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교통공사는 BC카드와 을지로4가역(2·5호선), 신세계 측과 역삼역(2호선)의 부역명 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사용할 부역명으로 각각 ‘BC카드역’과 ‘센터필드역’을 제출했다. 역명병기 작업은 이달부터 이뤄지며 늦어도 다음달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역명 병기는 지하철역 본래 명칭 외에 기업이나 학교, 기관 등에서 비용을 받고 추가로 부역명을 적어 알리는 것이다. 현재 1호선 종각역(SC제일은행역),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원광디지털대역), 5호선 서대문역(강북삼성병원역) 등 26개 지하철역의 경우 역명 옆에 괄호로 부역명이 써있다.
역명 병기는 5년만에 재추진됐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2017년 서울교통공사로 통합한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서울지하철은 만성적자에 시달리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승객까지 줄면서 재정난이 가중되자 내놓은 고육지책인 셈이다. 이번 을지로4가역과 역삼역 부역명 판매로 서울교통공사가 추가로 올리는 수익은 연간 4억여원에 이른다.
서울교통공사는 앞서 을지로4가역(2·5호선), 노원역(4·7호선), 뚝섬역·역삼역(2호선), 발산역(5호선), 내방역(7호선) 등 8개역의 부역명을 구매할 사업자를 찾기 위해 공개 입찰을 진행했다. 연간 이용가격은 을지로4가역 2억2000만원, 노원역 1억8000만원, 뚝섬역 1억3000만원, 역삼역 2억3000만원, 발산역 8000만원, 내방역 6000만원이다.
1차 입찰은 7월29일부터 8월12일까지 이뤄졌으며 을지로4가역과 역삼역을 제외한 나머지 역은 유찰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유찰된 나머지 역을 놓고 지난 6일까지 2차 입찰을 진행했지만, 현재까지 구매자를 찾지 못했다.
역명병기 입찰에 참여하려면 해당 기업 및 기관이 대상 역에서 500m 이내(구간 내 적절한 기업이나 기관이 없을 경우 1㎞ 이내)에 위치해야 한다. 낙찰자는 3년 동안 원하는 기관명을 해당 역의 부역명으로 쓸 수 있다. 역사 외부 폴사인 안내판부터 승강장 역명판, 전동차 안내방송 등에 표기·표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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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서울교통공사가 수익 창출에만 몰두해 ‘시민의 발’인 지하철의 공공성을 훼손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직장인 백모씨(38)는 “아무리 인근에 있는 지역명물이더라도 돈이 없으면 역명을 살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자본이 지하철역 이름까지 독점하는 것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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