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애랑 짧게 썸을탔다.. 내가 잘생기진 않았지만 얘랑 상대적으로 비교해보면 내가 훨씬 우위에 있다고 장담할수있다.
나는 솔직히 외모면에서는 걔를 전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못생긴 얼굴, 작은키, 구린비율.. 팔다리만 달려있지 어느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었다.
얼마나 맘에 안들었냐면 내가 썸녀가 생겼다고 단 한명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주변 친구들이 여자들 얼평하는 수준을 생각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뻔했다.
게다가 내가 남녀떠나서 제일 싫어하는 부류가 비만인데 얘는 딱 비만 전단계, 내가 허용할 수 있는 체형의 마지노선에 걸쳐져있다. 태어나서 운동, 건강관리라고는 일절 해본거 같지 않은 전형적인 비율구린 뚱녀.. 본인 말로는 수영을 했다는데 딱봐도 미취학아동 ~ 초딩때 물에 몸만 담가봤을게 뻔했다.
하지만 이런 조건에서 썸을 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너무나 착한 성격, 그 뿐이였다. 요즘 못생긴 여성들이 들고 일어나서 페미니즘이란 구실로 자기의 뒤틀린 심사를 마구 표현해내는데 얘는 못생겼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천사 그 자체였다. 아마 예쁜외모로 태어났으면 천상여자로 불릴법한 그런 성격이다.
걔는 나에게 정말 잘해줬다. 그냥 예의상 잘해주는 수준이 아니라 그 여자애 입장에서 나를 놓치면 안된다라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다른 남자에게 걔가 언제 사랑을 받아봤을까.. 남성에게 무관심 아니면 경멸의 태도만 보아왔을텐데 내가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하니 좋았을 법도 하다.
걔는 나의 외적인 부분도 상당히 만족해했다. 큰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내가 그나마 남들과 경쟁력있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큰키와 군살없는 관리된 몸이여서 신체에 관련한 칭찬을 많이 들었다. 이에 나도 듣기만 할수 없어서 나는 마른체형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여자애의 몸이 건강해보여서 좋다고 포장해줬다.
썸타면서 가장 ㅈ같았던건 얘가 하는 이쁜척이였다. 자기를 예뻐해주는 사람이 생기니깐 더 좋게보이려는 심리였는지 목소리를 귀엽게 낸다던가 얼굴을 들이대서 눈웃음을 친다던가 그랬는데 예쁘고 귀여운 여자가 하는 눈웃음은 남자마음을 녹이지만 얘가 나에게 보여준 눈웃음은 욕망의 항아리 그 자체였다. 그런 모습을 보여줄때마다 정말 조ㅈ같았는데 나를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차마 정색할 수가 없어서 같이 미소를 보이며 맞받아쳤다.
그애가 가진 장점인 착한 성격이 압도적인 단점인 못생긴 외모로 인해서 점점 희미해지고, 더 이상 호감이 느껴지지 않으면서 내가 걔한테 주는 감정도 식어갔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만남을 계획하던 전과 달리 코로나를 빌미로 만남을 피하고, 연락을 줄이게 되었다. 거의 하루종일 나누던 카톡도 1~2시간에 한번확인하고 그러다보니 여자애도 눈치챘는지 점점 연락을 줄여갔고 그렇게 썸이 끝났다..
외모지상주의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남자로서 못생긴여자도 마음만 맞으면 된다고 생각했었지만 진짜 못생긴애를 만나보고 나니 나조차도 상대가 최소한의 외모를 갖춰야 호감이 지속된다고 느끼게 되었다.. 두서없이 쓰다보니 어떻게 글을 끝낼지모르겠네..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 썸이라 이 얘기를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서 맨날 눈팅만하는 엠봉익게에 써본다 ㅋ
잘 끝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