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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_465360932023.09.04 20:31
니 말에 전적으로 공감. 법대 나온 제부가 노가다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대학 나와서 왠 노가다?'라고만 생각했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위험하다는 얘기를 건네 듣고는 마침 하던 일 잠깐 쉬고 있어서 동탄 가서 여름과 겨울을 났다.
소위 말하는 '노가다'

예전부터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어서 적응하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인간 군상'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표현이더라. 그래도 넥타이 메고 사무직 하면서 겪는 싸구려 암투나 모략 같은 것 때문에
머리 썪일 필요는 별로 없던 게 마음에 들었다 처음 하는 일이라 실수도 꽤 했지만 쉬는 시간에 처음 써보는 그라인더 제대로 쓰고 싶어서 자재 반듯하게 자르는 연습하다 바지도 불똥에 뚫어 먹기도 하고 고생도 했지만 몇달 그렇게 노력하니까 부쩍 실력이 늘더라

나름 성취감이라면 성취감이겠지? 드물게 1년 넘게 계속되는 현장이라 오가는 다른 팀들, 공정들 사람들하고 받아주지 않아도 볼때 마다 인사하고 지냈더니 나중에는 자기네 팀으로 오라고 농반 진반으로 얘기 많이 들었다. 남들이 안보이는 데에서 땡땡이 치고 요령 피울 수 있겠지만 결국 어떻게든 그 바닥에서도 평판이 그렇게 결정되더라. '정말 일 열심히 하는 사람'

평생 펜대 굴리면서 살아왔지만 일년 남짓한 노가다 생활이 참 괜찮은 경험이었지 싶다.
내가 노력한 만큼 필터링 없이 곧장 평판으로 이어지고 그냥 '어이~'에서 무슨 반장으로 사람 몇명 데리고 현장 따서 팀장, 소장도 되고
나도 '해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 사람들이 '노가다, 노가다' 하는 지 알겠다' 싶은 사람들도 적지 않았지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거기에서도 길을 찾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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