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부(富)의 상징’으로 통하는 서울 도곡동 주상복합 타워팰리스 지하에는 ‘상위 1%를 위한 식탁’이라는 콘셉트의 초호화 수퍼마켓이 있다. 신세계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 푸드마켓 도곡점’이다. 청담 사거리 근처 최고급 주상복합 레지던스인 피앤폴루스 지하에도 ‘SSG 푸드마켓 청담점’이 있다.
이 수퍼마켓에는 백화점 지하 식품관 수준의 프리미엄 식재료가 가득하다. ‘포도계의 샤넬’이란 별명과 함께 전국을 휩쓴 샤인머스캣 포도나 트러플 오일 같은 고급 식재료 유행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23일 도곡동에 사는 안모(36)씨는 SSG 푸드마켓 도곡점에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20만원어치 장을 봤다. 매장 계산대 앞에 ‘재난지원금 결제가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조그맣게 붙어있었다. 이날 SSG 푸드마켓 도곡점 직원은 “애초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막힌 시티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신용카드로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고 안내했다.
정부는 소상공인을 돕고 골목 상권 활성화를 위해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유흥 주점,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재난지원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아 뒀다. 하지만 대형마트에서만 안될 뿐, 취지에 반해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황당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 명품 브랜드 샤넬 직영 매장, GS리테일의 기업형 수퍼마켓 GS더프레시, 이마트 노브랜드, 서울 지역 스타벅스, 성형외과, 고급 와인숍·레스토랑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여기에 ‘강남 1% 슈퍼마켓’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사용처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고급 식료품점인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에서도 일부 신용카드로 재난지원금 결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