느날 내가 모솔아다를 탈출한 순간, 어떤 기분이 먼저 찾아올까
기쁨? 허탈감? 슬픔? 무기력?
그때는 모솔로서 지나온 발자국들이 무의미하지 않았노라 하며
1인분으로만 이어진 발자국들이 춥고 외롭지 않게 그 옆에 모닥불이라도 떼주고 싶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