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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유흥문화에 관련한 내용이 있으니, 불편하신 분들께는 먼저 죄송함.

 

(그리고 혹시나, 몇몇 중요한 상호나 국가언급은 조금 피하겠음.. 소심 펨붕이)

 

 

바야흐로, 25살로 아직 아재가 아니던 시절. 

 

나는 제대 후 도피유학을 떠났다가. 한계를 체험하고 한국으로 빽한 케이스임. 

 

배운건 찌끄래기 수준의 영어회화 실력과, 원래 유쾌하던 성격밖에 가진게 없었는데.

 

비싼돈내서 보낸 유학 실패하고 돌아와서, 휴학 후 집에서 게임만 하던 아들이 보기 싫었는지, 

 

앞으로의 남은 등록금은 니 힘으로 알아서 하라는 아버지의 불호령이 떨어짐.. 

 

 

어쩔 수 있나, 안해본 알바가 없게 모든 알바를 섭렵하던 와중에 우연찮게 친구가 소개 해준 기업 통역알바를 하게됬고,

 

영어실력은 뭐 엄청 완벽하진 않아도, 외국인이 원하는걸 잘 케어해주고 챙겨주는 모습 덕분에.

 

기업 통역을 자주 제공하던 고용해준 에이전시에서 해외 바이어 or 출장자가 와서 통역이 필요한 중소업체들 통역을 자주 다니게 됨

 

(노가다, 주유소, 이런 알바하다가 통역알바는 일당페이가 높았고, 어떨때는 뽀찌도 좀 떨어져서 이때부터 통역건수는 

무조건 찾아서 통역 다님)

 

 

그러다 한번은, 유럽에서 온 풍채좋은(뚱뚱한) 아재의 통역을 맡게 됬는데, 

 

(참고로 이때 통역은 2명이었음. 미국에서 살다온 교포아재와 나였는데, 교포아재가 주요통역, 나는 간간히

회의 중간중간 상황을 업체 담당자와 전달하고 옮기는 보조통역 역활을 함)

 

1~2일차 업무 통역을 마치고, 업체 담당자분이

 

"이 분이 앞으로 장기간 거류예정이신데, 한국 문화가 궁금하다고 하시네, 근데 전문통역분은 시간이 없으시다고 하니,

괜찮으면 추가수당을 줄테니, 이 분 데리고 좀 관광좀 해줄 수 있을까? 20만원 줄게.." 라길래

 

바로 OK하고, 수행기사분과 그 분을 모시고 호텔로 갔음. 

 

담배 한대 피고, 어딜 데려가야 하나... 네이버 검색하는데 좀있다 이 아재가 쓱 내려오더라고.

 

외국인 한정 관광지... 저녁은 불고기? 이런 생각을 하는 나에게 이 아재가 꺼내든 요구는,

 

 

"코리아 나이트 라이프" 였음. 

 

 

당황스럽고 어이없는데, 솔직히 제대하고 유학다녀온 내가, 그런 유흥을 알아야 뭘 알겠음?

 

근데 모셔야 하는 분이 니즈가, 답이고 진리인데.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지... 수행기사분한테 물어봐도 모른다 하고

 

일단 번화가로 가자고 한 다음에, 학교선배,후배, 할거없이 기억나는 그 동네 친구들한테 전화 돌려서

 

어디가면 유흥을 즐길 수 있냐? 라는 급히 질문을 했더니, 소방서 옆에 가면 그런데가 많다더라고,

 

결국 소방서 옆으로가니, 내가 찾던 유흥의 메카가 펼쳐져있더라. 삐끼들이 "사장님 물 좋아요~" 하는 그런..

 

 

그 중에 아무데나 모실 수 없으니, 처음 날 보고 말 건 삐끼형님한테, 

 

"형, 여기서 제일 크고 좋은 룸싸롱이 어디에요?" 했더니

 

"아 우리가게가 제일 좋아~ 몇분?" 하더라고.. 

 

그래도 정말 중요한 손님이고, 저 좀 살려준다고 셈 치고 진짜 좋은데로 알려줘요... 했더니 

 

한군데 소개해 주길래 찾아감. 

 

 

쭈뼛쭈뼛 거리면서 들어가다가도 뭐 어때, 내가 오고싶은것도 아니고 내 돈도 아닌데~ 하면서 가슴펴고 들어가니까

 

손님들이 다 이상하게 쳐다봄 ㅋㅋㅋ 그럴만도 하지, 

 

옆에는 백발에 배나온 외국인 아재가, 새파랗게 어린놈을 따라서 쏼라쏼라 거리면서 들어가니까 ㅋㅋㅋ...

 

 

솔직히 나는 이런데를 처음 가본지라, 그때는 너무 비싸면 어쩌지, 혹시 이 아재가 찾던데가 아니면 어쩌지...

 

하는데, 아재가 

 

" 최고의 서비스, 아름다운 여자! 최고의 하룻밤..돈 걱정은 할필요없어.." 를 몇번을 외치길래

 

 

호랑이를 등에 엎은 여우 새끼처럼, 나도 호기롭게 웨이터한테 삼류 조폭 영화속 주인공에 빙의해서

 

"제일 비싼 술이랑, 제일 이쁜 여자분들로 준비해주세요...." 라고 말했고

 

 

처음에는 좀 의아했던 웨이터 분도, 뭐 이런 업계에 오래동안 계신 분 답게, 곧 양주며 과일이며 세팅해 주시고

 

여성분들이 우르르 들어오더라고. 

 

 

진짜 이때 나는 " 와... 돈 많으면 이렇게도 놀 수 있구나.." 를 처음 느꼈어,

 

25살 대학생이, 해봐야 학교 앞 감성주점이나, 싸구려 술집에서 맥주시키는것도 벌벌떠는데

 

이런 고급 룸싸롱을 가 본적이 있었겠냐고 ㅋㅋㅋ

 

 

근데 여자분들이 우르르 오고, 아재가 다섯분 정도를 초이스 한 후에,

 

(참고로 나는 초이스 하지 않음. 유럽아재는 동양의 어린놈과 겸상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나봄.

뭐, 나도 그럴생각도 없었고, 그냥 가끔 그 여성분들이 따라 전해주는 술이나 받아주며 통역에 집중함)

 

이 아재는 그 먼 곳 에서 동양의 작고 조용한 나라의 유흥 문화를 처음 봤을테도, 알려 주지도 않아도 어떻게 노는지 안다! 싶더라,

 

 

두툼한 지갑에서 수표 몇장을 꺼내더니,  

 

앞에 있는 술잔에 턱 집어넣고

 

"벗고 신나게 놀아봐라, 날 감동시킨 사람이 가져가라! 통역!" 이라고 하더라고..

 

 

" 아 죄송합니다, 이분이 이렇게 저렇게 라고 하시네요...: 라고 쭈뼛거리며 통역했더니

 

처음엔 여성분들은 주춤 거리다가, 그 중 한분이 유쾌하게 분위기를 띄우니까, 나중에는 갖은 기예와 묘기를 부리시더라고.

 

 

솔직히 내가 병인양요, 신미양요때처럼 이 순간 유럽놈의 앞잡이가 되서.

 

우리 여인네들의 자존심을 버리게 만든 매국노가 된건가?? 하는 요상한 생각도 들고

 

또 한편으로는 그 분들의 자태에, 이게 뭔가 싶어서 얼굴도 벌개지고 부끄럽고 아무튼 묘한 경험을 하고 있었어..

 

 

근데 또 그분들의 자존심 만큼, 이 아재 화끈하게 돈을 쥐어주더라고,

 

노래 한곡하고 춤추는게 마음에 들면 몇장, 술을 호쾌하게 마시면 또 한두장, 이렇게 펑펑 써재끼면서

 

유럽아재가 무쌍을 찍으니, 룸싸롱에 외국 호구놈 왔다고 소문이 났겠지,

 

 

처음 서빙해준 웨이터 형님도 외화벌이에 앞장 서시려고, 홍삼꿀물과 숙취해소제를 사와서, 짧은영어지만

 

" 코리아 굿 메디신! 베리 굿! 굿 포 맨!" 을 연창하시면서, 나한테 통역 좀 해달라고 아련하게 바라보기에

 

"웨이터도 팁을 좀 줄수있겠니, 그러면 더 좋은 서비스가 있을것이다." 했더니

 

그러면, 웨이터도 자기를 즐겁게 해주면 준다는거야.... 그랬더니 일말의 지체도 안하고,

 

웨이터 형님도 탈의를 하시더니. 중화 반점을 막춤과 함께 열창 하시더라... 그때 들은 중화반점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해,

 

그러면서도 에어기타도 치고 춤추는 그 형님이 안쓰럽던 찰나에, 

 

유럽아재는 호탕히 웃으면서

 

"굿 베리굿 ! 베리 퍼니!" 라면서 술 따라주고 30쯤 쥐어 주는데, 속으로 참 묘하더라고...

 

 

그러다 자리가 파할 때 쯤이 되가고, 그 중 한 아가씨 분이 몹시 마음에 들었는지, 

 

유럽아재가 혹시 이 여성분을, 내가 퇴근하고 오면 매일 자기 호텔방에서 만날 수 있겠냐고 묻더라고

 

현지처 처럼 부리고 싶다는 말이지.. 

 

그래서 그 여자분께, 여차저차 통역을 하니, 씨익 웃으면서 한달에 1500이면 하겠다는거야.

 

 

햐,,, 근데 그렇게 술을 마시고 놀아도. 비지니스맨은 비지니스맨이란거지.

 

이 아재 1500은 비싸다고 1000에 쇼부를 보자네? 결국 그 여자분과, 1000, 1100 옥신각신 거리는게

 

어찌보면 업무통역보다 더 치열했어. 

 

 

결국에는, 1100에 일요일 휴무 조건으로 여성분은 OK 했고, 

 

차에 올라가서 그분 여행가방에 가득 담긴 현금 (현금도 더럽게 많더라.. 솔직히 욕심도 났지만, 한장도 안 건드렸음) 

 

다발 챙겨와서 사장한테 지불하고, 

(아가씨한테 바로 주는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봐, 사장님이 중간에 보증을 서준걸수도 있고, 거기 고정 아가씨 일수도 있고..)

 

그날 아가씨와 호텔로 아재는 돌아가고 남겨진 나는, 

 

유럽아재의 앞잡이가 됬다는 약간의 자괴감과, 이런 별천지가 있구나 라는 묘한 생각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어 ㅋㅋ

.

.

.

 

그리고 이후에도, 업무차 통역으로 간 날 저녁, 혹은 그 분이 쉬는날에는

 

나한테 개인으로 유럽아재가 전화해서, 캐쉬로 일급을 받으며 앞잡이 생활에 노력했고.

 

귀국할 날짜에 공항에도 모셔다 드리는데,

 

너 xx덕분에 xx 했어... 라는 모 회장님이 오버랩 되는 모습으로,

 

"너 덕분에 코리아의 나이트 라이프는 베스트였다.." 라는 말과 함께, 어께를 두드리며 찐한 악수와

 

두툼한 금일봉을 쥐어주는데, (나중에 열어보니 200만원 줬더라..) 

 

바로 90도로 인사를 박고 유럽아재를 보내드렸지..

 

 

그리고, 이 유럽아재와 같은 국가 출신인 유학시절 친구에게,

 

그 아재의 본명과 이 사람 혹시 아냐는 질문을 했는데,

 

친구 말로는 요트사업도 하고 레스토랑도 몇개나 가진 중견급 도시의 정치인이라고 인터넷에 나온다 카더라..

 

 

지금도 친구가 알려준 링크 속 담긴 몇장의 사진 속 인자한 그 분의 미소를 보면, 

 

앞잡이로 등록금을 벌었던 그때가 떠올라..

 


 댓글 새로고침
  • 케케묵은 2022.08.30 21:09

    꿀잼 ㅋㅋㅋ


    - 축하드립니다. 댓글 보너스 15점을 받으셨습니다.

    1 0
  • dntjr 2022.08.30 21:25

    ㅋㅋㅋㅋ

    0 0
  • 호루호루쇅쇅 2022.08.30 21:56

    너무길당

    0 -1
  • Bh4333 2022.08.31 08:40

    정치인이었어? ㅋㅋㅋㅋ

    0 0
  • 이니그마 2022.08.31 17:07
    시정마같은 느낌으로 약간 불쌍하긴한데, 두둑히 챙기셨네요. 재미난 경험이네요. 님이 말빨이되고 친절하신가 봅니다.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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