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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_263095252023.07.14 18:54
이게 솔직해져야 하는 건데여,
우리도 그 여자 직원분의 입장이 되면 비슷하게 그럴 겁니다

A : 선배 직원. 외모가 내 취향이긴 한데 아직 친해질만한 거리가 없어서 데면데면함
B : 뭐 나쁘지 않은데 최근에 프로젝트 하나 같이 하면서 좀 친해짐
C : 입사동기. 사소한 얘기까지 다 털어놓는 친구같은 사람
D : 이번에 새로 들어온 직원. 존예보스
뭐 이렇게 있다고 쳐봅시다

B랑 최근에 친해지면서 이런저런 얘기하고 얘기하다보니 호감도 생기고 했다고 쳐봐요.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전화도 자주 하고. 대화도 되게 잘통하는 거죠

그러던 어느날, 퇴근하고 근처 카페에서 젤다 좀 하다가 가야지~ 했는데 거기서 A선배를 딱 마주쳤네. 옆자리에서

인사하고 말 몇마디 하고 가려고 했는데 회사에선 못봤던 표정들이 보이면서 오 ... 하게 된거임
분명 내 취향이다, 싶은 생각이 든 거죠

다음날부터 그 선배가 좀 달리 보임. 점심시간까지 B한테 카톡을 한번도 안했다는 사실을 깨달음. 요 몇주사이 처음있는 일
오 .. 역시 남자는 새로운 만남에 끌리는 것인가 ...

그러던 어느날, D가 출근을 했는데 요즘 비가 많이와서 그런지 샌들을 신고 온거임
띠요오오옹, 나 발 페티쉬있는데. 외모만 존예인줄 알았는데 그 맨발을 보고 완전히 멘탈이 흔들려버림
요즘 주변에 여자도 많아서 자신감도 엄청 상승했는데, 한번 말 걸 기회 없을까? 앞으로 프로젝트 뭐있지?
그때 이미 나한테 A도 B도 뇌리에서 사라짐
C? 애초에 C는 약간 보험같은 거 아니었나?
현재의 내가 약속잡는 순서 : D->A->B, 다 주말에 약속있다고 하면 C한테 연락해서 술이나 퍼야지 머


소설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습니다만, 뭐 이런 거 다들 있잖아요
누구 하나를 강렬하게 열망하며 사랑하는 게 아니면, 다 재고 비교해보고 우선순위를 만들어보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나 또한 그러한 헤아림을 당할 수 있다는 걸 알아야겠지요

저 소설에서 나는 분명 ABCD 모두에게 호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를 강렬하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죠
그렇다고 안좋아하는 것도 아니구요

좋아한다는 건 '좋아해'라는 감정으로 100% 넘어가는 게 아니잖아요
마치 비커의 물을 채우듯이 조금씩 조금씩 채워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니까 결론은,
형님은 이용당한 것도 아니고 어장도 아니고(넓은 의미에서 어장은 맞을 수도 있지만) 까인것도 아니고 그 여자직원분이 애정결핍인것도 아닌,
우리 삶에서 벌어지는 흔한 연애전선에서의 일반적인 전투의 형태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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