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4일 오전 석방 후 첫 재판에 나왔다. 재판부는 “추가 구속 영장을 발부하지 않은 것은 주요 혐의 사실이 입증되지 않아 무죄 선고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자녀 입시 비리 및 사모펀드 투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 교수와 관련해 재판부는 딸 조모 씨의 허위 보조연구원 및 인턴 경력 의혹에 초점을 맞춰 증인 신문을 이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는 이날 정 교수에 대한 13번째 공판을 열고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 등 3명의 증인이 참석한 가운데 조 씨의 인턴 경력 진위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에 앞서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추가로 발부하지 않은 것에 대해 “현 단계에서 피고인의 주요 혐의사실이 입증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되거나 집행유예가 선고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추가 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것과 향후 재판 결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증인 등에 대해 허위진술을 강요하거나 앞선 진술을 번복하도록 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언제든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이날 법정 입장 전 심경을 묻는 말에 “건강은 쇠약한데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 외 자녀 입시비리와 웅동학원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의 동생 조권 씨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곧장 재판정으로 입장했다. 정 교수는 이날 짧게 자른 단발머리에 오른쪽 눈에 흰색 붕대를 감고 나왔다. 앞서 변호인단은 정 교수가 6살 때 사고로 오른쪽 눈을 실명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지지자들의 “정 교수님 힘내세요” 등의 응원과 반대자들의 “정경심을 구속하라”는 목소리가 겹치면서 한때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 오전 증인으로 출석한 윤모 동양대 학생은 “조 씨가 2013년 동양대에서 보조연구원으로 일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학교에서 조 씨를 본 적도 없고 보조연구원으로 일한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정 교수는 조 씨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집에서 보조연구원으로 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윤 씨는 “모르는 돈 165만 원이 계좌로 들어왔고, 정 교수가 조 씨의 계좌로 송금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조 씨가 고교 시절 2년여 동안 허위 인턴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 아쿠아팰리스호텔의 직원도 증인으로 출석해 “고등학생이 호텔 식음료팀에서 실습 또는 인턴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며 “인턴실습 수료증과 코넬대 영문 추천서 등도 조 씨에게 발급해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오후 재판에는 김모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정작 당시 인권법센터장인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은 전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오후 증인 신문에 불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