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가방끈…청소년·청년 6명 대입거부선언
"경쟁 유발, 낭떠러지로 떠미는 주범이 대학"
"대학 가지 않아도 차별 없는 세상이 오기를"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정성원 수습기자 = 전국에서 54만8734명의 수험생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한창인 14일 오후 6명의 청소년·청년이 대학입시에 반기를 들었다.
시민단체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투명가방끈)은 이날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 모여 "당당한 세상을 바란다"며 2019 대학입시거부선언을 발표했다. 대학 진학이라는 명분으로 경쟁을 가르치고 학생들을 벼랑으로 몰아세우는 대입제도에 반대한다는 취지다.
선언의 포문을 연 박경석(19)군은 "대학을 거부한 것은 짧은 시간 동안 배우고 살아온대로 실천하면서 살기 위함"이라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배웠지만 우리를 경쟁으로 몰아넣고, 낭떠러지로 떠미는 주범이 바로 대학이었다"고 했다.
박군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다. 친구들이 수능 시험지를 들여다보며 씨름하고 있을 시간, 박군은 영상으로 대입거부선언에 동참했다. 가족의 반대가 거세 현장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스스로의 깨달음을 저버리고 대학에 간다면 그동안 제가 했던 말을 어기는 것이기 때문에 차마 대학에 갈 수 없다"며 "대학에 간 친구들을 한없이 부러워하며 선택을 후회할지도 모르겠지만 입시경쟁이 사라져 대학에 갈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세상과 싸우겠다"고 했다.
투명가방끈은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수능일마다 대학입시거부를 선언하고 있다. 단체는 "대학에 가지 않는 사람도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는 세상, 경쟁이 아닌 교육권을 보장하는 평등한 교육을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