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이랑 무관하다
내가 초등학생때, 창녀란 개념도 몰랐을때 우리 초등학교에서 큰 길하나 건너면
바로 청소년 금지구역이라고 쓰여진 일방통행 길이 나있었음
낮에는 개미새끼 한마리도 안 보이는 고요한 곳이었는데 밤에는 정육점 조명이 즐비했던...
창녀촌이라고 정육점만 있는건 아니고 교회나 여관방 무당집도 간간히 있었음
하필 역 바로 옆에 즐비해 있어서 그 길을 통해가면 지하철역을 빠르게 갈수있었기 때문에
낮이면 몰라도 해질 무렵되면 따가운 언니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눈깔고 지나갔음
배경설명은 이쯤하고... 초4때 전학생 여자애가 한 명 왔는데 걔 성격이 꽤 유별났음 애정결핍이라 해야하나
그리고 돈도 꽤 많아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사진 스티커 따위도 사주고
어머니가 생일파티도 거하게 차려주시고... 애들에겐 물주같은 친구로 통하는 애였음
나는 걔랑 따로 자주만나서 놀기도 하고 사이가 각별했는데
어느날 걔가 오늘 부모님 안 오신다고 혼자 자기 무서운데 같이 파자마파티를 하지 않겠녜
나야 오케이 하고 그 친구네 집으로 따라갔음...부잣집 구경 해보고싶어서
그런데 청소년 출입 금지구역 도로로 가더니 자기 집이라고 소개해준 곳은
'선녀보살' 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빨간 벽무늬 집이였음
창녀들이 썼던 건물을 급작스럽게 개조한? 간판만 없으면 구분이 안갈정도로... 그도 그럴게 원래 창녀들이 썼던게 맞으니까
들어가자마자 장례식장 냄새가 은은하게 났는데 집은 정말 넓었음 티비도 크고 2층도 있고 지하도 있고...
그래서 난 와 얘 정말 부자구나 싶었지... 지하있는 집은 처음 봤으니까
특이한 점은 1층에 달랑 거실 하나라는것? 들어가자마자 방문은 없고 공터같은 거실에 소파 티비만 있어서 의아했음
2층은 자기 엄마 일하는곳이라 가면 안된다하고
자기방은 지하에 있다면서 지하로 가니까 더 넓어보이더라...
방이 여러개에다가... 미닫이문이었고 복도도 깨끗하고
향냄새때문에 머리아팠던것 빼곤 엄청 좋았음... 분위기는 음산해도
12시까지 수다떨고 숨바꼭질하고 놀다가 피곤해져서 같이 한 침대에서 잤음
걔가 새벽에 부침개 하길래 좀 뒤척이긴 했어도..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겁이 없었던것 같음
훗날 걔는 나중에 가출하게 되는데 내가 걔 재워줬다고 걔네 엄마에게 우리아이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통보받고
지금은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음. 페북을 안해서 아마 자기엄마랑 같은길을 갈것 같음 쎄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라...
말 개못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